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선지학교로서의 본연의 가치를 재정립하는 일은 우리 학교의 사명일뿐만 아니라 가장 효율적인 시장전략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이른바 ‘작지만 강한’ 강소(强小)대학 전략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학교법인 한국침례신학원(이사장 성지현)은 지난 7월 12일 제96차 이사회를 열고 제13대 총장으로 배국원 교수를 선출했다. 이에 오는 9월 17일부터 시작되는 총회에서의 인준을 기다리고 있는 배국원 총장 선출자를 만나 인터뷰했다.

 
▲ 배국원 침레신학대학교 제13대 총장 선출자

신임 총장으로 선출된 것을 축하드립니다. 간단한 소감과 함께 개인적 ‘신앙 여정’을 소개해 주십시오

부족하기 그지없는 저에게 이 귀중한 사명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먼저 감사와 영광을 돌리고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신 수많은 목사님, 교직원, 학생, 성도님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4년 동안 최선을 다해 진심으로 기도하면서 학교와 교단을 위해 열심히 뛸 것을 약속드립니다.

저는 기독교 신앙이 돈독한 침례교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전국여전도회의 선구자였던 어머님 방호선 집사(후에 일본침례교 목사 안수)의 서원기도로 늦게 얻은 막내아들로서 기대와 사랑을 많이 받았습니다. 어려서부터 한국침례교의 1번지 교회라고 일컬어지는 서울침례교회에 다니면서 성경을 배웠고 특히 중고등부 시절 이른바 ‘왕의 사신단’(RA) 프로그램을 통해 뜨거운 복음적인 신앙과 사명감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오직 예수님만이 인류의 구원자이시며 십자가만이 구원의 길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배웠고 또 고백했고 침례를 받았습니다. 이러한 성경적이고 복음적인 침례교 신앙이 이후 저의 신학 여정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말씀하신 김에 ‘신학 여정’도 말씀해 주십시오

제가 기독교 복음 사역자로 하나님의 부르심을 강하게 느낀 것은 고등학교 시절이었습니다. 어머님의 권유로 연세대학교 철학과로 진학해서 먼저 신학을 위한 철학적 기초를 쌓았습니다. 이후 미국 Southern Baptist Seminary에 유학하여 신대원 과정을 공부하면서 침례교의 성경적이며 목회적인 신학을 잘 배운 다음, Harvard 대학에 진학하여 종교철학 전공으로 Ph. D를 받았습니다.

귀국한 다음에는 침례신학대학교에서 종교철학 교수로 봉직하면서 주로 신학과 문화와의 관계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하였습니다. 귀국 당시 유행하던 포스트모더니즘 논쟁에 신학자로 참여한 것을 비롯하여 종교다원주의 논쟁, 후기자유주의 신학 등에 관심을 가졌고 특히 최근에는 기독교와 과학의 문제를 흥미롭게 연구하고 있습니다.

신임 총장으로서 어떤 경영 철학으로 학교를 이끌어 가실 것인지요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학교가 정말 신학교다운 특성을 개발하고 정립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학교만의 교육적 개성이 분명히 확립될 때 하나님이 우리에게 부여하신 교육이념에 충실한 학생들을 배출할 수 있고 그것이 바로 우리의 경쟁력이 될 것입니다.

그 다음 중요한 것은 침례교신학의 정체성을 학문적으로 정립하는 일입니다. 침례교는 독자적인 신학이 없다는 말을 많이 듣는데 이는 아주 잘못된 해석입니다. 이제 우리 학교의 우수한 교수들의 지혜를 모아 한국침례교의 신학적 정체성을 체계적으로 천명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성경을 사랑하는 사람들’(the Bible-loving people)이라는 별명을 가진 우리 침례교인들의 성경적 진리관을 담은 신학을 정립하겠습니다.

그러한 경영 철학을 구현하기 위해 구상 중인 구체적 방안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요

제가 추구하는 침례신학대학교의 미래를 내적 변화와 외적 성장, 두 가지 면으로 요약해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우리 학교발전을 위한 내적 변화의 시작은 화합하는 학교, 아름다운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서부터 비롯됩니다. 지난 2004년 이후 우리 학교는 크고 작은 아픔과 어려움을 많이 겪어 왔습니다. 이제 교수들이 하나가 되고, 직원들이 한마음이 되고, 학생들이 하나로 뭉치는 것이야말로 학교발전의 가장 중요한 첫 걸음이자 가장 필요한 장기발전계획의 시작입니다. 나아가 교단 목사님들이 진심으로 축복하는 신학교를 만드는 것이 하나님이 저에게 주시는 가장 중요한 사명이라고 믿습니다.

외적 성장은 한 마디로 우리 학교의 지경을 넓히는 일입니다. 수도권 진출의 꿈을 이루도록 노력함과 동시에 사이버 캠퍼스 개념을 공격적으로 도입하려고 합니다. 대전이라는 지역의 한계를 넘어서서 전국 및 전 세계와 연결될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한 가지 더 우리의 지경을 넓히는 사업으로 구상하는 것은 다문화 선교를 위한 신학 허브(HUB) 프로그램입니다. 그동안 우리 교단은 수많은 선교사들을 해외로 파송하여 왔습니다. 이제 선교의 열매가 무르익으면서 많은 현지 젊은이들이 한국에서 신학수업의 기회를 갖기를 열망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선교사를 해외로 보낼 뿐만 아니라 현지인들을 우리나라에 불러와서 훈련시키는 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선교지의 젊은이들을 우리 학교에서 데려와 체계적으로 신학훈련 시키는 일종의 “신학한류”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제가 가진 꿈은 우리 대학교를 누구나 손꼽는 명문 신학대학교로 만드는 것입니다. 국내뿐만 아니라 아시아와 세계에서도 인정할 만큼 참된 신학과 영성을 가르치는 신학교로 만들겠습니다. 하나님의 선지학교로서의 본연의 가치를 재정립하는 일은 우리 학교의 사명일뿐만 아니라 가장 효율적인 시장전략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이른바 ‘작지만 강한’ 강소(强小)대학 전략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동두천 제2 캠퍼스 설립에 대한 생각을 말씀해 주십시오

동두천 제2 캠퍼스 설립 문제는 우리 학교의 가장 시급한 현안 중의 하나입니다. 그동안 도한호 총장님과 행정부가 수고하셔서 동두천 제2캠퍼스 사업을 진행시켜 온 것에 먼저 감사드립니다.

그러나 지난 해 교단총회에서 동두천 캠퍼스에 대한 정관변경안이 부결되는 등 이 계획에 대하여 많은 교단 목사님들이 재고할 것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학교 내에서도 이 사업을 근본적으로 다시 검토하는 대화의 장을 열어야 한다는 요구가 강합니다.

10월 15일 취임한 뒤 연말 혹은 연초에 도시관리계획 용역보고서가 나오기 전까지 수 개월간 시간적 여유가 있기 때문에 학교와 교단을 망라하여 동두천 캠퍼스 문제에 관한 열린 토론의 시간을 가지도록 하겠습니다.

총장으로 선출된 후 ‘종교다원주의자’라는 논란이 일고 있는데, 입장을 밝혀 주십시오

전혀 예상치 못했던 비방으로 인해 교단과 학교에 본의 아니게 심려를 끼쳐드리게 돼 죄송하기 그지없습니다. 10여년전 <불교평론>에 기고했던 논문이 시비의 단서를 제공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문제 삼는 논문의 제목이 “종교다원주의란 무엇인가: 그 역사적 배경과 현재”라는 지극히 객관적인 정보를 요하는 학술 논문이었으므로 그런 오해가 생기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않았습니다.당시 다른 신학자들과 불교학자들이 서로의 입장을 주고받는 특집기획 속에 저는 서두에 종교다원주의를 객관적으로 소개하는 임무를 맡았었기 때문입니다.

총장에 당선된 이후 우리 학교의 신약학 교수 한 사람이 위의 논문을 중심으로 저를 비방하는 광고를 계속 게재하였습니다. 처음에는 겸손히 기도하면서 기다렸지만 너무 비이성적인 공격이 계속되는 탓에 저도 8월 24일자 침례신문에 제 신앙과 학문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전면광고를 게재하였고 이를 통해 저에 대한 오해는 해소되었다고 믿습니다.

다시 한 번 반복합니다만 이런 비방에 관한 제 대답은 단 한 마디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저는 지금으로부터 근 50년전인 중학교 1학년 때 구원의 확신을 고백하고 침례를 받은 이후 단 한 번도 예수님 보혈의 공로 이외로 구원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거나, 말하거나, 글을 쓴 적이 없는 기독교인입니다. 저의 복음적 신앙고백에 관한 가장 분명한 증인은 지난 22년간 우리 학교에서 저의 강의를 들었던 학생들, 저와 대화를 나누고 설교를 들었던 동료들입니다.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면 해 주십시오

한국과 미국 그리고 세계 곳곳에서 사역하시는 모든 목회자, 선교사님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1세기는 교회의 목회와 선교 상황이 예전과 같지 않아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며, 그에 대항하여 많은 수고를 하고 계신 것으로 잘 알고 있습니다.

한국교회는 지금 분명히 위기상황을 맞고 있습니다. ‘위기’란 위험하긴 하지만 또 하나의 새로운 기회이기도 합니다. 한국교회는 현재의 위기를 극복할 충분한 역량과 인적 자원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님의 십자가는 수직과 수평, 두 축의 균형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한국교회가 하나님을 향한 수직의 끈을 꼭잡고 우리들의 이웃을 향한 수평의 끈을 아름답게 펼칠 때 우리는 오늘의 위기를 반드시 내일의 기회로 변화시킬 수 있으리라고 확신합니다. 우리 신학교가 앞장서서 하나님에 대한 신앙과 인간에 대한 신뢰를 다시 한 번 힘차게 선포하고 회복시키는 노력을 하겠습니다.

우리는 여러 목사님들의 뒤를 이어 복음을 선포하고 하나님 나라를 확장시킬 소중한 사역자들을 길러내는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우리 신학교를 진정한 하나님의 선지동산으로 만들기 위해 목사님들의 기도와 이해와 후원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늘 기도해주시고, 좋은 의견 많이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항상 열린 마음으로 여러분의 제안을 경청하고 적극 반영하여 기대에 부응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배국원 총장 선출자(60)는 연세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남침례신학대학원(M.Div.)과 하버드대학교 신학대학원(Th.M.)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한 후, 하버드대학교에서 박사학위(Ph.D.)를 취득했다.

1990년부터 침신대 신학과(종교철학) 교수로 재직해 신학과 학과장, 교무처장, 학생실천처장, 대학원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배 총장 선출자는 오는 10월 15일부터 4년간 제13대 총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이병왕 ⓒ뉴스미션


출처: USA 아멘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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