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랖 여사님의 하루
교회 마당을 수리해야 하고
이곳에 이사를 온 후
이런저런 일들이 산재해 있다.
물론
내가 직접 삽을 드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점심도 해 날라야 하고
이곳저곳 따라다니는 것만으로도 벅찬 것인지
아침에 눈을 뜨니까
전신이 다 쑤시고 아프다.
모든 세포가 화를 내며 살려달라고
일제히 일어나 아우성치며 데모하는 듯...
아야야....!!
몸살 기운이 도는 지 열도 나고
어깨가 내려앉는 듯 욱신거린다.
온종일 누워서 배겨볼까?
그 보다는 사우나에 가서 땀이라도 빼고
세신사에게 몸을 맡겨 조금은
주물러서라도 풀어주어야 할 것 같다.
그렇지만 한국과는 다르게
엄청 비싼 세신사 비용...
개척교회 사모로서 만만치가 않다.
그래도...
평생을 열심히 일만 했으니까
한번 쯤 나도 호강을 좀 해봐야징~
결심을 하고 지난 번 놀러온 딸네미가
엄마 용돈하라며 아빠 몰래
손에 쥐어주고 간 용돈을 꺼내서
(아빠 손에 들어가는 날엔
모두 교회를 위해 사용하기 바쁘다.ㅎ)
주머니에 넣고 가까운 사우나에 갔다.
내 차례를 기다리면서 따뜻한 방을 왔다갔다
오랜만에 느긋함을 만끽해 보려는데...
헉!
우리의 전도 대상자인 옆집 아주머니가
언제 온 것인지 혼자서 때를 밀고 있지 않은가?
어떻게 한다? 그냥 모른척 해버릴까?
나도 힘이 들어서 세신사에게 몸을 맡겨야 할 형편이니...
모른척 해버리기에는 뭔가 찝찝~
생각다 못해서
주춤주춤~
아주머니에게 다가갔다.
"혼자 오셨어요?"
낯선 타향살이에
그럼 혼자 오지 누구랑 온단 말인가?
"제가 등을 밀어 드릴께요."
괜찮다며 사양하시는 아주머니의 등에
붙어서 있는 힘을 다 해서
싹싹 ~!
그리고 나는 세신사에게 거금(?)을 내고...
옴마야!
이 오지랖은 뭘로 감당할까나?ㅎㅎ
그래도 전도대상자 아주머니를 어떻게 모른척 할 수 있을까?
몸이 힘이 들어도 그래야만 마음이 좀 편한 걸 어쩌랴....
- 최송연의 목양연가 "내가 살아가는 이야기"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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