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질 때 더욱 아름다운 것 지난 며칠은 평소보다 운동을 좀 더 많이 하였던 것 같다. 올해는 마침 해변 가까운 시내로 이사를 나왔기에... 새벽이면 남편과 함께 일주일에 서너 번 정도 바닷가로 산책을 나가는 것을 일상화시키려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아침 약속이 있을 때는 저녁 예배가 없는 날을 택하여 밤 바닷가를 산책하는 것 또한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오기에 좋다. 청색 하늘 아래 쪽빛 초승달을 품고 사르르 사르르 일렁이는 바다,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가슴 속에 애잔한 그리움을 싣고 어머니 품속처럼 포근함이 느껴짐을 그대는 아는가? 때마침, 지난 금요일은 아침부터 낮 동안 교회 일이 밀려서 새벽 산책을 하지 못한 터라 저녁 식사를 끝내기가 무섭게 바닷가를 향해 나섰다. 자동차로 공원 가까이 가서 그곳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걸어서 바닷길을 산책하는 것이 코스인데 그날 따라 길이며 파킹장이며 발들여놓을 틈새를 찾지 못할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것이 아닌가? "아니, 오늘은 웬일로 사람들이 이렇게 복작거리나, 이건 완전히 서울 명동거리보다 더 심한 거잖아?" 궁시렁대면서 남편이 차를 세울 곳을 찾아보지만 빈 공간이라고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한 30분을 헤매며 돌다 차를 세울 마땅한 곳을 도저히 찾을 자신이 없어 살고 있는 아파트로 되돌아가 차고에 차를 세워두고 다시 도보를 걸어서 가보기로 했다. 걸어서 가노라면 아무래도 거리가 있으니까 늘 두 바퀴씩 돌던 바닷가 산책길인데, 오늘은 두 바퀴 대신 한 바퀴만 돌고 돌아 나오면 될 것 같다는 계산이었다. 다시금 운동화를 졸라매고 밖으로 걸어나가니까, 점점 더 불어나는 사람의 물결.... 은근히 궁금증이 발동한 우리들의 별님, 지나가는 청년을 붙들고 오늘 이곳에 무슨 행사가 있는가? 그럼요, 모르셨어요? 조금 있으면 독립기념일 폭죽을 이곳에서 터트리는데요. 오잉?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 지 생각 없이 그저 하루하루 주어진 일에만 매달려 허둥지둥 살아오느라고.... 그렇구나, 오늘이 미국독립기념일이구나... 암튼, 이렇게 하여, 그 유명한 독립기념 폭죽놀이에 직접 참여하는 행운을 누리게 되었던 것이다!! 그것도 저녁 산책을 할 겸 우연히 나갔다가... 그럼 우리도 불꽃놀이를 구경할 수 있겠구나 소녀처럼 설레는 마음이 되어 여름 아카시아 꽃잎이 하얗게 쏟아져 내리는 잔디 위, 삼삼오오 짝지어 앉은 잔디 위를 비집고 들어가 내 집처럼 펑퍼짐 눌러앉았노라니까... 갑자기 여기저기서 "와~" 하는 큰 함성과 함께 뻥뻥! 하늘을 향해 폭죽이 터지기 시작한다!! 아! 얼마나 아름답고 웅장한 하늘 쇼가 눈앞에서 벌어지든지 하늘에서 수없이 많은 은하수가 반짝이며 낙하하고...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별똥이 춤추며 하늘하늘 내 머리 위로 떨어져 내린다. 넋을 잃고 떨어져 내리는 별똥별을 바라보면서.... 많은 생각이 머리를 스쳐 지나간다. 사물은 모두 떨어질 때 더욱 장엄하고 아름답다. 인생도 언젠가 한 번은 떨어질 텐데... 저토록 아름답게 반짝이며....떨어질 순 없는걸까? 무엇을 하건 시작보다 끝이 좋아야 한다고 하지를 않던가? 특별히, 성도의 생활은 처음보다 끝이 더 좋은 결과를 거두어야 하는 게 아닐까? 생을 마감하는 순간까지...나의 최선으로 경주해야겠다.
      그분이 부르시는 그날, 아름다운 삶의 美를 거둘 수 있도록...
          제가 본 광경과 꼭 같이 이쁜 폭죽놀이 영상을 찾긴 했는데...에공~ 작년 것밖에 없더라고요. 그런데로 눈요기 하세요.^^
          출처: 최송연의 목양연가 "내가 살아가는 이야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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