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시리 벚꽃에게 말을 걸었어.

"어머나! 너 처럼 이쁘고 멋진 존재가 이런 공사장이 웬 말이라니?"

"너, 정말 여기 있는 것 싫겠다 그치?"

"너, 여기 있기 정말 아깝다. 어쩌지?"

"이런 이런;;"

나 혼자 괜시리 안스럽다 말한다. 


벚꽃은 말하지 않는다. 

그거, 너 잖아. 왜 너의 생각과 감정과 기분을 내 것인 냥 말하니?

너 웃긴다! 하지 않는다. 



이상하네. 이렇게 거친, 시멘트 바닥에 풀이 자라네.

밟힐지도 모르는데, 밟힐 지도 모르니, 피지 말자 하지 않네



나같으면 도로 한 복판에, 

동네 신작로에

그리 혼자 피어 있으라면 싫타 하겠네

쪽팔린다 하겠네

도시락 반찬 창피해서 학교 가기 싫타 했던 나하고는 너무 다르네 



괜시리 민들레에게 말을 걸었지!

"너, 그런 곳에 피어있기 쪽팔리지 않아?"

"너, 나 이런 곳에나 피어있을 내가 아니라고 소리치고 싶지 않아?"

"너, 나 이런 곳에 있다고 나를 무시하면 안된다."




소리 없는 민들레로 부터 내가 깨달은 것은

환경이 내가 아니다. 

그것이 내가 아니다.

그냥 나는 나다! 였다.

나의 의식이 가장 늦게 개화되는 것 같다.

 

출처: 사모님사모님/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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