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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했던 ‘하나님의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수 천만 달러의 은행 빚으로 초호화판으로 교회건물을 신축 중이었던 나성열린문 교회(담임목사 박헌성)는 지난 9일 예정대로 결국 강제매각처분되는 비운을 피하지 못했다.

3,000만달러가 넘는 건축융자금 부채를 안고 있던 이 교회는 지난 9일 진행된 경매결과, 2,500만달러에 매각됐다. 이날 매각된 이 교회의 자산에는 95% 공정이 진행돼 완공을 눈 앞에 두고 있던 신축건물과 부지 그리고 이 교회의 피아노며 의자, 마이크 등 자잘한 비품까지 이 교회가 가진 자산 전부가 포함됐다. 은행이 퇴거를 명령할 경우, 거리에 나앉을 수밖에 없는 최악의 상황에 몰리게 됐다는 것이다.

지난 7년간 족히 수 백만 달러는 넘을 신도들의 헌금을 쏟아 붓고도 교회자산 전부를 송두리째 빼앗긴 이 교회 사태는 사실 오래 전부터 예견돼 왔던 것이다. 당초 책정됐던 공사비 5,000만달러는 처음부터 능력을 훨씬 벗어나 있었고, 지난 2009년에는 불투명한 회계와 교회운영에 불만을 품은 교인들이 대거 교회를 이탈해 축소된 공사비 3,000만달러마저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2010년에는 공사대금을 내지 못해 완공을 앞 둔 교회건물이 법정관리인에 손에 넘어갔고, 급기야는 밀린 융자금 이자액만 180만달러에 달해 매각이 불가피했다. 차압에 이어 경매처분 통보까지 받고서도 ‘하나님의 기적’만을 앞세우며 신도들에게 진실을 감춰왔던 이 교회 목회자의 무책임도 빼놓을 수 없다.

밀린 페이먼트 납부 마감시한을 앞두고 이 교회 목회자는 “최종시한까지 밀린 대금을 지불할 수 없다. 하지만 하나님이 도와줄 것으로 믿는다”며 납득하기 힘든 말로 일관했고, 매각처분이 확정된 다음에도 “우호적인 투자자들과 협상 중이다. 은행이 퇴거를 요구한다면 어쩔 수 없지만 하나님이 도와주실 것”이라며 ‘하나님 기적론’ 설파를 중단하지 않더니 급기야는 “매각처분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며 사실을 부정하기까지 했다.

재정적인 능력도 없이 지난 7년간 올인해 왔던 이 교회의 거대하고 호사스런 성전 건축은 그들의 ‘하나님’을 3,000만달러 빚쟁이로 만들면서 결국 막을 내리게 됐다. 목회자나 신도들의 재산일 수 없는 교회의 빚은 고스란히 그들의 ‘하나님’의 몫이 되고 만다. 하지만, 교회는 ‘하나님의 능력’을 오해하지 말자. 탐욕의 결과까지 ‘하나님’이 책임질 수는 없지 않는가..

미주한국일보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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