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바치는 나의 고백...

왕께 바치는 내 노래 2009. 1. 18. 18:11

      다시 바치는 나의 고백
      최송연


      눈꽃이 하얗게 핀 어느 겨울 밤,

      소녀, 19살 꽃다운 나이에
      황홀하도록 멋진 당신을 만났습니다.



      당신이 곁에 계신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해

      차가운 마룻바닥도
      차갑다 느끼지 못하고,
      거기 그렇게

      다소곳 무릎 꿇고 앉았노라니...





      불타듯 쏟아붓는 당신의 그 사랑,
      작은 가슴으로 받기엔 너무 뜨거워
      소녀는 끝내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습니다.



      사르르 떨리는 두 손으로

      당신이 내미시는 사랑의 손을
      꼭 잡은 채

      당신과 함께라면

      그곳이 어디든 따라가고


      당신이 죽으라시면
      나 기꺼이 죽겠노라

      고운 입술로 맹세도 하고...


      온 밤을 하얗게 지새우며
      소녀는 너무도 행복하여


      그렇게 울고 또 울었습니다.

       

      당신 품에서 밤을 지새운 후의

      그 아침은

      어찌 그리도 찬란하게
      빛나
      보이든지요


      하늘의 새들은 모두

      소녀를 위해 즐거이 노래 부르며 

      새벽 이슬은 일제히 일어나

      소녀를 향해 손짓하며 반짝였고, 

      만상이 어찌 그리도 사랑스럽든지...
      두 다리는 새하얀 구름 위를

      둥둥 떠 다니는 듯

      소녀는 마냥 그렇게 행복했습니다.

       

      이제 그 소녀의 나이
      반 백 년을 훌쩍 넘기고
      지난 세월 뒤
      돌아 보니,

      당신께 드렸던 첫 번 맹세와는 달리

      너무도 많이, 정말 너무도 많이
      당신의 마음을

      아프게 해 드렸던 것 같습니다

       

      때로는,

      배 고프다 칭얼대었고,

      당신이 나와 같이 가자던 이 길이

      너무 험하여 도저히

      더는 따라갈 수없노라

      주저앉아 떼쓰며 울기도 했고

       당신이 내게 맡기신 양떼들은

      어쩌면 이리도 억세냐고 투정하고
      불평하고...

       

      나는,

      항상 그렇게 당신을 괴롭히며
      못되게 굴었습니다.

       

      그럼에도,

      나를 향한 당신의 그 사랑,

      나를 향한 당신의 그 배려,

       

      나를 향한 당신의 그 인내,

      나를 향한 당신의 그 소망은

       

      언제나 한결같이

      거기 그렇게 내 곁에서
      나와 함께 해 주셨습니다.
       


      나 이제 다시 고백합니다

      내가 다시 태어난다 하여도

      당신과 함께하는 이 길을 택하겠노라고...


      이제는 불평 대신
      감사 찬송 부르면서

      당신의 못 자국 난 사랑의 손 꼭 붙들고
      십자가의 모진 이 길을 걸어가겠노라고

       

      사랑합니다, 나의 예수님...


      백파이프 연주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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