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만 보지 말고 하나님을 바라보세요"

한국교회 현실에 실망한 성도들께

“제발 그 자리에 그대로 계세요.” “절대 변하시면 안 됩니다.”

교인들이 요즘 목사님들에게 이런 말을 자주 한다고 합니다. 유기성 선한목자교회 목사는 14일 페이스북(사진)에 “이메일에서 ‘목사님, 그 자리에 늘 그대로 계셔 주세요’란 구절을 자주 읽습니다.…저도 넘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불쾌하기도 하고, ‘앞으로 더 나아져야지, 왜 그 자리에 있으라는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이찬수 분당우리교회 목사는 지난달 말 낸 책 ‘내가 어찌 너를 버리겠느냐’에서 “‘목사님마저 변하시면 절대 안 됩니다’ 간곡하게 부탁하기도 하고 어떤 분은 ‘목사님마저 변하시면 우리는 벼랑 끝에서 떨어져 죽습니다’라는 절박한 말씀을 하신다. 아니 내가 변하는데 그분이 왜 떨어져 죽는가”라고 쓰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왜 교인들이 이런 말을 하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몇 해 전부터 일부 목회자의 비윤리적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 여름 한 청소년사역단체 대표의 성폭력 사건이 교계를 충격에 빠뜨렸고, 이 사건이 잊히기도 전에 다문화사역을 해온 중견 목회자의 성추문이 전해졌습니다. 최근엔 한 아프리카 선교사의 성폭행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성도들이 ‘그대로 있어 달라’고 하는 건, 아끼는 목회자가 행여나 죄의 유혹에 떨어질까 두렵고 걱정스럽기 때문입니다. 한국교회의 부끄러운 현실에서 비롯된 간절한 바람인 것입니다. 목사님들도 이를 모르지 않습니다. 이찬수 목사는 이렇게 당부합니다. “말씀을 전하는 ‘그 목사’를 소중히 여길 것이 아니라, 목사가 전하는 ‘그 말씀’을 소중히 하는 신앙생활을 하십시오.”

맞습니다. 성도들이 목회자도 넘어질 수 있는 인간에 불과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말씀 중심으로 산다면 목회자의 타락이 우리의 믿음을 흔들진 않을 것입니다.

그래도 목회자를 신뢰하고 따르자고 말할 수 없는 현실이 참 서글프게 느껴집니다.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와 참된 제자는 ‘나를 따르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김병삼 만나교회 목사는 최근 낸 저서 ‘치열한 복음’에서 “하나님은 성적으로 타락하는 것을 그냥 넘기지 않고 반드시 징계했다. 성 문제를 일으키고도 교회를 개척한 목사는 무엇이고 그 교회에 가는 교인은 무엇이며 내버려두는 교단은 무엇인가”라며 “성 문제에 대해 교인, 교회, 교단이 단호하게 대처할 때 죄에 대한 민감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죄에 둔감한 우리 모두 뼈아픈 반성을 해야겠습니다

~국민일보 [미션 톡!] 에서 옮겨온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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