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살 짜리 일본처자가 해냈단다.

대장쟁이


서른 살짜리 일본 여성 과학자가 ‘제3의 만능세포’를 개발했다는 소식이다. 10여년 전 대지진 참사가 일어났던 고베에 있는 이화학연구소 발생·재생과학 종합연구센터의 오보카타 하루코(小保方晴子) 연구주임이란다. 이 발견으로 하루코는 단번에 노벨상 후보가 되었단다.
오보카타 하루코가 발견한 만능세포(STAP: Stimulus-Triggered Acquisition of Pluripotency)는 세포를 약산성 용액에 잠깐 담그는 자극만으로 간단하게 만들 수 있단다. 이렇게 쉽고 간단한 방법이 있었다니!!

이렇게 간단한 방법을 두고 온 세계 과학자들과 의료계가 그렇게 찾아 헤매고 그 때 대한민국이 그렇게 난리부루스를 추었단 말인가? 허탈하기까지 하다. 2005년이었던가? 황우석 박사가 젓가락 기술을 이용한 포도쥐어짜기 방법으로 배아줄기세포를 배양성공했다는 소식에 온 나라가 뒤집어지다시피 한 그 때를 기억하시는가? 원천기술이니 뭐니 하면서 금방이라도 온 세상의 돈을 다 긁어모을 것 같은 황우석 환상에 빠졌던 그 때를.

10년 가까이 지났지만 그 때 내가 황우석 바람을 보면서 썼던 글을 새삼스럽게 끄집어내어 조금 고쳐서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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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을 휩쓴 배아줄기세포의 황색바람

황우석, 배아줄기세포....... 2004년과 2005년에 걸쳐 사이언스지에 실린 황우석 교수의 "환자맞춤형 배아줄기세포' 논문은 수많은 난치병환자들을 구원해내고 국제특허로 금방이라도 해외로부터 수백 조원이 굴러들어오게 할 것 같은 환상의 바람은 대한민국을 몰아쳤고, 논문의 진실성 여부를 둘러싼 논란의 소용돌이로 이어졌다. 황우석 박사는 국민적 영웅으로 떠받들어졌고 "황사모" 웹페이지가 뜨고, 황우석 교수가 백의종군을 선언하자 그를 "환생한 성웅 이순신"으로 치켜세우고, 삼천궁녀들처럼 일 천 명이 넘는 여자들이 난자제공을 하겠다고 줄을 섰다. 그렇게 논문사기와 생명윤리의 논란의 상처를 남기고 너무나도 애절한 수많은 난치병환자들의 소망과 절망 속으로 휘몰아쳤던 황우석 바람, 우리는 이제 냉철하게 이 문제를 살펴보아야 한다. 배아줄기세포가 무엇이기에? ‘환자맞춤형 배아줄기세포 치료법’이 도대체 무엇이기에?

1). 미토콘드리아 DNA
인체의 약 60조 개의 세포, 지름이 약 1,000분의 1 밀리미터에 불과한 작은 세포.... 그 세포의 모양은 달걀을 생각하면 비슷하다. 중심에는 노른자같이 세포핵이 있고, 인간의 유전자, DNA는 이 노른자 같은 세포핵 속에 들어있다.
그런데 흰자에 해당하는 부분...., 그 흰자 속에는 약 3,000개에 달하는 미토콘드리아(mitochondria)라는 아주 작은 알갱이들이 들어있고 이 미토콘드리아들 속에도 작은 규모의 DNA, 이른 바 미토콘드리아 DNA가 들어있다. 그리고 이 미토콘드리아의 DNA는 모계(母系)를 통하여만 유전된다. 그러므로 같은 어머니로부터 태어난 형제자매는 똑같은 미토콘드리아의 DNA를 가진다. 그래서 시신의 형태가 사라져도 미토콘드리아의 DNA를 분석하면 신원확인이 가능하다.

2). 거부반응
난자라는 하나의 세포가 정자와 수정하여 어머니의 뱃속에서 분열되어 아기로 자라나고 태어나서 성장하기 때문에 인간의 온 몸의 모든 세포는 똑같다. 아니, 똑같은 DNA를 가진다. 따라서 자신의 피부나 근육의 일부를 잘라서 자신의 다른 부위에 이식할 때는 아무 거부반응이 없다. 그런데 다른 사람의 조직을 이식하면 대개의 경우 거부반응이 일어난다. 우리 몸의 면역체제가 다른 사람의 조직을 세균이나 적(敵)으로 인식하여 공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콩팥이나 간을 이식할 때는 부모형제 또는 자기와 가장 가까운 사람들 중에서 DNA 구조가 가장 가까운 사람을 찾아서 거부반응을 최소화해야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는 거부반응을 억제하는 치료를 병행해야 하는 것이다.

3). 복제인간과 배아줄기세포치료의 개념
그렇다면 자기와 똑같은 DNA를 가진 인간을 태어나게 해서 그로부터 장기를 이식받으면 거부반응이 전혀 없을 게 아닌가? 인간의 악한(?) 지혜는 여기에 착안하기에 이른다.
복제인간이란 무엇인가? 복제인간은 자신과 똑같은 DNA를 가진, 세포핵의 DNA뿐 아니라 미토콘드리아의 DNA도 똑같은 인간을 말한다.
그런 복제인간을 어떻게 만드는가? 당신의 어머니, 누이 혹은 이모나 이종여형제의 난자를 가져다가 거기에 당신의 체세포 핵을 집어넣어 수정시켜 분열시켜 태아를 만든다면 그 태아는 당신과 세포핵의 DNA도 똑같고 미토콘드리아의 DNA도 똑같게 될 것이다. 이것이 복제인간이다.
그리고 그 난자세포가 아직 태아로 자라기 시작하기 전에, 그 세포는 장차 어떠한 기관이나 조직으로도 자라날 가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배아줄기세포(Stem Cell)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이 줄기세포를 잘라다가 당신의 망가진 조직에 이식하면 그 조직이 살아날 것이다. 이것이 배아줄기세포치료법이다.

4). 난자, 그 희생자여
인체 세포 중에서 가장 큰 세포가 바로 난자이다. 난자세포는 보통 인체세포의 10만 배나 되는 대형세포이다. 지름이 약 10분의 1밀리미터나 되어 육안으로도 보인다. 이렇게 난자세포가 큰 것은 난자세포가 수정된 후 분열되어 태아로 성장해야 하기 때문에 이를 위한 창조주의 배려일 것이다. 난자세포는 남자의 정액으로 사출된 정자들이 도달하면 가장 먼저 도달한 정자만을 받아들이고 즉시 세포막을 딱딱하게 굳혀 다른 정자들이 들어가지 못 하게 한다. 그리고 그 행운의 정자가 난자핵과 결합하여 수정이 이루어지고 아기로 자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정상적으로 수정시키는 것이 아니라 난자세포를 가져다가 그 껍질을 뾰족한 칼로 찔러 구멍을 낸 다음, 작은 대롱을 집어넣어 핵을 끄집어내고 거기에 자신의 체세포에서 꺼낸 세포핵을 대신 집어넣는다. 이렇게 해서 난자가 수정된 것처럼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난자세포는 자신의 핵을 강탈당하고 엉뚱한 체세포 핵이 강제로 집어넣어진데 대하여 완강히 저항을 하거나 거부하게 마련이다. 그러면 난자에다 미세전류로 전기충격을 가한다. 전기고문을 하는 셈이다. 그러면 혼절하고 기진맥진한 난자세포는 강제로 넣어진 체세포 핵을 받아들여 자신이 수정된 것처럼 착각하고 분열을 시작하게 된다. 약탈당하고 찢겨져 만신창이가 된 난자가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는 형국이다.

5). 포도즙 짜내기 젓가락 기술
이 난자 강제수정 과정에서 대부분의 난자는 그 상처로 죽게 되거나 심한 손상을 입게 된다. 보통 300개, 400개의 난자를 사용해서 겨우 1개 성공할까 말까 하는 것이 당시까지의 배아복제기술의 수준이었다.
그런데 황우석 팀은 난자로부터 난자세포에 구멍을 낸 다음 대롱을 집어넣어 핵을 꺼내는 것이 아니라 젓가락으로 난자를 이리저리 굴려서 포도알갱이를 짜듯이 부드럽게 짜내는 이른 바 "포도즙 짜내기 기술", "젓가락 기술"로 난자 20개 정도에 한 개를 성공할 정도로 그 성공률을 획기적으로 높여서 실용화가 가능한 수준에 도달하였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리저리 굴리고 눌러서 핵을 짜내는 과정 역시 난자세포에게 견딜 수 없는 고통이 될 것은 불문가지이다.

6). 줄기세포 (Stem Cell)
어쨌든 이렇게 수정(?)된 난자세포는 2개, 4개, 8개, 16개.. 식으로 분열해간다. 이렇게 분열된 세포들은 아직 어떠한 형태를 갖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 다리와 팔, 머리, 장기, 근육, 신경세포 등, 무엇이나 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가진 세포이다. 나뭇잎의 밑줄기(Stem)처럼 모든 것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갖춘 세포......, 이것이 바로 줄기세포(Stem Cell)요 만능세포이다. 이 단계에서 이 세포들을 잘라내어 환자의 아픈 부분, 치료불능, 재생불가능했던 조직에다가 주입하면 이 줄기세포가 어떤 부분이라도 재생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줄기세포 치료방법이다.

7). 난자기증 (Egg Donation)
황우석 팀의 여성 연구원 중에서 줄기세포 연구를 위해 자신의 난자를 제공한 것을 놓고 윤리문제가 제기된 사실을 기억할 것이다. 아시다시피 여성은 한 달에 한 개씩 배란을 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런데 여성에게 배란촉진제 주사를 놓아 한꺼번에 20 여개의 난자가 나오도록 만든 다음 이 난자들을 채취하는 것이 이른 바 난자기증이다. 한 번에 20여개의 난자를 촉진제 주사를 놓는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채취하는 것이기 때문에 건강한 젊은 여성이어야 가능하고 상당한 고통이 따른다. 여성인권 문제가 대두된 이유이기도 하다.
황우석 팀이 난자를 이용한 배아복제기술이 20개 정도에 1개꼴로 성공확률을 높인 것이 왜 실용화가능성으로 비쳐졌느냐 하면 바로 여성 한 명에게서 한 번에 추출해낼 수 있는 난자의 수가 20개 정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난자를 제공하겠다고 1천명의 여자들이 줄을 섰던 것이다.

8). 산 너머 산
“환자맞춤형 배아복제”란 결국 “자신의 모계 혈족의 여성으로부터 기증받은 난자에다가 자신의 체세포를 집어넣어 수정시켜서 자신과 똑같은 DNA를 가진 배아줄기세포를 얻어내는 것”이라고 요약된다.
그러나 난자세포를 여성의 몸 밖에서 배양하는 것이 쉽지 않다. 또 어느 단계에서 줄기세포를 잘라내느냐를 결정하는 것도 어렵고 그 잘라낸 세포를 환자에게 주입하였을 때 제대로 성장할 수 있느냐도 문제다. 이것을 입증하는 것이 계대세포배양이니 테라토마시험이니 하는 시험들이다, 줄기세포를 흰쥐의 몸에 주사하여 쥐의 몸에 혹을 만드는 것을 확인하는 등 별나고 희한한 실험들도 있다. 그런데 이 계대배양과 테라토마시험 과정에서 황우석 팀은 사진을 바꾸고 뒤집어서 시험에 성공한 것처럼 거짓논문을 작성하였고 이것이 탄로 나자 사진은 바뀌었지만 시험은 성공했다는 주장을 하였다. 이러한 거짓말이 세계과학계에서 한국의 과학자들의 논문을 불신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하였다고 생각된다. 어쨌든 줄기세포를 환자의 몸에 집어넣었을 때 의도대로 손상된 신경세포를 회복시켜주고 손상된 장기를 다시 자라나게 해 줄 것이냐가 가장 큰 문제이다. 주입된 줄기세포가 엉뚱한 조직으로 제멋대로 자라나거나 암세포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9). 복제동물들, 그리고 복제인간
복제양 돌리, 복제소 영롱이, 복제개 스너피.......,
이 동물들은 난자의 핵을 끄집어내고 체세포를 집어넣어서 만들어낸 복제 동물들이다. 정상적으로 정자의 수정에 의하지 않고 노화된 (텔로미어가 짧아진) 체세포로 수정되었기 때문에 복제양 돌리는 일찌감치 각종 노환과 성인병에 시달리다가 보통 양의 수명 절반도 살지 못 하고 죽었다. 그런데 이렇게 복제동물을 만드는 목적은 바로 인간도 이런 식으로 복제인간을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한 것이다.
결국 배아줄기세포는 윤리문제에 부딪힌다. 배아줄기세포를 계속 성장시키면 복제양이나 소, 개처럼 똑같이 복제인간이 태어난다는 사실 때문이다.
그런데 난자의 핵을 강탈하고 환자의 체세포의 핵을 집어넣고 전기고문을 하여 억지수정 시킨 난자를 계속 배양한다면 그 배아가 제대로 자라나 정상인으로 태어날 수 있을까? 십중팔구 불구, 지체장애, 정신박약아로 태어날 가능성이 높다. 복제양 돌리의 경우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제 수명을 살지 못 하고 노환과 질병에 시달리다가 일찍 죽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렇다고 이 복제인간 배아는 인간의 배아가 아니란 말인가? 자연적인 방법, 성교에 의하여 임신된 배아만 인간배아란 말인가? 복제인간 배아도 생식의 방법이 다를 뿐 엄연히 인간의 배아인 것이다.

10). 생각할수록 끔찍한 죄악
아무튼 이렇게 만든 줄기세포를 계속 그냥 자라게 하면 나를 꼭 닮은 아기가 된다. 그런데 이 배아를 줄기세포단계에서 잘라내어서 난치병 치료에 쓰자는 것이다. 아버지인지, 어머니인지(?)의 불치병을 치료하기 위하여 배아를 만들고 그 배아의 몸통을 잘라내어서 쓰자는 것이다. 제 자식 토막내어 잡아먹기와 무엇이 다른가? 난치병환자가 되어보지 않고서 그들의 고통을 이해하기는 어렵겠지만, 단 하루라도 고통에서 벗어나 정상적인 삶을 살고 싶어 하는 간절한 소망을 이해하지 못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것이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일까?

11). 대안, 성체줄기세포 연구에 집중해야
아무리 병으로 고통 받는다 해도, 아무리 오래 살고 싶다고 해도 인간이라면 할 수 없는 일이 있다. 그래서 그 대안으로 성체줄기세포가 제시된다.
성체줄기세포란 무엇인가? 인간의 피는 매일 새롭게 만들어진다. 인간의 적혈구는 11주, 백혈구는 불과 1주일 만에 새롭게 만들어져 바뀌게 된다. 피뿐만이 아니라 피부, 내장의 벽, 털, 손톱, 뼈까지도 인간의 세포는 끊임없이 새롭게 만들어져서 바뀌어간다. 11년이 지나면 인체의 모든 세포는 다 바뀐다. 창조주는 우리에게 매일 새로운 생명을 주고 계신 셈이다. 피는 골수에서 만들어진다. 골수는 도대체 어떻게 피를 계속 새롭게 만들어낼 수 있는가? 바로 골수부분이 일종의 줄기세포, 즉 성체줄기세포이다. 이 성체줄기세포를 이용하는 방법을 연구하면 복제배아줄기세포를 만들지 않고도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산모가 아기를 낳고 버리는 탯줄의 혈액에도 성체줄기세포가 있어 질병치료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오히려 배아줄기세포 보다 성체줄기세포가 훨씬 안전하고 거부반응도 적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연구결과란다. 골수나 태 말고도 피하지방에서도 줄기세포를 배양할 수 있다고 한다.

12) 원천기술?
황우석 박사의 배아줄기세포가 발표되었을 때 사람들은 그 특허로 한 해에 수백조원의 로열티가 굴러들어올 것 같은 희망에 들떴다. 황우석은 자신이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원천기술”.....
지금도 어떤 사람들은 황우석 박사의 이 원천기술 주장을 믿고 혹시 다른 나라가 특허를 선점할 것이라는 우려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우리는 또한 황우석 박사의 원천기술 주장에 대하여, 과연 배아줄기세포치료기술특허의 가능성에 대하여 냉철하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
“포도즙 짜기”와 “젓가락 기술”이 과연 원천기술일까? 만일 황우석 박사가 줄기세포를 이용한 난치병치료방법을 세계최초로 생각해내거나 발견해 내었다면 그것은 원천기술이요 특허의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혹은 난자세포의 핵을 제거하고 체세포를 주입하여 배아줄기세포를 만드는 방법을 세계최초로 고안해 내었다면 그것도 원천기술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포도즙 짜기”와 “젓가락 기술”이 과연 원천기술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일까?

13) 윤리문제
근년에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배아줄기세포연구를 재개하도록 허용하였다고 전해졌다. 그런데 아기를 갖지 못 하는 사람들에게 시행하는 인공수정 과정에서 잘못되어 폐기되는 배아세포를 활용하는 제한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어차피 폐기할 배아들이니까 실험용으로 사용하자는 것인데, 그러나 폐기되는 배아세포라 할지라도 이것도 엄연히 인간의 배아라는 점에서 생명윤리의 논란이 많다. 일본에서는 생명윤리의 문제를 비켜가기 위하여 IPS라고 불리는 유도만능줄기세포라는 분야를 개척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세계의 움직임에 황우석 박사의 한바탕 회오리를 치른 우리가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 만일 다른 나라가 먼저 배아줄기세포치료방법을 개발하여 특허를 얻으면 어떻게 하나? 그러나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설사 인간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기술을 개발한다 하더라도 생명윤리의 문제를 비켜갈 수 없다면 이를 특허나 실제적용으로 연결시키는 것은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14) 매머드 복제?
2011년 10월 17일, 황우석 박사는 체세포 수정으로 코요테 8마리를 복제하였다고 김문수 경기지사의 축하 속에 발표하였다. 코요테의 체세포를 개의 난자에 집어넣어 수정시킨 다음 개의 자궁에 착상시켜 개가 코요테를 낳았다는 것이다. 개의 복제도 어려운데다 같은 종류가 아닌 이종 동물의 체세포복제는 더욱 어렵다는데 한꺼번에 여덟 마리나 성공했다면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황우석 박사는 매머드도 시베리아나 북극의 영구동토에 보존된 손상되지 않은 매머드의 체세포를 코끼리를 이용하면 복제가 가능할 수도 있을 것이란 언급도 하였단다. 우리 시대에 매머드를 볼 수 있다니! 꿈같은 이야기가 현실이 될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다. 그러나 수 만년 동안 툰드라 동토(凍土) 얼음 속에서 조직 손상되지 않고 온전히 보존된 매머드 체세포를 채취할 수 있을까? 아마도 없을 것이다. 지금도 태양에서는 엄청난 수의 중성미자(뉴트리노)가 쏟아져 나와 광속으로 모든 물체를, 우리 몸과 지구를 거침없이 통과하고 있다. 아무리 미세한 중성미자라 하더라도 수백 년, 수천 년, 수만 년 맞으면 세포나 DNA가 손상되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아무튼 그랬다. 황우석 박사팀은 분명히 세계최고의 복제기술을 가진 팀임에 틀림없다. 그의 말대로 쇠 젓가락을 쓰는 한국인 특유의 손기술 때문인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그런데 그가 그 젓가락 기술을 원천기술이라고 억지주장을 하며 논문사기 쇼를 벌일 것이 아니라 그의 섬세한 배아복제기술을 가지고 멸종위기의 동물보존과 특이동물의 복제로 방향을 잡았더라면 지금쯤은 아마도 세계최고권위의 동물배아복제권위자로 존경받고 있지 않았을까?

15) 지방세포 복제 줄기세포 치료기술
2013년 6월 처조카 성폭행혐의로 물의를 일으키고 주가조작혐의로 구속된 라정찬 알앤엘바이오 회장, 왜 그런 나쁜 짓들을 저질렀는지 괘씸하고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는 2005년 세계최초로 지방줄기세포 계대배양(繼代培養)에 성공하였던 인물이다. 라정찬 회장은 5g의 지방조직을 채취하여 2억 개의 줄기세포를 배양하는 기술을 개발하였고 이 줄기세포를 혈관에 주사하면 줄기세포가 아픈 부위를 찾아가서 치료한단다. 황우석 박사의 일이 있은 다음 한국은 줄기세포치료를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환자들은 일본, 중국, 미국에 가서 치료를 받았는데 라정찬 회장이 개발한 줄기세포치료를 경험한 환자는 이미 1만 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여기에는 릭 페리 텍사스주 지사도 포함되어 있고, 이수성 전총리, 조용기 목사, 최필립 전 리비아대사, 연예인 김창숙, 이경규씨 등은 만약의 경우를 대비하여 자신들의 줄기세포를 영하 196도로 보관중이라 한다. 인간 라정찬은 한심스럽지만 비윤리적인 복제인간 줄기세포가 아니라 자신의 체세포를 이용하여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였던 것이다.

16) 그런데 2014년 초, 오보카타 하루코(小保方晴)가.....

그런데 일본의 30살 짜리 여성연구원 오보카타 하루코가 약산성 용액에 세포를 담그는 간단한 방법으로 만능세포를 만들었단다. 그토록 오래 온 세계 생명공학 과학자들이 머리를 싸매고 숱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찾아온 것을 마치 컬럼버스가 달걀 세우듯이 간단하게 해치운 것이다. 아직 확인이 필요하긴 하지만 이것이 입증되면 이것이야말로 황우석이 그토록 외치던 대박 “원천기술”이며, 수많은 난치병 환자들에게 구세주 같은 일이며, 노벨상깜이다.
일본은 이미 물리학, 문학 등 여러 분야 많은 노벨상 수상자들을 배출하였다. 그런데 만능줄기세포도 일본, 그것도 30살짜리 처자가 해냈단다. 김대중 선생이 절룩거리며 평양에 가 김정일에게 5억불 갖다 바치고 받은 노벨상 하나가 유일한 대한민국으로서는 좀 자존심상하고 빈정 상하는 일이긴 하지만... 그러나 아낌없이 박수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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