사랑하기, 쉽지 않네...
내가 살아가는 이야기 2016. 11. 18. 01:39
사랑하기, 쉽지 않네...
"제가 아는 집사님인데 사모님이 꼭 한 번 만나보세요."
"왜요?"
"그 분이 건강에 좋은 내츄랄 약을 파는데 아주 좋데요.
사모님이 매일같이 콧물을 흘리시니 안타까워서요."
"글쎄요, 저는 부담스러운데..."
그렇게 말했건만
그 여집사가 예배 후에 찾아왔다.
마음에 내키지 않지만 찾아온 손님
박대할 수 없어서 커피 한 잔 끓여 주면서
그녀가 하는 말을 듣고 있었다.
듣다 보니까, 만병통치약이 따로 없다.
말을 얼마나 잘하는지....
마침, 남편이 당뇨가 좀 있고
나는 심한 알레르기 증세로 고생하는데
그런 것은 당장 며칠이면 끝난단다.
당신 자신도 그동안에 콧물이 너무 심해서
매일처럼 코가 새빨갛기에 보는 이가 모두
"술 먹었냐?"
놀렸지만, 이 약을 며칠 먹고 딱 그쳤다며...
"보세요, 제 코, 지금 멀쩡하죠?"
눈마저 반짝거리며 아주 자신만만하다.
왕! 부럽다.
슬그머니....마음이 동한다.
"알레르기로 매일같이 줄줄 흐르는 콧물,
그래, 낫기만 한다면야 돈이 다 몬 필요가 있나?"
귀가 얇아 솔깃해진 오지랖 여사님,
거금(?)을 무시한 채 덜컹 일을 저질렀다...
싫다는 남편도 억지로 먹이고
일주일 동안 열심히 먹어 보았지만....
어찌 된 셈인지 내 콧물은 멈출 생각을 않는다.
"집사님, 저는 콧물이 여전히 나네요?"
"평생을 쌓은 노폐물이니까 한 번에는 안되지요, 몇 번 더
약을 드시도록 하세요."
헉!
평생이라니?
젊어서는 이런 적 없었는데...
난 몇 년 전서부터 어느 날 갑자기 콧물 재채기가 심하게 났고
병원에 갔더니 먼지에서 사는 '진드기' 알레르기 반응이라고 했다.
글고,
당신 자신은 이익금을 소비자에게서 얻는 것이 아니라
그 회사에서 나오는 그대로를 전달하노라고...
그러면 나중에 회사에서 자기에게 주는 금액이 있노라고,.
"사모님도 회원이 되셔서 본인이 드시는 약은 싸게 드세요."
강권하지만...
에이~ 나는 사명이 다른데 사모가 누굴 상대로 장사하노?
암튼,
지금까지 먹은 약, 투자한 금액도 아깝고
면역성을 조절해준다는 약만이라도 좀 더 사서
계속 먹어보기로 하고
그 여집사에게 3병을 더 주문했다.
"약값은 권사님께 $140불만 드리세요."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런 다음 며칠 후,
인터넷을 통해
그 회사 shop에 들어가 보니까 내가 산 약이
한 병에 $35(한화 약 3만 원 가량)이다.
가만 있자, 한 병에 $35불이고 3병이면?
계산이 팽그르르 돌아간다.
물론 Shipping & handling charge가 있다는 것은 안다.
아무리 그렇다고 하여도
한 병에 $10불 씩이나 더 붙이면서 원가에 주는 것처럼...??
이건 아니다. 싶기도 하고 괘씸죄가 발동해서리...
내가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로 보이는가?ㅎ
마음이 보글보글 끓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얼마나 어려웠으면 그렇게까지 했을까?
그래, 내가 어려운 사람에게 $30불 선교한 셈 치자."
그러나...
세상 사람도 아니고 교회의 집사라고 하면서...
어떻게 그렇게 그런 삶을 살까?
한 번 정도는 조목조목(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고)따져주고 싶다.
따지기는 쉽지만, 그 후에 오는 후유증은?
우리 교회 권사님의 소개인데....
권장량의 약을 먹고도 계속 코를 훌쩍이는 나를
바라보는 울 권사님....마음이 힘드실 것 같고
순수하신 권사님, 진정 나를 걱정하시는 그 맘도 알고,
내가 코를 훌쩍일 때마다 나보다 더 안절부절~
그래, 그렇다.
차라리 마음을 비우고 사랑하자,
우리 예수님은 우리에게 조목조목 따지고 싶으신 때가
얼마나 많으실까?
그럼에도 모두 다 용서해 주시고 사랑해 주시지 않는가?
그런데 난 이 옹졸함이 뭔가?
사랑하기, 정말 쉽지 않네 ...
주님의 사랑 하심은 흉내조차 내기 어렵다는 것은
진즉 알고 있었지만....
출처: 최송연의 목양연가 "내가 살아가는 이야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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