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기독교유적지3,

조경현 ㆍ 2014-02-21 (금) 02:14


* 제주 답사 마지막 글입니다.

제주 기독교유적지3,

제주 답사 3일차이다. 우리팀은 성산에서 시작한다. 이른 아침을 먹고, 성산항으로 나가 우도행 가는 배를 기다려야 한다. 우도는 성산항에서 보일 만큼 가깝지만 결코 가까운 곳은 아니기에 배를 이용해야 한다. 시간은 약 20분 걸린다. 일행은 섬 중에 섬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잔잔한 흥미와 기대에 들떠있다. 가장 첫 번째 배를 이용하여 차량과 함께 탑승을 하여 우도에 닿았다.

우도는 자그마한 섬이지만, 제주와는 또 다른 풍광을 우리에게 보여주는 곳이다. 이곳을 걸어서 한 바퀴 도는 것도 여행에 재미를 더해 주는데, 봄이면 청보리밭을 지나면서, 유채꽃을 볼 수 있어 낭만을 더해 주는 곳이다.

그곳에는 두 개의 교회(우도교회, 우도제일교회)와 한 개의 천주교가 있으니 이미 복음화 된 곳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우리는 아쉽게도 그 교회의 역사를 들을 수 없었지만, 누군가에 의해 교회가 이곳에 세워졌고, 그곳에서도 매일 새벽에 기도하는 교인들이 있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겠다.

우도를 오전에 투어한 후에 제주 성산으로 나오려면 다시 배를 이용해야 한다. 성산항에서 다시 올렛길을 걷는 것도 제주 여행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제주 올렛길은 제주의 어떤 이가 스페인 순례자의 길(산티아고)을 걷다가 힌트를 얻었고, 돌아와서 만든 길이라 들었다. 제주인들의 말을 빌리면, 이 길이 만들어지지 전에는 관광객들이 극히 한정적이었지만, 이 길로 인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는 말을 귓전으로 들은 적이 있다. 말하자면 제주의 자연풍광을 느끼면서 걷는 컨셉이 대박 난 것이리라.

우리는 올렛길을 걷다가 승합차로 김녕의 만장굴(천연기념물 98호)을 들렸다. 제주에는 용암으로 인해 만들어진 굴이 약 130여개나 이른다고 한다. 그 가운데 만장굴이 가장 대표적인 곳인데, 길이가 왕복 약 2키로, 걸어서 2시간 정도 걸린다. 이 굴은 중국 곤명에 구향동굴에 비하면 그 규모나 크기가 지극히 작지만 나름 멋과 낭만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걷기도 한다. 게다가 부근에는 동굴 찻집이 있어 그곳에서 차 한 잔 마시면서 담소를 나누는 것도 여행의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만장굴에서 나와 조천으로 이동해 오면 이기풍 목사가 세운 조천교회가 있다. 이교회의 역사도 100년 정도 되는데, 제주에 오래된 성내교회, 성안교회, 동부교회, 금성교회, 대정교회, 모슬포교회와 역사적인 맥을 같이하는 교회여서 잠시 들렸다. 하지만 그래도 역사적인 교회를 꼽으라면 제주시에 있는 성내교회와 성안교회, 그리고 동부교회일 것이다.

여기서 잠시 대정교회와 관련된 한 인물을 소개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바로 이종도 목사이시다. 그는 이기풍 목사에 의해 전도를 받아, 청년시절 복음증거자가 되기 위해 평양장로회신학교로 유학을 떠났고, 신학교를 졸업한 후에 제주로 내려와 여러 교회를 섬기셨다. 당시는 목회자가 턱없이 부족한 시절이라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그는 대정교회로 자전거를 타고 예배 인도 하러 가다가 좌익에게 납치되어 생매장 당한 사건으로서 순교자가 되었다. 이때가 1948년 6월 정도였다.

제주는 아름다운 섬이지만, 나름 아픔과 깊은 상처가 있는 곳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건은 1948년 4월 3일에 일어난 반란사건으로, 좌익파들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약 14,000명의 아까운 생명이 희생을 당한 것이다. 이때 좌익파들은 기독교도 미제의 앞잡이라 하여 교인들을 무참하게 학살을 하였는데, 그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앞서 언급한 이종도 목사였던 것이다.

사실 제주는 복음의 불모지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지금은 매해 약 1,000만 명의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는 다고 하니 과거와 격세지감을 느끼며, 이기풍 목사를 비롯한 제주의 기독교를 위해 수고했던 인물들을 새삼스레 추억하고 싶다. 국제적인 섬, 세계 7대 자연유산의 명소, 제주가 이렇게 변했으니, 이제 제주의 기독교는 그 역할을 감당해야 할 것임에 공감한다. 제주, 이 땅에 100여 년 전에 주의 복음이 전래되었는데, 이제는 복음증거를 위하여 제주의 약 300여 교회가 힘을 모아 정진하길 바랄 뿐이다.

14 2 21(금) 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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