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고도 빠지는 신사도운동
[인터뷰] 한장총 박형택 이단상담소장, "객관적인 말씀보다 주관적인 체험 믿는게 문제"
2012년 06월 22일 (금) 09:02:33 전현진 ( 메일보내기 )( wjsguswlswls

   
 
 

▲ 박 목사는 "신사도운동이 무엇인지, 신사도운동에서 나타나는 성향이 무엇인지 모르고 신사도운동에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전현진

 
 
신사도운동 논란이 계속 되고 있다. 일부 교계 인사들은 특정 선교단체의 '신사도 성향'을 문제 삼았다. '신사도운동'이라고 지적 받은 단체들은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에스더기도운동본부(대표 이용희)는 한국장로교총연합회(대표회장 윤희구 목사·한장총) 서신을 빌려 '신사도운동'으로 분류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신사도운동에 대해 연구해 온 박형택 목사(한장총 이단상담소 소장)는 "한장총이 '에스더기도운동을 신사도운동으로 분류한 적이 없다'고 했다는데, 나는 처음 듣는 이야기다"는 반응을 보였다. <미주뉴스앤조이>는 박 목사와 만나 신사도운동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들어봤다.

아래는 박 목사와 일문일답이다.

- 신사도운동이 논란이 되고 있다. 신사도운동은 어떻게 정의할 수 있나.

피터 와그너가 시작한 '신사도개혁운동'을 말한다.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사도가 있어야 되며, '사도적' 개혁 운동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피터 와그너는 '12사도 연맹'을 만들어서 이 운동을 하고 있다. 이 '사도'들은 기존 교회 질서가 아닌, 초대교회처럼 사도의 교훈을 따르는 교회를 만들자고 주장한다. 신사도운동의 핵심은 지금도 하나님이 직통계시로 말씀을 전한다는 것이다. 이들이 주장하는 '신사도'라는 개념 역시 직통계시를 근거로 하고 있다.

지금도 직접적으로 하나님께 지시를 받는다는 것이데, 이것은 자신이 발언을 성경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성경은 완전성·종결성·거룩성·충족성을 갖추고 있다. 직통계시를 주장하는 것은 또 다른 계시가 있다는 말이 된다. 이것은 성경이 불완전하다는 의미다. 이런 신사도운동과 맥락을 같이 하는 단체는 신앙고백에 문제가 없다고 해도, 비성경적인 이단이라고 할 수 있다.

- 신사도운동이라고 말할 수 있는 단체의 특징은 무엇인가.

   
 
 

▲ 박 목사는 "피터 와그너는 '12사도 연맹'을 만들어서 신사도운동을 하고 있다"며 "이 '사도'들은 기존 교회 질서가 아닌, 초대교회처럼 사도의 교훈을 따르는 교회를 만들자고 주장한다"고 말했다. (인터넷 블로그 갈무리)

 
 
피터 와그너는 자신들이 '성경적 권위를 가진 사도'라고 말했다. 그 사람들의 가르침과 사상을 따르고 사용하고 있다면 신사도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신사도운동을 모른다고 하더라도, 그 성향이 나타난다면 똑같이 평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24시간 기도운동', '예수군대' 같은 용어를 사용하는 경우다. '24시간 기도운동'은 IHOP의 마이클 비클이 직통계첩�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시작한 것이다. 기도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다. 신사도운동 사상을 담고 시작된 기도운동이라는 것과 그 사상으로 기도한다는 것, 그리고 기도하는 중에 예언과 계시를 구하는 등 신사도운동 성향이 나타나기 때문에 위험한 것이다. 24시간 기도하라는 것도 성경적인 근거가 없다.

'예수군대', '요엘의 군대' 같은 용어도 성경에서 말하고자 하는 의미와 다르게 사용하는 것이 문제다. 말세에 이런 군대가 일어나야 한다는 것인데, 성경 어느 본문에서도 지지받을 수 없는 내용이다.

이렇게 성경적인 근거가 없는 예언을 하고, 종교적 체험을 하고, 그것을 신앙의 근거로 삼기 때문에 위험한 것이다. 공적 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일'을 선포하는 것이 예언이다. 믿음은 전적으로 하나님을 의지하는 것이다. 내일 일어날 일을 모르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무당이 점을 치는 것처럼 예언하고, 그것을 의지한다면 하나님을 향한 믿음이 무슨 소용이 있는가.

마이클 비클은 한국의 한 언론사와 인터뷰에서 "IHOP에서 일어나는 외적인 형상(예언 등)의 80%는 가짜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가짜인지 진짜인지 자신도 확신할 수 없는 것을 성경의 반열에 올려놓은 것이 그들의 예언이다.

- 신사도운동에 대한 연구와 문제제기는 장로교단에서 주로 진행하고 있다. 타 교단은 큰 반응이 없다. 교단마다 신학이 다르고 이단에 대한 기준도 다르기 때문 아닌가.

장로교는 바른 신학 정립을 강조해왔고, 비성경적인 이단을 분별하기 위해 교단 차원에서 노력해왔다. 문제는 다른 교단이 이단 문제에 관심이 있느냐는 것이다. 장로교 이외의 교단은 신학적으로 정립이 잘 안 되어있고, 개 교회 중심 성향이 강하다. 교단 차원에서 입장을 정리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단 연구가 상대적으로 약한 것이다. 이것을 장로교 신학만 신사도운동을 이단을 규정하고 있다고 해석하면 안 된다.

- 은사를 강조하는 교단도 있지 않나.

물론 은사를 다 부정할 수는 없다. 신사도운동과 오순절 계통의 성령 운동은 분명히 다르다. 방언을 연습해서 흉내 내는 가짜 은사, 성경적 근거가 없는 직통계시와 예언 등 극단적인 은사주의는 신사도운동의 대표적인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은사를 너무 강조하다보면 신사도운동 성향에 쉽게 빠져들 수 있다. 분별하기 위해선 바른 신학이 필요하다.

- 신사도운동이라는 개념을 모르고 신사도운동을 할 수 있나.

신사도운동의 맥락과 과정을 모르고, 집회 현장 등에서 나타난 현상과 체험을 경험한 뒤 무분별하게 받아들일 수도 있다. 뜨겁고 열정적인 '체험'을 했기 때문에 좋은 것이라 여기는 것이다. 신사도운동이 무엇인지, 신사도운동에서 나타나는 성향이 무엇인지 모르고 신사도운동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시대에 새로운 사도가 있다'는 것을 믿지 않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자신은 신사도운동이 아니라고 주장해도, 신사도운동의 사상이 담긴 용어를 사용하고, 그 역사적 맥락 안에서 활동한다면 신사도운동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신사도운동은 '빈야드운동'에서 온 것이다. 신사도운동의 역사를 아는 것이 중요한데, 이들의 사상이 이단적이 요소들로 가득하다. 피터 와그너와 IHOP도 '빈야드운동'에서 파생됐다. 스스로 부인하거나 몰랐다고 하더라도, 같은 뿌리에서 나온 활동과 사상을 따랐다면 신사도운동이라고 볼 수 있다.
   
 
  ▲ 박 목사는 "IHOP의 '24시간 기도운동'은 마이클 비클이 직통계시를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시작한 것이다"고 말했다. (IHOP 홍보 영상 갈무리)  
 
- 신사도운동이 교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신사도운동은 객관적인 말씀 해석이 아닌, 주관적인 적용을 강조하고 있다. 자의적인 성경 해석과 적용을 말하는 것이다. 자의적인 성경 해석을 기초로 했기 때문에 성경적이지 않은 사상과 용어를 확신을 갖고 사용하는 것이다. 현상을 보고 믿는 것과 성경 말씀을 깊이 공부하고 믿는 것은 다르다. 자신의 체험을 너무 확신하고, 나름의 논리에 근거해서 믿음을 세웠기 때문이다.

신비한 체험을 강조하는 것은 70~80년대 부흥사들이 강조한 '성장'을 위한 목회 기술과 같은 맥락이다. 말씀에 기초한 신앙보다, 양적인 성장을 강조하는 교회의 풍토가 신사도운동을 불러 온 것이다. 오랜 역사 동안 지켜져 온 객관적인 신앙보다 주관적인 체험을 진리 위에 두게 된 원인이다.

깊이 있는 말씀과 신학 없이, 무분별하게 체험을 강조하다 보면 신사도운동에 끌리게 된다. 이런 사람들은 바른 신학을 강조하는 학자와 목회자들을 '하나님도 모르고, 진리도 모른다'고 비난한다. 이런 사람들은 마치 자신들이 성경을 다 알고, 하나님을 더 가까이 이해하고 있는 것처럼 이야기한다. 자신들이 믿는 것이 '영적 말씀'이고, 목사들은 '육적 말씀'을 믿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말씀 자체가 영적인 것 아닌가. 이런 것들은 전형적인 이단 종교의 방식이다.

- 신사도운동 성향이 있다고 논란이 되는 단체들이 있다. 어떻게 보는가.

에스더기도운동본부에선 "한장총은 우리를 신사도운동으로 분류한 적이 없다"는 식으로 말한다고 하는데, 한장총의 이단상담소장인 나도 처음 듣는 이야기다. 그들이 사용하는 용어와 사상을 보면 그 성향 자체는 분명한 것 같다. 하지만 그것이 신사도운동을 의도적으로 실행한 증거라고 볼 수 없다. 앞에서 이야기했지만, 정확한 이해가 없어도 신사도운동에 빠질 수 있다.

자의적인 성경 해석을 근거로 반론에 재반론으로 이어지는 것은 좋지 않은 모습이다. 변승우 목사(큰믿음교회)와 한 매체에서 반론을 주고받은 적이 있다. 변 목사는 문제를 제기한 나에게 '이단 감별사', '이단 사냥꾼'이라고 부르면서 의혹을 모두 부인했다. 자기가 戀完� 주관적인 체험이 성경보다 더 큰 믿음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이후 변 목사는 이단으로 규정됐다.

신사도운동 성향이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면 전문가들과 상의하고 자문을 구하면서 문제가 되는 부분을 고쳐나가면 된다. 문제가 없다면 그것으로 신학적인 정당성을 증명 받는 것이다. 문제가 있었다면, 모르고 한 일이기 때문에 바른 신앙 운동으로 돌아서면 된다. 사람이 하는 일이 어떻게 완전할 수 있겠나. 실수가 있었다면 바로잡으면 된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