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기브와 무사라는 두 친구가 페르시아의 좁고 어두운 산길을 함께 걷고 있었다. 그런데 무사가 발을 헛디뎌 강물에 빠지고 말았다. 그러자 나기브는 망설임 없이 거센 강물 속으로 뛰어들어 무사를 구해 냈다. 무사는 그의 하인을 불러, 근처에 있던 바위에 이렇게 새기라고 명령했다.

"방랑자여, 바로 이곳에서 나기브는 무사의 생명을 구했다."

몇 달 후, 그들은 지난번 나기브가 무사의 목숨을 구했던 그 장소를 다시 지나게 되었다. 그들은 그곳에서 잠시 쉬다가 사소한 문제로 말다툼을 했다. 그러다 화가 머리끝까지 난 나기브가 주먹으로 무사의 얼굴을 때리고 말았다. 무사는 잠시 주춤거리더니 곧 일어났다. 그러고는 말없이 들고 있던 지팡이로 바위 옆에 펼쳐진 모래밭에 이렇게 썼다.

"방랑자여, 바로 이곳에서 나기브는 사소한 말다툼으로 친구 무사의 마음에 큰 상처를 입혔다."

곁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무사의 하인이 물었다.
"왜 친구의 영웅적인 행동은 단단한 바위에 새기면서 그 친구의 나쁜 행동은 겨우 모래 위에 써 놓습니까?"

그러자 무사가 대답했다.

"친구의 용감한 행동은 내 가슴속 깊이 영원히 간직할 것이네. 하지만 그가 입힌 상처는 모래 위에 쓴 글자가 지워지듯이 곧 내 기억에서 사라질 것이네.”

글ㆍ정용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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