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멸망의 시작 코모두스, 그리고 문재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를 끝으로 ‘현제’로 일컬어지는 다섯명의 훌륭한 황제의 시대가 끝나고 그의 아들 코모두스가 로마 황제의 자리를 물려받는다.


코모두스 황제는 영화 ‘글래디에이터’의 주요 등장인물이었기에 우리에게는 비교적 익숙하다. 실제 역사에서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는 러셀 크로우에게 제위를 물려줄 생각을 하기는 커녕 죽기 삼 년 전부터 코모두스를 공동황제로 삼았고 전선에서 죽는 순간까지도 망나니였던 코모두스를 황제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


코모두스의 치세를 시작으로 팍스 로마나의 시대는 끝나고, 로마제국은 점차 정치적, 군사적, 재정적 우위를 잃고 쇠퇴해 멸망의 길을 걷는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1. 적 앞에서 부르짖는 평화


아버지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전선에서 죽었다는 소문이 퍼져 황후가 다른 남자에게 붙어 황제로 추대할 만큼 게르마니아 전선에서 오래 머물렀지만, 아버지가 죽자 코모두스는 얼른 게르만족과 평화협정을 맺는다.


당시 로마제국의 무력이 게르만족을 압도했다는 사실에는 역사가들 간에 이견이 없다. 충분히 전선을 유지할 수 있고 또 유지해야만 하는 상황에서 ‘평화’를 명분으로 화친을 해버린 것이다.


실제 로마 복귀 후 코모두스는 자신이 이루어낸 ‘평화’를 대대적으로 홍보한다. 마치 자신이 로마를 전쟁의 소용돌이에서 구해냈다는 듯이... 마치 자신이 그 어려운 상황에서 평화를 이끌어 냈다는 듯이...


그러나 인류 역사상 언제나 그래왔듯이 “적과의 대화와 협약”은 의미가 없었고, 평화는 환상에 불과했다. 로마의 선대 황제 모두가 야만족들과 싸워왔고, 코모두스 이후로도 제국이 멸망할 때까지 그 전쟁은 끝나지 않는다. 코모두스는 그 어떤 평화도 이루어내지 못했다. 선대가 이루어놓은 우위를 바탕으로 적 앞에서 비겁하게 물러섰을 뿐이다.


2. 인사 재앙


코모두스는 자신의 오랜 측근인 서테루스에게 황제의 인장을 주고 원로원을 관리하고 원로원과 소통하는 로마에서 황제 다음으로 중요한 역할을 맡긴다. 그러나 서테루스는 노예출신의 그리스인이었다.


평등이니 인권이니 노예제니 하는 현대적 생각은 접어두자. 노예출신이 황제의 인장을 찍고 자신들과 동등하거나 심지어 더 높은 지위에 있는 상황을 원로원의 귀족들은 참을 수 없는 모욕으로 받아들였고, 황제와 원로원의 사이는 더욱 더 멀어졌다. 당연히 국사가 제대로 진행될 리가 없었다.


서테루스가 죽자 코모두스는 클리앤더라는 또 다른 해방노예에게 그 자리를 넘긴다. 애초에 몇몇 자기 측근에게 권력을 쥐어주는데 너무 집중한 나머지 주변의 시각이나 국정운영은 코모두스의 관심사가 아니었다.


물론 서테루스를 죽인건 클리앤더다. 클리앤더는 원로원을 자격없는 자기 측근으로 채우고 매관매직을 했으며 로마를 향하는 곡물을 빼돌리는 등 국가를 혼란에 빠트리다가 코모두스 암살시도에 연루된 죄로 처형된다. 친분관계, 무자격, 권력투쟁, 범죄, 반역이 코모두스의 인사의 전부였다. 나라를 혼란에 빠트리는 것이 목적인 인물들을 중용한 대가는 참혹했다.


3. 퍼퓰리즘


대중의 인기를 얻는 것은 사실상 코모두스가 유일하게 노력을 기울인 부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로마에서는 인기가 곧 권력이었다. 검투경기를 반복적으로 개최하고 현금을 길거리에 뿌리는 등, 코모두스는 오로지 민중에게 돈과 즐거움을 먹여 지지율을 얻는 것에만 신경을 썼다.


당연히 국가 재정은 관심사가 아니었다. 검투경기를 개최할 돈이 없으면 대중에게 공표부터 해놓고 원로원에게 돈을 내라고 미루기도 했다. 급기야 직접 검투사 옷을 입고 실제 검투경기에 나선다.


검투는 노예 검투사들간의 싸움으로 여겨졌기에 황제가 검투사 옷을 입고 경기에 나서는 것은 황제가 대중에게 내려가 눈높이를 맞추는 파격행보로 여겨졌다. 동시에 지켜야할 최소한의 법도조차 지키지 않는 역겨운 행위로 비춰지기도 했다.


코모두스는 검투시합에서 승리를 보장받기 위해 상대 검투사에게 날이 없는 검을 주거나, 심지어 멀리서 보는 관객이 알아보기 힘든 것을 이용해 검투사가 아닌 노인이나 장애인을 상대로 싸웠다고 전해진다. 코모두스는 통치보다는 그저 쇼를 벌여 민중의 관심을 끄는데만 집중했던 것이다.


#. 글에 문재인은 언제 등장하냐고? 이미 다 나왔다.



글 출처: 이재홍님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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