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원가(crying nuts composed)
                    김성훈/역  

나무가 사라진 산길
주인 없는 바다
그래도 좋지 아니한가
내 마음대로 되는 세상


밤이 오면
쌓아왔던 추억을 쓸만한
일기를 쓸 수 있는
연필이 있어
좋지 아니한가
내 마음대로 되는 세상



우린 추억해
주질 없이 가버린 시간
Go,Go,go
바보처럼 가버린 시간

우린 노래해
더 나아질 거야



울고 있었다면  
다시 만날 수 없었을 텐데
웃고 있었기에 다시 만나지 않았던가
바람에 흐르는 시간 속에
함께 있지 아니 한가

다시 우린
좋은 세상에서 만나자

저 푸른 하늘 높이
독수리 높이 날아 세상을 삼킬 것 같이
정상(頂上)을 이어가네




그 속에 싸워 이길 그녀
일기 쓰고 있을 1004
도화지에 그리고 있는 1004

그녀가 그려갈 세상
좋지 아니한가.
내 마음대로 되는 세상.
(후렴구 반복)


punk music group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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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처럼 - 용혜원 - 우리 만났을 때 그 때처럼 처음처럼 언제나 그렇게 수수하게 사랑하고 싶습니다 처음 연인으로 느껴져 왔던 그 순간의 느낌대로 언제나 그렇게 아름답게 사랑하고 싶습니다 퇴색되거나 변질되거나 욕심부리지 않고 우리 만났을 때 그 때처럼 처음처럼 언제나 그렇게 순수하게 사랑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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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월엔 내가 /  이해인 

  

     

                                                                                                                

                                                                                            

                               숲속에 나무들이  일제히 낯을 씻고  환호하는 유월.

 

                               유월엔 내가  빨갛게 목타는 장미가 되고, 

 

                               끝없는 산향기에 흠뻑 취하는 뻐꾸기가 된다.

                                                                                        

                                                                                

 

                                                       


                               생명을 향해 하얗게 쏟아 버린 아카시아 꽃타래.

 

                               유월엔 내가 사랑하는 이를 위해 더욱 살아,

 

                               산기슭에 엎디어 찬비 맞아도 좋은 바위가 된다

 

     

                

                           christine10629_0601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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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urent Vialet, Saint Mammes
Saint Mammes / Laurent Vialet / Oil on Canvas
 
* Appassionata / Secret Garden *
 
풀따기 / 김소월

우리 집 뒷산에는 풀이 푸르고
숲 사이의 시냇물 모래바닥은
파아란 풀 그림자 떠서 흘러요.

그리운 우리 님은 어디 계신고
날마다 피어나는 우리 님 생각
날마다 뒷산에 홀로 앉아서
날마다 풀을 따서 물에 던져요.

흘러가는 시내의 물에 흘러서
내어던진 풀잎은 옅게 떠갈 제
물살이 헤적헤적 품을 헤쳐요.

그리운 우리 님은 어디 계신고
가엾은 이내 속을 둘 곳 없어서
날마다 풀을 따서 물에 던지고
흘러가는 잎이나 맘에 보아요.
 
 
Appassionata / Secret Gar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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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통곡을 준 너는 도대체 누구의 자손이냐!
                                       
                                        정  요 셉




하늘도 울고 땅도 흐느낀
이 통곡을 안겨 준 너는 누구냐?

듣느냐 저 애간장 에는 울음 소리를
너는 보느냐?
유골 함 부여 잡고 땅을 치며 통곡하는 어머니를
아빠의 영정 앞에 몸부림 치는 저 어린 딸의
애절한 눈물 방울을….

어찌 넌 부모도 자식도 모르는
개, 돼지 만도 못한 짐승이더냐?

하늘도 서러워 비를 뿌리고
땅도 분하여 치를 떨었다.

백령도 앞바다 우리 바다
조국의 아들들은 품에 품으나
너희들을 향한 분노의 용트림
서슬 푸른 눈초리를 너는 보느냐?

아마, 이제 오금이 저려 문밖 출입이
어려울 게다.

그래! 이 뻔뻔한 이 살인마들아!
고개를 들어 보렴!

같은 하늘 이고
같은 땅 위에 사는 게
이다지도 부끄러울 수가 없구나!

네가 흘리는 그 음흉한 웃음 뒤로
이제 피 눈물이 동이로 고일 것임을 알려무나
땅이 입을 벌려 너희를 삼킬 가 두렵구나
오히려 너희들이 너무도 불쌍하다.

불꽃 놀이 즐기는 그 자리에
재앙의 잿 가루가 흩날리리니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대죄를 자복 하고 무릎을 꿇지 어다.

이 슬픔의 장본인이 너 지만
민족의 넓은 가슴 열어 용서 하리라.
눈물을 삼키며 덮어 주리니
너 어서 재를 뒤집어 쓰고
죄를 뉘우쳐 엎드릴 지어다.

이 통곡을 준 너희들아!
이 부드득 갈리는 원수 지만
무릎 꿇고 진심으로 두 손 빌면
가슴을 에는 아픔 참고
하늘 꺼지는 슬픔도 잠시 거두어
우리 따뜻한 가슴으로 품어 주마
민족의 사랑으로 용서 하마!

기회와 인내는 한도가 있음 기억하고
어서 민족 앞에 엎드릴 지어다.
그게 너희들 살길임을 알리라
이 통곡을 준 너는
도대체 누구의 자손이란 말이 더냐!

                       2010년 4월.29일 49용사 영결식을 보며!

출처: 아멘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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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꽃이 피면
              정  요 셉

동산 위에 올라
그 집 내려다 보면 뒤 뜰
눈을 인 배꽃
새 하얀 히 피어 있다.
이때쯤이면

그 님 웃음 마냥
희고 곱다
그를 닮았다.
배꽃 필 때만
오시는 분

그래서 배꽃이 피면
언제나 그님의 얼굴
눈 앞에 핀다.

햇살 따스한 오늘은
행여 배나무 밑을 거닐려나

기다려 기다려도
우듬지 그리 매만 길어지고

며칠 밤 지난 어느 날
이제야
깃발 되어 손이라도 흔들려고
등성이 에 올랐건만

어언 봄 바람에
지는 배 꽃
눈발 되어 날리고

님의 모습도
아지랑이 속에서만
아른거릴 뿐

배꽃 떨어 지면
그리는 그리매도 뜨고
배꽃 지면
그렇게 세월도 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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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내가 한 그루 나무였을 때
          나를 흔들고 지나가는
          그대는 바람이였네

          세월은 덧없이 흘러
          그대 얼굴이 잊혀 갈 때쯤
          그대 떠나간 자리에 나는
          한 그루 나무가 되어 그대를 기다리리

          눈이 내리면
          늘 빈약한 가슴으로 다가오는 그대

          잊혀진 추억들이
          눈발 속에 흩날려도
          아직은 황량한 그곳에 홀로 서서
          잠 못 들던 숱한 밤의 노래를 부르리라

          기다리지 않아도
          찾아오는 어둠 속에
          서글펐던 지난날의 노래를 부르리라

          내가 한 그루 나무였을 때
          나를 흔들고 지나간
          그대는 바람이었네


       - 이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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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은 내 마음의 별♥

        혜암(慧庵) 손정민 멋쟁이로 예쁜 당신은 내 마음속의 아름다운 별이며 사랑으로 뭉쳐진 따끈따끈한 선물이라서 당신은 말하지 않았지만 가슴으로 깊이 파고드는 당신의 숨결 소리를 텔레파시로 느끼며 뜨거운 사랑을 확인할 수 있기에 눈물이 나도록 행복합니다 함께 늙어가는 모습마저도 당신과 나는 서로 사랑하고 있기에 당신은 나의 삶이며 희망이라서 보석 구슬이 열두 개씩이나 달린 반짝반짝 빛나는 구두를 신고 내게로 걸어오는 발걸음 소리를 가슴으로 듣고 있노라면 당신의 발자국은 예쁜 별이 되어 내 마음에 반짝입니다. (시향(詩香)에 젖은 차(茶)한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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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운사에서

                        최영미

 

꽃이

피는 힘들어도

지는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없이

한번 생각할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넘어 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쉬워도

잊는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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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싸늘한 안개가 드리우나니

이 골짜기 밑에서 빠져나가는

길을 찾아낼 수만 있다면

그 얼마나 행복스러울 것이랴.

저 멀리 아름다운 언덕이 보이나니

언제나 신선하고 언제나 초록색의 언덕

날개가 있다면, 깃이 있다면

나는 저 언덕으로 날아 가련만.

 

아름다운 음악이 들려 오나니

천국의 달콤한 안식의 노래여라.

그리고 산들바람은 내게

향긋한 냄새를 보내 주고 있다.

황금빛 열매가 빛나는 것이 보이고

어스름한 나무 사이에서 나를 부른다.

저기 피어 있는 꽃들은

겨울이 와도 사라지지 않는다.

 

아아 저기 저 무한한 햇빛 속에는

얼마나 멋진 일이 펼쳐지고 있을까

저기 저 높은 곳에 부는 바람 -

아아 그 얼마나 시원스러운가.

하지만 거센 물결이 나를 가로막고

성내어 떠들고 있다.

그 물결이 높이 넘실거리며

내 마음에 두려움을 안겨 준다.

 

흔들리는 한 척의 조각배가 보이지만

아아 거기에 뱃사공은 없구나.

용감하게 나가자 주저하지 말고

돛은 팽팽하게 바람을 안고 있다.

믿고 행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니

신께서 보증을 준다고 생각지 말라.

오로지 놀라움만이 너를 태우고

아름다운 저 나라로 실어다 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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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시는 실러의 후기를 대표하는 걸작으로서 그의 고매한 정신과 강력한 의지를 관념적으로 표현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특히 제 3연과 제 4연에는 청년 시대에 그가 참여한 슈트룸운트드랑(질풍노도)의 힘찬 휴머니즘이 강하게 배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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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9. 11. 10 뷔르템베르크 마르바흐~1805. 5. 9 작센바이마르 바이마르.

독일의 뛰어난 극작가·시인·문학이론가.

〈군도(群盜) Die Rauber〉(1781)·〈발렌슈타인 Wallenstein〉(3부작, 1800~01)·〈마리아 슈투아르트 Maria Stuart〉(1801)·〈빌헬름 텔 Wilhelm Tell〉(1804)과 같은 희곡으로 가장 많이 알려져 있다. 1802년에 귀족칭호를 받았다.


청년기와 초기 희곡

요한 카스파르 실러 소위와 그의 아내 도로테아 사이에서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아버지 요한 카스파르는 군직에서 은퇴한 후 원예에 몰두했고, 뷔르템베르크에 있는 카를 오이겐 공(公)의 저택인 루트비히스부르크 성(城)에 원예감독관으로 임명되었다. 아들 프리드리히가 13세가 될 때까지 고전문법학교에서 견실한 교육을 시켰고, 전제군주 카를 오이겐 공의 명령에 따라 마지못해 아들을 카를 사관학교에 보내는 데 동의했다. 이 학교는 대공(大公)이 직접 세우고 관리하는 학교였다. 부모들은 아들을 성직자로 만들려 했으나 대공은 소년 프리드리히에게 법률 공부를 하라고 명령했고, 나중에는 의학으로 바꾸는 것을 허락했다. 8년 동안 사관학교의 지긋지긋한 단체생활을 견뎌낸 다음 실러는 군의 부위생관으로 임명받아 슈투트가르트 연대로 떠났다.


엄격한 전제적인 규율 속에서 청년기를 보낸 실러는 권력의 이용과 남용이라는 문제와 부딪치게 되었고, 이것은 후에 그의 대부분의 희곡에서 끊임없이 주제로 나타나게 된다. 몇몇 초기 시에서 드러나는 그에 대한 분노는 최초의 희곡인 〈군도〉에 특히 잘 나타나 있다. 숨막히는 관습과 고위층의 부패에 대한 맹렬한 저항을 그린 이 작품에서 주인공인 원기왕성하고 불 같은 영혼을 지닌 카를 모어라는 청년은 다소 무질서한 대학 생활을 보내게 된다. 악당 같은 동생 프란츠의 모략에 넘어간 연로한 아버지는 이러한 방탕한 형을 나쁘게 생각하게 되고, 아버지 모어 백작에게 쫓겨난 카를은 산적떼에 가담해 이 무법자들의 두목이 되어 기존의 모든 권위에 도전한다. 그러나 얼마 되지 않아 그는 기존의 질서가 아무리 부패한 것이라 할지라도 폭력과 무법은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되지 못하며 사회 역시 테러나 범법으로 개선되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된다. 그는 법의 처벌을 받기로 결심하고 자신이 비웃던 법에 복종한다. 이렇게 작품을 전개함으로써 실러는 법과 도덕성을 옹호한 글을 썼다고 주장할 수 있었으며, 동시에 카를 모어를 '숭고한 죄인'으로 그림으로써 기본적으로 아주 고귀한 성품의 소유자를 전과자로 만드는 사회를 비난·고발할 수 있었다.


이 희곡이 무대 위에서 공연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원본이 지닌 열정적인 반란의 색채를 다소 누그러뜨린 대본을 준비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이 만하임 국립극장에서 처음으로 공연되었을 때(1782. 1. 13)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으며, 독일 연극사에 하나의 이정표가 되었다. 실러는 공연 첫날 저녁에 관객들 앞에 서기 위해 대공의 허락 없이 만하임에 다녀왔다. 그 소식을 들은 대공은 그를 2주간의 구류형에 처했을 뿐만 아니라 더이상 희곡을 쓰지 못하도록 명령했다. 이런 참을 수 없는 상황에서 탈출하기 위해서 그는 밤에 슈투트가르트에서 빠져나와 그의 첫 희곡을 무대 위에 올린 극장장, 헤리베르트 폰 달베르크에게 도움을 청하러 만하임으로 떠났다. 이때 새 작품 〈 제노바에서 일어난 피에스코의 모반 Die Verschworung des Fiesko zu Genua〉(1783)의 원고를 가지고 갔다. '한 공화주의자의 비극'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작품은 16세기 제노바를 무대로 독재자가 되려는 사람의 흥망을 그리고 있는데, 실러의 표현대로 '야심을 행동으로 옮기면 최후에는 패배뿐'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 새 희곡은 거절당했으며, 실러가 결말부를 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역시 공연을 거부당했다. 도망자를 도와주어 특별히 외교상의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 않았던 달베르크는 그를 가급적 멀리했다. 그는 긴장이 감도는 몇 주일을 한 피난처에서 불안정하게 보내다가 마침내 헨리에테 폰 볼초겐의 집에서 당분간 묵을 수 있게 되었다. 그와 그녀의 아들들이 학교동창이었던 까닭에 튀링겐의 바우어바흐에 있는 그녀의 집에 초대하여 머물게 했던 것이다. 거기서 3번째의 비극 〈간계와 사랑 Kabale und Liebe〉(1784)을 완성했다. 이 작품은 한 귀족 청년이 천한 출신의 소녀를 사랑하는 이야기로서 실러의 타고난 극적 감각이 크게 부각된다. 인간의 기본적 감정이 부자연스러운 인습에 항거한다는 호소력 있는 주제, 활기찬 사회비판, 생생한 대화와 인물묘사 등이 결합하여 〈간계와 사랑〉은 위대한 작품으로 부상했다.


결국 달베르크는 실러에게 만하임 극장의 전속극작가라는 직책을 제안했다. 이것을 받아들인 실러는 〈간계와 사랑〉이 성공의 메아리를 울리는 것을 보면서 만족감을 느꼈다. 그러나 빚을 깨끗이 청산하고 경제적으로 안정된 수입을 얻으려던 희망은 꺾이고 말았다. 계약이 끝난 1년 후 재계약이 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는 또다시 자신을 재정적 곤경에서 구해줄 친구들의 도움이 필요했고, 또한 매력적이지만 불안한 성격의 기혼녀 샤를로테 폰 칼프와의 관계로 인한 감정적 위기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도 그들의 도움이 필요했다. 실러는 라이프치히로 이사했고 거기서 크리스티안 고트프리트 쾨르너와 친구가 되었다. 재산이 조금 있었던 쾨르너는 실러가 2년 동안 작센에 머물면서 〈돈 카를로스 Don Carlos〉를 끝낼 무렵까지만 그를 후원해주었다. 첫번째 주요 시극(詩劇)인 이 작품은 1787년 책으로 출판되었다. 〈돈 카를로스〉는 실러가 극작가로 발전하는 데 전환점이 된 작품이다. 어느 면에서 이 작품은 스페인의 노왕(老王) 펠리페 2세와 그의 3번째 왕비 발루아가(家)의 이사벨, 그리고 이사벨을 사랑하게 된 첫번째 부인에게서 난 아들 돈 카를로스 사이의 관계를 다룬 가정극이다. 그렇지만 부자간의 갈등은 사생활에 국한되지 않고 넓은 정치적 의미가 함축된 것이었다. 가정사에서 정치적 영역으로 초점이 변화됨으로써 구성이 들쭉날쭉하고 복잡하게 되어버렸지만 이러한 단점이 보완될 만한 긍정적인 면들이 있었다. 즉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다양한 장면이라든가 섬세하게 개성이 부여된 인물들의 큰 폭, 복잡다단하고 사색적이며 가장 기억에 남을 만한 비극적 인물인 펠리페 왕이 그것이다. 또한 이 작품에서는 독특하게 울리는 실러의 약강 5보격 무운시(無韻詩 blank verse)의 음조가 처음으로 등장한다. 이 무운시는 이전에도 독일 작가들에 의해 씌어졌지만, 독일의 시극에서 인정받는 형식으로 분명히 자리잡은 것은 실러의 〈돈 카를로스〉와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타우리스 섬의 이피게니 Iphigenie auf Tauris〉(1787)를 통해서였다.


고전주의 희곡과 역사 연구

실러는 그를 환대하며 재정적 지원을 하겠다는 쾨르너의 관대한 제안을 그대로 순수하게 받아들였다. 그는 새로운 만족감을 환희에 찬 표현으로 〈기쁨에 부쳐 An die Freude〉를 통해 표현했는데, 이 찬가는 후에 루트비히 판 베토벤이 교향곡 제9번 합창부의 악장에 이용하게 된다. 그렇지만 실러는 쾨르너의 집에 무한정 머물 수 없었다.


1787년 7월 바이마르를 독일 문학의 중심지로 이끈 사람들을 만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품고 바이마르에 갔다. 당시 이탈리아를 여행중이던 괴테가 이듬해인 1788년 바이마르로 돌아왔으며, 1794년 실러가 괴테를 만난 후 두 사람은 계속 편지를 교환하게 되었고, 이로써 그들의 우정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정반대인 두 사람의 만남으로 독일 서간문 사상 고무적인 장(章)이 이루어졌다. 처음에는 반감을 느꼈으나 괴테는 실러를 예나대학교의 역사교수직에 추천했다. 실러는 이미 〈스페인의 통치에 따른 네덜란드 제국의 몰락사 Geschichte des Abfalls der vereinigten Niederlande von der spanischen Regierung〉(1788)로 교수 임명에 필요한 신임장을 제출한 셈이었다. 〈30년전쟁의 역사 Geschichte des dreissigjahrigen Krieges〉(1791~93)도 역사가로서의 그의 신망을 한층 높여주었으며 이것은 그의 위대한 희곡 〈발렌슈타인〉(1800)에 자료를 제공해주기도 했다.


1790년 실러는 좋은 가문 출신의 교양 있는 처녀 샤를로테 폰 렝게펠트와 결혼하여 두 아들과 두 딸을 두었다. 결혼생활 2년째 되던 해 실러의 건강은 끊임없이 계속되는 과로로 인해 무너지고 말았다. 가슴의 통증과 소화불량이 겹쳐 한동안 몹시 아파 누워 있었으며, 그후에도 몇 번이나 재발되어 다시 기력을 찾긴 했어도 완전히 회복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치유 불가능한 것으로 판명되었다. 그의 남은 생애는 뛰어난 인내로 가혹하게 악화되어가는 병과 싸우는 전투였지만 결국 패하고 말았다.


철학 연구와 역사학

실러의 병은 불행한 것이긴 했지만 그래도 한 조각의 큰 행운을 안겨주었다. 쉬면서 건강을 회복할 시간을 주기 위해 2명의 덴마크인 후원자가 3년 동안 풍부한 연금을 제공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실러는 이러한 시간의 일부를 할애하여 이마누엘 칸트의 철학을 공부하고자 결심했다. 칸트의 견해를 받아들이기 시작하자 곧 그는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이렇게 칸트의 철학과 우연히 만나게 됨으로써 1793~1801년에 일련의 평론들을 발표했다.


〈우미(優美)와 품위에 관하여 Uber Anmut und Wurde〉·〈숭고에 관하여 Uber das Erhabene〉를 비롯하여 2가지 시적 창조 유형의 차이에 관한 저명한 논문집 〈소박한 문학과 감상적인 문학에 대하여 Uber naive und sentimentalische Dichtung〉 등에서 실러는 미적 활동의 성격과 이것의 사회 속에서의 기능 및 도덕적 경험과의 상관관계를 정의하려고 했다. 〈소박한 문학과 감상적인 문학에 대하여〉는 인간의 미적 교육에 관한 편지들을 모은 〈인간의 미적 교육에 관한 서한 Briefe uber die asthetische Erziehung des Menschen〉과 마찬가지로 〈호렌 Die Horen〉지에 처음 발표되었다. 야심적이었으나 오래 가지 못했던 이 문학지는 실러가 편집을 맡았으며 요한 프리드리히 코타가 출판을 담당했다. 코타는 독일의 지도적인 출판인으로 실러가 1793~94년 고향 슈바벤을 방문하는 동안 만나게 되었다.


이 비평활동의 시기에 〈이상과 삶 Das Ideal und das Leben〉·〈산책 Der Spaziergang〉·〈노래의 힘 Die Macht des Gesanges〉과 같은 절묘한 성찰시가 나왔다. 이들은 진정한 의미에서 '철학적 서정시'인데, 이는 시로 쓴 철학이 아니라 지적 경험에 의해 영감을 얻은 시적 발언을 말한다. 여기에는 실러의 철학적·비판적 사상의 정수가 담겨 있으며 그가 쓴 시 가운데 가장 뛰어나지만 소수만이 감상할 수 있는 시이다. 반면 〈장갑 Der Handschuh〉·〈잠수부 Der Taucher〉·〈이비쿠스의 두루미 Die Kraniche des Ibykus〉 등 1797년에 쓴 발라드들은 가장 애독되는 작품들이다. 그는 이러한 시들과 아울러 유명한 시 〈종(鐘)의 노래 Lied von der Glocke〉를 통해 어떻게 하면 시가 품위를 떨어뜨리지 않고 거리의 평범한 사람들에게 접근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시로 된 서문, 극적 프롤로그, 2편의 5막극으로 구성된 장대한 규모의 〈발렌슈타인〉에서 극작가로서의 그의 능력은 절정에 달했다. 이 희곡은 30년전쟁중 신성 로마 제국 군대의 대장이었던 알브레히트 벤첼 오이제비우스 폰 발렌슈타인을 그린 작품이다. 음산한 전쟁 분위기를 배경으로 사악한 발렌슈타인의 모습이 부각되는데, 그는 내심 적군에 가담함으로써 제국의 중재자가 되길 바라며 반역을 계획하고 있었다. 발렌슈타인은 자신이 특권적 존재이고 선과 악을 초월한 초인이며 운명을 지배하는 인간이라 생각한다. 이런 성격의 특성들은 불쾌감을 주긴 하지만 위기에 대처하는 태도는 관객들의 감탄을 불러일으키며 심지어 약간의 동정심마저 유발시키고 있다. 그의 초상은 권력의 유혹과 위해성에 관한 심오한 연구이다.


시간과 싸우며 실러는 4편의 희곡을 잇따라 발표했다. 〈마리아 슈투아르트〉는 스코틀랜드 여왕 메리의 도덕적 재탄생을 담은 심리극이며, 〈오를레앙의 처녀 Die Jungfrau von Orleans〉(1801)는 잔 다르크를 주제로 한 '낭만주의 비극'인데, 여기서 여주인공은 실제 역사에서처럼 화형당하는 것이 아니라 승전 후 화염 속에서 영광의 승천을 한다. 또 실러의 마지막 비평적 발언이라 할 중요한 서문이 들어 있는 〈메시나의 신부 Die Braut von Messina〉(1803)는 그리스 극을 본떠 쓴 것이며 〈빌헬름 텔 Wilhelm Tell〉(1804)은 정치적 행동에서 폭력이 정당화될 수 있는가 하는 물음을 바탕으로, 합스부르크 왕가의 통치에 대항하는 스위스 삼림주(森林州)의 항거와 주인공이 폭압적인 오스트리아 제국의 행정관을 암살하는 내용을 그리고 있다.

실러의 고전주의 시기에 씌어진 이들 희곡들은 각각 나름대로 뚜렷한 장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마리아 슈투아르트〉가 가장 극적으로 뛰어난 기교를 보여주는데, 이 극의 사건은 메리가 포더링게이에서 처형되기 전 마지막 3일 동안으로 압축된다. 그녀의 프랑스 왕과의 결혼, 짧았지만 문제가 많았던 스코틀랜드 통치기, 영국에서의 오랜 감금생활 등의 모든 사건들이 회상적인 분석의 수단에 의해 부상된다. 실러는 이 주제를 다루면서 기록된 사실들로부터 자주 벗어나긴 했으나, 이 희곡을 통해 역사적 상황을 깊이 있게 통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정치적 편의주의가 정의인 것처럼 가장되고 재판관들이 권력 정치의 압력이나 이데올로기적 갈등에 굴복할 때마다 야기되는 문제들을 분석할 것을 제안한다. 메리는 영국 재판소가 내린 판결을 부당하다고 생각하지만 자신이 과거에 지은 죄에 대한 속죄의 의미로 받아들임으로써 외적인 재앙을 내적 승리로 승화시킨다. 판사들의 판결에 그들이 의도하지 않았던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사법권을 초월하여 구원받고 승화된 죄인이 되는데, 이것은 극의 주인공이 자발적으로 자신을 포기하는 행동을 함으로써 도덕적으로 다시 태어난다는 실러의 비극론과 일치한다. 1805년에는 러시아를 주제로 한 새 희곡 〈데메트리우스 Demetrius〉(1805)를 쓰던 중 죽음이 그를 덮쳤다. 이 작품은 남아 있는 훌륭한 단편들로 미루어볼 때 충분히 걸작이 될 만한 작품이었다.

평가

괴테는 "자유의 이념은 실러가 스스로 발전해가며 다른 사람이 되어감에 따라 다른 형태를 띠게 되었다. 젊었을 때는 육체적 자유가 그를 사로잡아 작품에 반영되었으나 말년에는 정신적 자유에 몰입했다"고 말했다. 실러의 초기 비극은 정치적 억압과 전제적 사회 관습을 공격한 것이었으나 후기 희곡들은 사람이 육신의 허약함을 초월하고 물리적 외부조건들을 극복하는 영혼의 내적 자유에 관한 내용이 주류를 이룬다. 이 희곡들은 현세가 바라는 것과 영원한 도덕적 질서 사이에서 괴로워하는 주인공이 이러한 갈등 속에서도 성실성을 지키고자 분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성찰적인 시와 논문들을 통해서 그는 예술이 내적 조화를 얻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법과 시민 각자의 '미적 교육'을 통해 보다 행복하고 인간적인 사회질서를 계발할 수 있는 방법들을 보여준다. 이와 같이 그의 미학에 대한 성찰문들은 정치적·역사적 사상과 연계되어 있다. 실러의 모든 저작이 지닌 가장 두드러진 특징 가운데 하나는 현대성을 들 수 있는데, 이것은 깜짝 놀랄 만큼 20세기의 생활과 연관성을 지닌다. 한동안 독일 지식인들의 호평을 받지 못했지만 그의 역작들이 지닌 항구적인 가치는 어떤 비평의 시류에도 퇴색하지 않을 것이다. W. Witte 글 (출처 : 브리태니커백과사전)

이미지 전체보기 질풍노도운동(疾風怒濤運動) Sturm und Drang 슈트름 운트 드랑 (영)Storm and Stress.

18세기말 독일에서 일어난 문예운동.

자연·감정·개인주의를 고양시켰으며, 합리주의의 계몽 숭배를 뒤엎고자 했다. 괴테와 실러가 이 운동의 선두주자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질풍노도운동의 대표적 인물들은 존재의 기본진리를 믿음과 감각의 경험을 통해 깨달을 수 있다고 주장한 장 자크 루소와 요한 게오르크 하만의 사상에서 깊은 영향을 받았다. 이 젊은 작가들은 또한 영국의 시인 에드워드 영의 작품들, 제임스 맥퍼슨의 의사서사시 〈오시안 Ossian〉, 그당시 번역된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에서 영향을 받았다.


이 운동은 젊은시절의 괴테와 밀접한 연관을 갖는데, 슈트라스부르크대학교 학생시절 괴테는 하만의 제자였던 요한 고트프리트 폰 헤르더를 알게 되었으며, 헤르더는 괴테로 하여금 고딕 건축, 독일 민요, 셰익스피어에 관심을 갖도록 했다. 헤르더의 사상에 고무된 괴테는 비상한 창조 시기로 접어들게 되었다. 1773년 괴테는 16세기의 독일 기사의 이야기에 토대를 둔 〈괴츠 폰 베를리힝겐 Goz von Berlichingen〉이라는 희곡을 발표했다. 헤르더를 비롯한 여러 사람들과 함께 질풍노도운동의 선언문격인 〈독일의 예술과 문예에 관하여 Von deutscher Art und Kunst〉라는 소논문을 발표했다. 이 운동의 정신을 요약한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Die Leiden des jungen Werthers〉(1774)은 그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안겨줌과 동시에 수많은 모방자들을 만들어냈다.


질풍노도운동 시기의 극문학은 이 운동의 가장 특징적인 산물이었다. 사실 이 운동의 이름 자체가 프리드리히 폰 클링거의 희곡에서 따온 것이었다. 클링거는 셰익스피어의 인물처럼 깊이 있는 무게를 지닌 인물들을 무대에 올려보고 싶은 욕구에서 구조의 문제보다 등장인물을 우선시하고, 비평가인 요한 크리스토프 폰 고쳬트가 독일에 들여온 프랑스 신고전주의의 관행을 거부했다. 실러의 〈군도(群盜) Die Raber〉(1781)가 발표됨으로써 질풍노도의 극문학은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다. 무엇보다도 절제를 모르는 이 운동은 얼마 안 가 스스로 사그라들었고, 가장 재능있는 대표자였던 괴테와 실러는 창작을 계속하여 독일 고전주의 문학의 몸과 정신을 형성한 위대한 작품들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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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등(無等)을 보며





               가난이야 한낱 남루(襤褸)에 지나지 않는다.

               저 눈부신 햇빛 속에 갈매빛의 등성이를 드러내고 서 있는

               여름 산 같은

               우리들의 타고난 살결 타고난 마음씨까지야 다 가릴 수 있으랴.


               청산(靑山)이 그 무릎 아래 지란(芝蘭)을 기르듯

               우리는 우리 새끼들을 기를 수밖엔 없다.


               목숨이 가다가다 농울쳐 휘어드는

               오후의 때가 오거든

               내외들이여 그대들도

               더러는 앉고

               더러는 차라리 그 곁에 누워라.


               지어미는 지애비를 물끄러미 우러러보고

               지애비는 지어미의 이마라도 짚어라.


               어느 가시덤불 쑥구렁에 놓일지라도

               우리는 늘 옥(玉)돌같이 호젓이 묻혔다고 생각할 일이요.

               청태(靑苔)라도 자욱이 끼일 일인 것이다.




               詩 서정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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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숨 쉬는 그날까지                           

최송연

그대 눈물 흘릴 때

그 눈물 닦아 줄 수는 없어도

가슴으로 함께 울어줄 수 있다면...


비가 쏟아져 내리는 하늘 아래

그대 씌워줄 우산이 될 수는 없어도

그 비를 맞으며 함께 걸을 수 있다면...


그대의 숨결로 아침을 맞고,

낮이면 척박한 땅 갈고 일구어

거기, 호박이며 오이와 고추를 심고
보리밥 물에 말아  함께 먹을 수 있다면...


그대 하얗게 센 머리,

주름진 얼굴의 미소를 바라보며,

그렇게 한 세월을 지날 수 있다면...

살아 숨 쉬는 그날까지
그대의 괴로움에도 아픔에도 모두
내가 함께 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사랑의 향기

0


그대의 잔잔한 미소를

 

보내올 때마다

 

설레는 마음은 빙크빛

 

꿈으로 물들고 있었습니다.

 


속삭이는 그대의 숨결은

 

꿈결같이

 

부드럽고 포근해

 

사랑으로 흠뻑 취했습니다.



꽃향기 처럼 달콤한

 

향기가 입가에 다가올 땐

 

부픈 가슴은 눈을 감고

 

그대를 꼭 안고 말았습니다.

 


그대가 곁에 있을때

 

풍기는 향보다

 

멀리서 불어온 그대의

 

향기는 더 진하고 좋습니다.

 


그대를 바라보는 것만으로

 

사랑이었기에

 

그대가 곁에 있다는 것은

 

나에겐 최대의 축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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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adora
- T. S. Nam(남택상) -

사랑의 향기

 


그대의 잔잔한 미소를

 

보내올 때마다

 

설레는 마음은 빙크빛

 

꿈으로 물들고 있었습니다.

 


속삭이는 그대의 숨결은

 

꿈결같이

 

부드럽고 포근해

 

사랑으로 흠뻑 취했습니다.



꽃향기 처럼 달콤한

 

향기가 입가에 다가올 땐

 

부픈 가슴은 눈을 감고

 

그대를 꼭 안고 말았습니다.

 


그대가 곁에 있을때

 

풍기는 향보다

 

멀리서 불어온 그대의

 

향기는 더 진하고 좋습니다.

 


그대를 바라보는 것만으로

 

사랑이었기에

 

그대가 곁에 있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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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어떻게 너에게 왔는가


                             _라이너 마리아 릴케



사랑이 어떻게 너에게 왔는가

햇빛처럼 꽃보라처럼

또는 기도처럼 왔는가

행복이 반짝이며 하늘에서 내려와

날개를 거두고

꽃피는 나의 가슴에 걸려온 것은



하얀 국화가 피어있는 날

그 집의 화사함이

어쩐지 마음에 불안하였다

그 날 밤늦게, 조용히 네가

내 마음에 닿아왔다

나는 불안하였다

 
 

아주 상냥하게 네가 왔다

마침 꿈 속에서 너를 생각하고 있었다

네가 오고 은은히, 동화처럼

밤이 울려퍼졌다

밤은 은빛 빛나는 옷을 입고

한 주먹의 꿈을 뿌린다



꿈은 속속들이 마음 속 깊이

스며들어 나는 취한다

어린 아이들이 호도와

불빛으로 가득한 크리스마스를 보듯

나는 본다 네가 밤 속을 걸으며

꽃 송이 송이마다 입 맞추어 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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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 /  이기철

                                     

잎 넓은 저녁으로 가기 위해서는

이웃들이 더 따뜻해져야 한다


초승달을 데리고 온 밤이 우체부처럼
대문을 두드리는 소릴 듣기 위해서는
채소처럼 푸른 손으로
하루를 씻어 놓아야 한다


이 세상에 살고 싶어서 별을 쳐다보고
이 세상에 살고 싶어서
별 같은 약속도 한다


이슬 속으로 어둠이 걸어 들어갈 때
하루는 또 한번의 작별이 된다


꽃송이가 뚝뚝 떨어지면
완성하는 이별
그런 이별은 숭고하다


사람들의 이별도 저러할 때
하루는 들판처럼 부유하고
한 해는 강물처럼 넉넉하다


내가 읽은 책은 모두 아름다웠다
내가 만난 사람도 모두 아름다웠다


나는 낙화만큼 희고 깨끗한 발로
하루를 건너가고 싶다


떨어져서도 향기로운 꽃잎의 말로
내 아는 사람에게
상추잎 같은 편지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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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 한 알  

                    장석주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게 저 혼자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날
                                         
 


 

 

어느날 나의 사막으로 그대가 오면 / 유하


어느 날 내가 사는 사막으로
그대가 오리라
바람도 찾지 못하는 그곳으로
안개비처럼 그대가 오리라
어느 날 내가 사는 사막으로 그대가 오면
모래알들은 밀알로 변하리라

그러면 그 밀알로, 나 그대를 위해 빵을 구우리
그대 손길 닿는 곳엔
등불처럼 꽃이 피어나고
메마른 날개의 새는 선인장의 푸른 피를 몰고 와
그대 앞에 달콤한 비그늘을 드리우리
가난한 우리는 지평선과 하늘이 한몸인 땅에서
다만 별빛에 배부르리
어느 날 내가 사는 사막으로
빗방울처럼 그대가 오리라

그러면 전갈들은 꿀을 모으고
낙타의 등은 풀잎 가득한 언덕이 되고
햇빛 아래 모래알들은 빵으로 부풀고
독수리의 부리는 썩은 고기 대신
꽃가루를 탐하리

가난한 내가 보여줄 수 있는 세상이란 오직 이것뿐
어느날 나의 사막으로 그대가 오면
지평선과 하늘이 입맞춤하는 곳에서
나 그대를 맞으리라



지금은 아주 유명한 영화감독인 유하 시인의 이 시 가운데 가장 마음을 찌르는 말은 '가난한 나'라는 말이다. 그런 '내'가 당신에게 드리고 싶은 세상은, 사막이 옥토로 변하는, 독충이 익충으로 변하는, 식육동물이 아름다움의 찬미자로 변하는 세상이다. 그런데 그 세상은 당신이 가능하게 만든다. 당신은 나의 사막을 찾아오는 안개비이고 빗방울이기 때문에. 사막의 빗방울! 사막을 건너본 사람은 그것이 무엇인지를 알 것이다.

내가 서울에 살 때 동인활동을 하면서 만났던 유하 시인은 아무리 초라한 자리도 순식간에 화려하게, 아무리 우울한 자리도 정말 순식간에 즐거운 자리로 변하게 하는 사람이었다. 타인을 즐겁게 해주면서 본인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사랑이 마음에 깃든 자들은 모두 평화주의자들이다. 사랑의 순간이 우리 모두를 평화주의자로, 아름다움 앞에 고개를 숙이는 자로, 변하게 하는 기이함을 되새기며 이 시를 읽는다. 가난한 당신이여, 당신의 연인에게 오늘 이 시를 읽어주기를.

허수경ㆍ시인

출쳐 :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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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과 바다를 흔들다가
이제는 내 안에 들어와
나를 깨우는 바람
꽃이 진 자리마다
열매를 키워놓고
햇빛과 손잡는
눈부신 바람이 있어
가을을 사네

바람이 싣고 오는
쓸쓸함으로
나를 길들이면
가까운 이들과의
눈물겨운 이별도
견뎌낼 수 있으리

세상에서 할 수 있는
사랑과 기도의
아름다운 말
향기로운 모든 말
깊이 접어두고

침묵으로 침묵으로
나를 내려가게 하는
가을 바람이여

하늘 길에 떠가는
한 조각 구름처럼
아무 매인 곳 없이
내가 님을 뵈옵도록
끝까지
나를 밀어내는
바람이 있어
나는
홀로 가도
외롭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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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바이런 


우정이든 사랑이든

우리의 공감을 불러일으켜 줄 때

진실이 언뜻 바라보이는 눈 속에 엿보일 때

그 입술은 보조개나 미소로

속일 수도 있으나

애정의 증거는 한 방울의 눈물에 나타나 있다


미소라는 것은

증오나 공포로 가면을 씌워

단지 위선자의 간계일 때가 많거든
.
속마음 드러나는 눈이

잠시 한 방울 눈물로 흐려져 있을 때는
,
나에게 띄워 다오 그 부드러운 한숨을
.

따사로운 자비의 빛은 
이 세상에 사는 우리를 바라보고

유감된 일을 해서는 안된다고 영혼이 나아갈 길을

밝게 비쳐주네
.

연민은 이 미덕이 느껴지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녹아들어서

그 미덕의 이슬이 한 방울의 눈물이 되어 흘러내린다
.

휘몰아치는 거센 바람에 돛을 세우고

밀려드는 파도를 헤치며

대서양에 배 띄어야 하는 비운의 뱃사람

쉬이 그의 무덤이 될

바다 물결 위를 굽어볼 때엔

남색의 파도는 한 방울의 눈물과 더불어

찬란하게 반짝인다
.

내 그리운 청춘의 무대여
,
우정과 진실의 보금자리여
,
고향에서 나는 쉬 흐르는 세월을 잊어버리고

사랑, 사랑 내사랑
.
흐르는 줄 모르던 그곳은

내 고향
.

그 고향 떠나는 쓰라린 이 마음 못내 서러워

다시 돌아서 보는 내 마지막 눈길엔

정든 뾰죽탑마저 보이지 않았노라

눈에 괸 한 방울 눈물에 가려
.

나 이제는 다시 나의 맹세를

사랑하는 메어리에게

내 한때 그토록 사랑했던 나의 메어리에게 퍼부을 수는 없어도

그리운 정자 그늘에서

사랑스런 그녀가 한 방울의 눈물 흘리며

내 맹세에 답해 주던 그 때를 나는 지금도 기억하노라
.
 

한 방울의 눈물로
.
그 여인 지금 다른 품에 안겨 있어도

길이길이 행복을 누릴지어다
.
메어리 그 이름을 내 마음은 여전히 존경해야 하느니라
.
지난날 나의 것으로 생각한 사람일랑

한숨에 띄워 버리고


그녀의 거짓은 용서하라

아아, 그대 나의 마음의 벗들이여
,
내 지금 그대들과 헤어지고자

내 이 가슴엔 하나의 벅찬 희망이 솟아오른다
.
 
만일 우리 이 시골집에서
다시 한번 만나는 날 있다면

헤어질 때처럼 우리 다시 만나리

한 방울의 눈물로
.
나의 이 영혼이

밤의 나라로 날아갈 때

나의 몸은 관 위에 늬여져야만 하고


그대 혹시

나를 태운 재가 다 깨끗이, 사그라져 버린

무덤가를 지나가게 된다면

오오, 그대여

무덤의 흙을 젖게하여 주어요
.


한 방울의 눈물로
.
나의 이 장엄한 비애는

허영의 자식들이 세워주는

대리석인가 무언가는 어쨌든 잘 어울리지는 않는 것
.
꾸며진 명성으로

나의 이름을 장식하지 말지어다
.
내 구하는 모든 것, 내 원하는 모든 것,
그것은 한 방울 눈물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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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어느 별에서


                 우리가 어느 별에서 만났기에
                 이토록 서로 그리워하느냐.
                우리가 어느 별에서 그리워하였기에
                이토록 서로 사랑하고 있느냐.


               사랑이 가난한 사람들이
               등불을 들고 거리에 나가
               풀은 시들고 꽃은 지는데
               우리가 어느 별에서 헤어졌기에
               이토록 서로 별빛마다 빛나느냐.


              우리가 어느 별에서 잠들었기에
              이토록 새벽을 흔들어 깨우느냐.
              해 뜨기 전에
              가장 추워하는 그대를 위하여
              저문 바닷가에 홀로
              사랑의 모닥불을 피우는 그대를 위하여
              나는 오늘밤 어느 별에서
              떠나기 위하여 머물고 있느냐.


            어느 별의 새벽길을 걷기 위하여
            마음의 칼날 아래 떨고 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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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오신다기에 / 안경애 담쟁이 너울 속으로 가을이 오신다기에 눈을 감고 걸어온 뜨끈한 그리움 한 번쯤 눈뜨라고 마음은 빨간 담쟁이 잎으로
걸어갑니다 코스모스 꽃 치마 속으로 가을이 오신다기에 부끄러운 눈물 숨어든 한숨 속에 두 뺨 발그레 새아씨 볼처럼 마음은 가녀린 코스모스 꽃잎으로
걸어갑니다 한 웅쿰 여름을 베어 낸 자리마다 푸르던 여름 문패여 사락사락 내려앉는 사랑만은
버리라 하지 마소서 순간,감각을 잃은채 혼자 구르는 가랑잎 발소리 이별의 눈물을 어찌 보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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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끼고 아낀 한 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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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픈 말 다하고 살 순 없겠지요
아파도 아프다고 하지 못할 때도 있고
넘치도록 행복해도
굳이 말로 하지 않을 때도 있답니다

좋은 일 있을 때
함께 기뻐해 주진 못 해도
가슴으로나마 잘된 일이라고 축복해 주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모릅니다

외롭고 슬플 때
세상에 혼자라고 느낄 때
곁에 있어 주지 못함이 안타까운 것을
꼭 말로 해야 할까요

멀리서 지켜보는 아픔은
말로는 못 한답니다
흔하디 흔해서 지겹게까지 느끼는
그 말을 하지 않았다고
그토록 아파하진 말아요

하고픈 말 다하고 살수는 없답니다
아끼고 아낀 그 한 마디
사랑한다는 그 말
쉽게 하는 것, 정말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진실은 가슴속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 시집 『낯선 그리움』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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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홀한 고백/ 이 해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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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한다는 말은 가시덤불 속에 핀
                                    하얀 찔레꽃의 한숨 같은 것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는 말은
                                   한자락 바람에도 문득 흔들리는 나뭇가지


                                   당신이 나를 사랑한다는 말은
                                   무수한 별들을 한꺼번에 쏟아내는

                                   거대한 밤하늘이다.


                                   어둠 속에서도 훤한 얼굴이 빛나고
                                   절망 속에서도 키가 크는 한 마디의 말

                    

                                   얼마나 놀랍고도 황홀한 고백인가
                                   우리가 서로 사랑한다는 말은



 

 (Christmas Canon Rock - Trans Siberian Orchestra)

 

보경님 방에서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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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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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슬픈 날엔 참고 견디라

                      즐거운 날은 오고야 말리니


                      마음은 미래를 바라느니

                      현재는 한없이 우울한 것

                      모든 것 하염없이 사라지나

                      지나가 버린 것 그리움이 되리니.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노하거나 서러워하지 말라

                      절망의 나날 참고 견디면

                      기쁨의 날 반드시 찾아 오리라


                     마음은 미래에 살고

                     현재는 언제나 슬픈 법

                     모든 것 한순간 사라지지만

                     가버린 것은 마음에 소중하리라.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우울한 날들을 견디며 믿으라

                     기쁨의 날이 오리니.


                     마음은 미래에 사는 것

                     현재는 슬픈 것

                     모든 것은 순간적으로 지나가는 것이니

                     그리고 지나가는 것은 훗날 소중하게 되리니.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설움의 날들 참고 견디면

                    기쁨의 날이 오고야 말리니.





********************

푸쉬킨 1799.6월에 태여나 1837년 2월에 죽다.

재정 러시아 귀족 가문에 태어나 외무성에서 일하다.

작가. 시인으로  왕실을 비판하고 풍자하는 글을

자주 쓰다 체포 되어 유배생활 하다.


미모의 나탈리아와 결혼했으나

다른 남자와 바람 피운다는 소문이 많았고

형부 단테스와의 좋지않은 소문이 자자.


또한 단테스가 무뢰하게 굴자 푸쉬킨이 결투 신청,

1837년 1월 27일  세기의 결투를 버렸으나 푸쉬킨이

복부에 치명상을 입고 쓰러져 이틀 후 사망, 그의 나이 37세,

일설에 의하면 이 결투는 그의 진보적 사상을 미워한 궁정세력이

짠 함정이라 함. 그의 유해는 미하일롭스키 마을의 수도원에 묻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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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을 가졌는가/함석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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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리 길 나서는 길 처자를 내맡기며
맘 놓고 갈 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 마음이야’ 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 배 꺼지는 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너만은 제발 살아다오’ 할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불의의 사형장에서 ‘다 죽여도 너희 세상 빛 위해
저만은 살려두거라’ 일러 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 때
‘저 하나 있으니’ 하며 빙긋이 웃고 눈을 감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의 찬성보다도
‘아니’ 하고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을 물리치게 되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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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hur Hacker

- British, 1858 - 1919

The Parasol





풀잎


풀잎이 아름다운 이유는

바람에 흔들리기 때문이다.

풀잎이 바람에 흔들리는 것은

바람의 향기를 알았기 때문이다.



바람 앞에

고개 숙일 줄 아는 풀잎은

바람의 향기를 사랑할 뿐

절대 바람에 꺾이지 않는다.



풀잎이 아름다운 것은

바람의 향기를 사랑하고도

그 바람에 꺾이지 않기 때문이다.


작자 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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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말이 없으면 침묵을 배워라


그대의 운명을 사랑하라.
어떤 운명이든지 간에
항상 두 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
한쪽 얼굴은 어둡고 우울하며
다른 한쪽 얼굴은 따뜻하고 밝다.
어두운 얼굴을 가리고
밝은 얼굴을 택하여
그것만을 눈 여겨서 바라보라.

그것이 험한 운명의 바다를
노 저어 가는 항해술이다.

현명한 사람이 되려거든
사리에 맞게 묻고,
조심스럽게 듣고,
침착하게 대답하라.
그리고 더 할 말이 없으면
침묵하기를 배워라.

그렇다.
우리는 풍요하지 않게,
다복하지 않게 태어났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우리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는가가 아니라,
우리가 일어난 일을
어떻게 받아 들이는가에 있다.

    물 위에 글을 쓸 수는 없다. 물 속에서는 조각도 할 수 없다. 물의 본성은 흐르는 것이다. 우리의 성난 감정은 바로 이 물처럼 다루어야 한다 사랑이 시작될 때 사람은 가장 행복하다. 그때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아무것도 원하지 않고, 아무것도 계산하지 않으며 사랑에 대한 순수한 기쁨만으로 충만해 있다. 사랑의 첫째 조건은 그 마음의 순결함이다. -앨런 코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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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나를 사랑하게 만들 수 없다는 것을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사랑 받을 만한 사람이 되는 것 뿐 입니다.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의 선택입니다.


내가 아무리 마음을 쏟아
다른 사람을 돌보아도
그들은 때로 보답도 반응도 하지 않는다는 것을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신뢰를 쌓는 데는 여러 해가 걸려도,
무너지는 것은 순식간이라는 것을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인생은 무엇을 손에 쥐고 있는가에 달린 것이 아니라,
믿을 만한 사람이 누구인가에 달려있음을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우리의 매력이라는 것은 15분을 넘지 못하고,
그 다음은 무엇을 알고 있느냐가 문제임도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최대치에 나 자신을 비교하기보다는
내 자신의 최대치에 나를 비교해야 한다는 것을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인생은 무슨 사건이 일어났는가에 달린 것이 아니라,
일어난 사건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을.

무엇을 아무리
얇게 베어낸다 해도 거기에는
언제나 양면이 있다는 것을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언제나 사랑의 말을 남겨 놓아야 한다는 것을.


어느 순간이
우리의 마지막의 만남이 될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해야 할 일을 하면서도


그 결과에 대해서는 마음을 비우는 자들이
진정한 의미에서의 영웅임을
나는 배웠습니다.


사랑을 가슴 속에 넘치게 담고 있으면서도
이를 나타낼 줄을 모르는 사람들이 있음을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나에게도 분노할 권리는 있으나 타인에 대해 몰인정하고
잔인하게 대할 권리는 없다는 것을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우리가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진정한 우정은 끊임없이 두터워진다는 것을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랑도 이와 같다는 것을.
내가 바라는 방식대로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 해서
나의 모든 것을 다해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는 것이 아님을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또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친구라고 해도 때때로
그들이 나를 아프게 하고,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들을 용서해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타인으로부터 용서를 받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못하고
내가 내 자신을 때로 용서해야 한다는 것을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아무리 내 마음이 아프다고 하더라도
이 세상은 내 슬픔 때문에 운행을 중단하지 않는다는 것을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환경이 영향을 미친다고 하더라도
내가 어떤 사람이 되는가 하는 것은
오로지 나 자신의 책임인 것을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우리들이 서로 다툰다고 해서 서로가 사랑하지 않는 게 아님을.
그리고 우리들이 서로 다투지 않는다고 해서
서로 사랑하는 게 아니라는 것도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밖으로 드러나는 행위보다
인간 자신이 먼저임을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두 사람이 한가지 사물을 바라보면서도
보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는 것도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앞과 뒤를 계산하지 않고 자신에게 정직한 사람이
결국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서 앞선다는 것을.


내가
알지도 보지도 못한 사람에 의하여
내 인생의 진로가 변할 수도 있다는 것을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사람들을 도울 힘이 내게 없다고 생각할 때에도
사람들이 내게 울면서 매달릴 때에는
여전히 그를 도울 힘이 나에게 남아 있음을
나는 배웠습니다.


글을 쓰는 일이 대화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내 마음의 아픔을 덜어준다는 것을
나는 배웠습니다.


나는 배웠습니다.
내가 너무나 아끼는 사람들이
너무나 빨리 이 세상을 떠난다는 것을.


그리고 정말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타인의 마음을 상하게 하지 않는다는 것과
나의 믿는 바를 위해 내 입장을
분명히 한다는 것,
이 두 가지 일을 엄격하게 구분하는 것이
얼마나 어렵다는 것을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것과 사랑을 받는 것을......


詩 : 샤를 드 푸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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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내 삶의..../이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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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는 것
그것이 불빛 같은 것이었으면 좋겠네


밤기차를 타고

멀리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에게
따스한 위안을 줄 수 있는 불빛 같은 것

그 불빛 하나로
깜깜한 밤을 지새는 사람에게
새벽 여명을 기다릴 수 있게 하는
한 줄기 소망 같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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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는 것
그것이 나무그늘 같은 것이었으면 좋겠네

힘겨운 삶의 짐을 지고 가다

지친 사람들에게
잠시 쉬었다 갈 수 있게 하는 나무 그늘

그 무성한 잎새 아래 땀을 식히다
멀리 바라보는 석양은 또 얼마나 아름다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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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는 것
그것이 내 삶의 쉼표 같은 것이었다가

마침내
마지막 가는 길에 손 흔들어주는
만장(挽丈) 같은 것이었으면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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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과의 속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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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어릴적 시절
유난히도 총총히 빛낮던
밤하늘의 별빛들

늦은 저녁
소쿠리에 가득 
찐옥수수와 삶은 감자의 향내가
동산 언덕에 가득하고
시원한 바람맞으며
멍석하나에 도란도란 둘러앉아
피워보는 이야기꽃들 속에
별하나 나하나 세다보면
어느새
한 여름 밤은 고요히 깊어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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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깊어질수록
작은별, 큰별 모두 더욱 빛나고
푸른 물결 흐르는 듯
은하수 별빛들은
금방이라도 쏟아져
산들바람에 살랑대는 잎새 위에도
언덕아래 집 마당의 장독대에도
마당 한켠에 졸고있는 강아지 위에도
온통 별빛들로 수놓아
밤하늘이 별세계고
이곳이 별천지다.

소녀, 설레이는 부푼꿈을 간직한채
먼 별빛속에 추억을 수놓고 있는
누이의 트랜지스터 이어폰에선
잔잔한 멜로디가 흘러나오고
별빛만큼 초롱한 누이의 눈망울엔
떨어지는 별똥별을 바라보며
백마탄 왕자를 기다리는
핑크빛 기도가 반짝인다.

천진한 소년, 눈에 비친 밤하늘엔
하얀 쪽배에 몸을 싣고
은하수를 따라 흘러 흘러
예쁜 천사들과 새들이 어우러진
꿈동산을 그리다가
별빛이 들려주는 은은한 자장가에
별빛을 이불삼아 새근새근 잠이든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어릴적 기억속의 한 여름 밤하늘 별빛은
우리들의 꿈만큼 초롱하게 빛나고
풋풋한 비밀을 담고있는 마음의 친구이고
아름다운 꿈과 사랑의 약속이었건만

많은 시간이 흘러 지금은 타향살이
Long Beach 부두의 불빛속에 별빛은 흐려지고
순수함으로 가득했던 눈망울에는
세월이라는 눈꺼풀이 씌워져

별빛은 그대로
옛적 그대로 빛날테지만
안타깝게
내가 바라보는 별빛만 유난히 흐려져 간다.

그러나,
비록 싱글이래도 마음속의 별빛은
아름다운 추억을 소중한
그리움으로 기억되듯
예나 지금이나 영롱한 보석되어
순수했던 영혼으로 영원히 빛나기를
흐릿한 별빛에게 속삭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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