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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거대한 피라밋과 우아한 스핑크스

 

아기 예수님의 피난 기념교회와 모세 기념교회

 

이집트인이 운영하는 나일 강가의 한 식당에서 맛있는 점심을 끝내고, 우리는 카이로 중심가, 올드시티에 있는 박물관과 아기 예수님의 피난 기념교회, 그리고 모세 기념교회를 방문했다. 나일 강변에 버려진 모세를 바로의 공주가 건져낸 곳이라고 추정되는 곳에는 모세 기념회당이 있었고, 그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는 곳에 예수님께서 태어나셨을 때 헤롯왕의 박해를 피해 요셉과 마리아가 아기 예수를 데리고 애굽으로 피난와서 머물렀다고 추정되는 장소에 ‘예수 피난기념교회’가 있었다. ‘예수 피난기념교회”와 ‘모세 기념교회’는 모두 성지 곳곳에 세워진 다른 회당들과 마찬가지로 그곳 역시도 겉모양은 사원과 같았고 내부는 요란하게 치장되어진 전통 유대교 회당이었다. 마침 우리가 들어간 시각은 유대교인들의 예배시간이라 회당 지하실 깊이까지는 내려가 보지 못했고, 내부는 사진 찍기마저 금지되어 있어서 조용히 내부와 바깥을 둘러보는 정도로 만족해야만 했었다.

 

콥틱 그리스도인들

 

안내원의 설명에 의하면, 이집트 내에도 소수의 기독교인이 있고, 그들을 일컬어 ‘콥틱 그리스도인’이라고 했다. 예전에는 이집트 내에, 콥틱 그리스도인들이 이집트인구의 10-12%를 차지하는 전성시대도 있었지만, 최근 들어 그 수가 급격히 줄어들어 현재는 이집트 인구의 5% 미만이라고 한다. ‘콥틱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께서 승천하시고 난 후, 예루살렘 교회에 박해가 시작되었을 때, 당시 흩어졌던 예수님의 제자들에 의해, 소아시아지역을 비롯한 각 곳에 교회들이 세워졌는데, 이때 이집트에도 복음이 들어왔으며, 콥틱교회는 예수님의 12제자 중 한 사람인 마가에 의해 세워졌다고 전해져 내려오기도 하고, 바울 사도에 의해서 복음이 전파되었을 것이라고 추정하기도 하는데, 아무튼, 그 역사가 대단히 오래인 것만은 사실이다. 이런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는 이집트 안의 콥틱 그리스도인들이지만, 다른 이슬람국가들과 마찬가지, 모슬렘들의 심한 박해로 인해서 성장하지 못하고 그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안타까운 실정이라고 했다. 역사에 박식한 한국 안내원이 들려준 콥틱 그리스도인들 삶의 이야기는 내 가슴을 아프게 했다.

 

이슬람의 모슬렘이 이집트의 주도권을 잡은 지난 천이백 여년 동안, 사회의 모든 지도권, 상류층의 사람들이 모슬렘이다 보니, 기독교인들에게는 높은 교육을 받을 기회마저도 허락되지 않을 뿐 아니라, 개중에서 뛰어난 사람이 있어서 피나는 노력으로 공부를 많이 했다고 하여도 그들에게 선뜻 좋은 직장을 내어주지 않는다고 한다. 따라서 일정 수입근원을 지원받지 못하는 그들의 생활수준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비참했다. 정부로부터 보조도 받지 못하고 이단으로 지목되고 온갖 멸시와 천대를 받는 그들은 시내에서 살지도 못하고 외각지, 그것도 지난 날, 쓰레기수거 지로 쓰이던 곳으로 쫓겨나, 그곳에 땅굴 같은 것을 파고 거기에서 기거하고 있다고 했다. 당연히 물 공급도 잘 안되니 깨끗이 씻을 수도 없다. 그 동네는 들어가는 입구에서부터 역겨운 냄새가 사방에 진동한다고 했다. 그럼에도 그들은 자신들의 신앙을 포기하지 않고 꿋꿋하게 지키며 대대로 그 신앙을 전수해 내려오고 있다. 아버지가 가지고 있던 신앙을 아들에게 물려주고 그 아들은 또 그 아들에게 그런 식으로 자신의 신앙을 대물림 한다고 했다. 그렇게 어려운 박해 속에서도 아기가 태어나면 기독교인인 아버지는 자기의 어린 아들의 팔목에다 십자가표식의 문신을 새겨넣어 준다. “너는 세상과는 구별된 그리스도인이요,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기꺼이 고난의 길을 걸어야 한다”는 뜻일 것이다.

 

때마침, 우리 일행 앞에는 팔에 십자가 문신을 새겨 넣은 한 초라한 할머니가 자신의 팔을 보여주면서 무슨 말인가 열심히 전하려 했지만 그 말을 알아 들을 수 없었던 나는 그저 가슴이 뭉클해지면서 눈에 눈물이 핑 돌았다.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다른 관광객들처럼, 바싹 마른 그녀의 손바닥에 1딸러 지페 한 장을 쥐어주는 것이 고작이었다. “주님, 좋은 환경에서 안전하게 주님을 섬길 수 있는 축복을 누리고 살면서도 감사치 못한 이 죄인을 불쌍히 여겨주소서…”, “주여, 저들을 축복하소서” 마음속으로 기도하며 뒤돌아 서 나오는데, 주님 나라에서 별과 같이 빛날 콥틱 그리스도인들과 그 앞에서 초라한 내 모습이 영안으로 보이는 듯, 육신적으로 초라한 그들 앞에서 내 영혼은 심히 부끄러워 몸 둘바를 몰랐다.

 

거대한 피라밋과 우아한 스핑크스

 

다음은 이집트 관광 최대로 꼽을 수 있고 이집트인의 긍지로 삼는 거대한 피라밋과 스핑크스를 둘러보았다. 멀리서 안내원이 가리키는 쪽을 바라보던 나는 우선 그 거대하고 웅장한 규모에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피라밋은 고대 파라호, 그러니까 왕들의 무덤이라고 한다. 이집트의 파라호들이 자기들의 무덤을 저렇게 큰 피라밋으로 만든 것은, 그들이 내세가 있음을 믿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자기가 쓰던 물건들, 침대며 집기며, 심지어는 자기가 부리던 신하들까지 죽여서 같이 묻었다고 하니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일인가? 그 파라호들의 무덤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대단히 우아하고 아름다운 여성의 얼굴을 한 스핑크스가 거대한 모습으로 웅크리고 있었다. 스핑크스는 왕들의 무덤을 지키는 수호신이라고도 한다. 스핑크스를 쌓아 올린 재로는 흔한 일반 돌이 아니고 천연 화강암이었다.

 

스핑크스에는 매우 흥미로운 전설이 담겨져 있다. 스핑크스란 ‘교살 자’라는 의미로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상상의 괴물이다. 사람의 머리와 가슴을 지녔고 몸은 사자이며 등에는 날개를 달고 있다. 스핑크스는 테베 시민을 징벌하기 위하여 헤라의 명을 받고 파견되었다. 스핑크스는 테베 근처의 피키온 산으로 갔으며, 거기에 있는 벼랑 위에 앉아서, 지나가는 나그네를 붙잡아 두 개의 수수께끼를 던져 풀지 못하면 잡아먹었다고 한다. 그 수수께끼는 “아침에는 네 발, 점심때는 두 발, 저녁에는 세 발로 걷는 것이 무엇이냐?”하는 것이다. 스핑크스는 이 기묘한 수수께끼를 풀지 못한 자들을 가차없이 죽이는 방식으로 지혜의 신이라고도 불렸고 악마라고도 불리면서 테베 시민을 괴롭혔다고 한다. 하지만, 청년 오이디푸스가 나타나서 그 수수께끼를 풀자 굴욕감을 이기지 못한 나머지 슬피 울며 자살하고 만다. 이 일로 테베 시민은 오이디푸스를 기쁘게 환호하며 맞아들이고 자신들의 왕으로 추대한다는 이야기이다. 수수께끼의 정답은 우리가 잘 아는 대로 ‘사람이었다.’ 아기 때는 기어다니니까 네 발로 걷는다는 것이고 장성해서는 두 발, 늙어서는 지팡이를 의지해서 걸으니 세 발로 걷는다는 것이다.

 

아무튼 그 정교함과 웅장함은 대단했다. 나는 오래전에 중국에 있는 만리장성을 보고 그 규모에 놀란 적이 있는데 피라밋을 보니, 만리장성의 규모와 정교함도 놀랍지만 피라밋과 스핑크스와는 비교할 것이 못 되는 것 같았다. 피라밋은 모두 돌들로 쌓여 있는데 돌 하나가 작은 것은 1.5톤에서 2, 보통은 3-4, 큰 것은 20-30톤까지 되는 것도 있다고 한다. 지금부터 4500년 전에 이렇게 엄청난 무게의 돌들을 어떻게 저렇게 높이, 그리고 빈틈없이 정교하게 쌓아 올릴 수가 있었다는 말일까? 당시는 청동기 시대였다고 한다. 그 말은 곧 아직 철기 문명이 발달되지 않았다는 말이 된다. 그런 때에, 도대체 어떤 연장을 가지고 어떤 방법으로 저렇게까지 정교하게 다듬어 올릴 수가 있었다는 말인가?

 

과연 세계 7대 불가사의에 들어갈 만큼 대단한 규모다. 참으로 인간 속에 잠재한 능력과 지혜가 무궁무진하고 끝없음을 보면서 창세기의 말씀이 생각났다. “하나님이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창세기 1:27)” 과연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인간의 지혜와 지식의 끝은 어디쯤일까? 하나님을 닮은 그 엄청난 지혜와 지식을 무엇을 위해 사용해야할 것인가? 신의 형상을 닮은 그 엄청난 지식과 지혜를 단지 자신의 유익만을 위해서 사용하던지, 하나님 나라를 위해서 사용하던지 그 선택은 자유일 것이다. 지혜는 있으되 지혜 주신 분을 경외치 아니하는 것이 어리석은 자요, 멸망의 길을 자초하는 것이리라,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식의 근본(잠언1:7절 상반절)이란 말씀과, "어리석은 자는 그 마음에 이르기를 하나님이 없다 하도다 (시14: 1절 상)”하시는 말씀이 숙소로 돌아오는 내내 내 머리에서 뱅뱅 맴돌며 떠나지 않았다.

 

 

                     

음악: Ito상님 방에서

다음에 계속 됩니다, 많이 기도해 주시고 기대해 주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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