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 ‘강남스타일’ 열풍을 몰고 온 가수 싸이(본명 박재상·35)가 ‘프리메이슨(Freemasonry)’ 연계 조직인 ‘일루미나티(Illuminati)’ 조직원일 것이라는 추측이 일부 개신교 신자들을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

프리메이슨은 16세기말 영국에서 시작된 세계시민주의적·인도주의적 우애(友愛)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로 알려져 있다. 프리메이슨은 실체가 없기 때문에, 종종 일부 ‘프리메이슨 존재 신봉자들’들은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는 거대 현상이나 미스테리한 사건들의 ‘배후’라는 음모론의 표적이 돼 왔다.

그런데, 왜 갑자기 싸이와 프리메이슨과의 관계 ‘의혹’설이 인터넷에서 번지는 것일까. 이른 바 ‘싸이 프리메이슨설’을 주장하는 이들은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수록된 싸이 6집 앨범 제목이 ‘6갑’이라는 점 △앨범 무늬가 일루미나티의 상징인 ‘호루스의 눈’과 유사하다는 점 △앨범에 일루미나티를 상징하는 인어 모양의 삽화가 그려져 있다는 점 △‘6갑’ 앨범 발매일 등을 근거로 삼는다.

지난달 초 ‘싸이 프리메이슨설’을 자세히 설명한 한 블로거의 글을 보면 “일루미나티의 상징들이 등장하자는 싸이의 앨범이 인터넷상에서 히트를 칠 조짐이 보이자, 저들(일루미나티)은 저들이 장악한 대중매체와 유명 연예인들을 동원해서 ‘강남스타일’을 전 세계적 트랜드로 바꿔 놨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 블로거는 지난 8월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싸이의 흠뻑쇼에서 싸이가 관객들에게 3만 개의 앨범을 선물하고서 공연도중 ‘호루스의 눈’ 모양이 그려진 앨범을 머리 위로 들어달라고 요구했다면서 이는 싸이가 일루미나티 조직원이라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고 주장했다. ‘6갑’이 3만개가 있으니 이 두 숫자를 곱하면 18이 되는데 이는 ‘6+6+6’ 즉, 프리메이슨의 상징인 ‘666’을 뜻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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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전체보기 한 블로거가 주장하는 '싸이 프리메이슨설'에 대한 증거들. 오른쪽 아래 사진은 싸이가 지난 8월 흠뻑쇼에서 관객들에게 자신이 선물한 앨범을 들어달라고 요구해 관객들이 응하는 장면. /출처=인터넷 블로그 캡처
싸이가 앨범 표지에 ‘숫자 6’을 나타내는 몸짓을 한 채, 일루미나티 상징인 ‘인어’로 형상화돼 있는 것도 의심되는 정황이라고 이 블로거는 분석한다. 또 ‘6갑’의 앨범발매일은 2012년 7월 15일인데 이 숫자들을 ‘일루미나티 수비학’으로 더하면 ‘2+0+1+2+7+1+5=18’이 되는데 이 역시 위의 경우처럼 ‘666’을 뜻한다는 것이다.

‘싸이 프리메이슨설’에 동조하는 상당수 네티즌들은 이 블로거의 주장에 공감하며 “사람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싸이에 열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네티즌은 “무섭네요…. 저 관중들은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싸이 요청대로 공짜로 선물 받은 기분에 좋아서 열심히 흔들어주는 거 같은데 싸이는 충분히 저 그림을 계획하고 팬들에게 CD를 공짜로 나눠준 것이지요. 솔직히 저 공연 간 팬들 중에 CD 산 사람들도 있을 텐데.. 저 그림을 만들기 위해 3만개나 자비로 푼 거죠. 수비학적으로도 정말 맞아떨어지네요. 앨범발매일이 666을 상징하는 거나 특히 낙원노래 부를 때 싸이 표정은 정말…”이라는 댓글을 달았다.

반면에, “어이구 여기 웬 음모론자들 나셨네! 싸이가 노리긴 뭘 노려요 이 사람들아..”, “뭐에요 이거???? 일루미나티??? 여기 이 사람들 왜 이렇게 진지해요??” 등의 댓글을 달며 ‘싸이 프리메이슨설’ 의혹 주장에 ‘터무니 없는 억측’이라는 반응도 많았다.

이에 대해, 싸이의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싸이 프리메이슨설’에 대해 “너무 황당하다. 처음 듣는 얘기다. 해명할 정도의 얘기도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프리메이슨·일루미나티란?
개신교에선 프리메이슨이 신이 ‘전 세계의 지고의 건축가’이긴 하지만, 이후엔 개입하지 않는다는 ‘이신론적(理神論的)’ 경향을 가진다고 판단해 불경시한다. 프리메이슨이 존재한다고 믿는 사람들은 G.워싱턴, J.먼로, T.루스벨트 등의 미국 대통령 18명과 모차르트, 베토벤 등의 음악가들, 골프 선수 아놀드 퍼머, 영국 수상 처칠 등이 모두 프리메이슨 조직원이었다고 주장한다.
가톨릭계 역시 대대로 프리메이슨 조직원을 파문하는 등 경원시했으며, 현재의 교황 베네딕토 16세 역시 바티칸의 교리수호성장 재직시였던 라칭거 추기경 시절에 “교회와 프리메이슨이 늘 양립할 수 없었으며, 프리메이슨 가입은 금지된다”고 못박았다.

‘광명(光明)’이란 뜻의 일루미나티는 계몽주의(Enlightment)의 영향을 받아 1776년 독일 바이에른에서 결성된 조직으로, 프리메이슨의 조직 모델을 따라 설립됐다. 현대의 프리메이슨이 상당히 대중적 조직으로 거듭나는 것에 반해, 일루미나티는 보다 은밀한 활동을 음지에서 펼치고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프리메이슨 수뇌부들이 일루미나티와 관련됐다는 주장도 있다. 영어판 위키피디아는 실제로 두 그룹의 멤버가 중복되는 것으로 기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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