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에서 성령을 거스르는 것들

설교는 창작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잘 듣고 전달하는 것이기에 설교자는 우선적으로 성경본문연구에 충실해야 한다. 본문연구에 소홀할 때 성경의 원저자이신 성령이 본문에서 의도하신 의미를 제대로 깨달을 수 없고, 본문의 뜻에 멀어질수록 설교에 함께 하는 성령의 능력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 설교자가 사람들의 욕구와 기호에 맞추어 말씀을 조작할 때, 청중의 마음을 끌기 위해 쓸데없는 것을 말씀에 더 하거나 그들의 마음을 상하게 하지 않으려 꼭 해야 할 말을 뺄 때 성령은 근심하신다.

기발한 예화나 유머를 가미하여 설교의 효과를 돋우려는 시도는 오히려 성령의 감동을 삭감시키고 대체할 수 있다. 설교를 준비함에 있어서도 성취지향적인 성향이 강하게 발동하여 성령에 대한 전적인 의존을 힘들게 할 수 있다. 성경강해가 탁월하고 신학적인 치밀함과 영적인 깊이가 있는데다 대중적인 적용성까지 두루 갖춘 불후의 명 설교를 창작하고픈 유혹이 열심 있는 설교자들을 늘 따라 다닌다. 설교준비를 게을리 하는 것 뿐 아니라 열심히 하는 데에도 성령을 거스르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설교행위에 과도하게 집착하여 그 자체를 거의 우상화하므로 성령께 집중하지 못하는 것이다.

 

박영돈교수의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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