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을 깨우며
달려가는 길
눈 덮인 고갯길
유난히 반짝이는 종탑 위 십자가
조용히 한 해를 회개합니다.

세월의 무게만큼
켜켜이 쌓인 죄
사랑하기보다 미워한 적이 많고
이해하기보다 섣불리 판단한 적이 많고
조용히 경청하기보다 가로막은 적이 많고

베풀기보다는 인색함이 앞질러 갔습니다.
남의 잘못에는 엄격하고
나의 잘못에는 관대했습니다.

남의 고통에는 우둔했으며
나의 고통에는 민감했습니다.
하지 말아야 할 행동 했으며
가지 말아야 할 곳에 갔으며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했으며
하지 말아야 할 생각을 거듭 거듭했습니다.

이제
살아갈 날도 많지 않은데
죄의 무게가 너무 무겁고
죄의 두께가 너무 두텁습니다.

돌아보면 온통 힘든 사람들 뿐인데....
고개 한번 안 돌리고
외면한 삶이었습니다.

손 한번 내 밀면
잡아줘야 할 사람 많은데
주머니에 갇힌 차디찬 손이었습니다.

내 가정, 내 자녀, 내 자신만 생각하며
그게 전부인줄 알고 살았습니다.
사랑할 수 있는 사람만 사랑하는
그런 삶이 무슨 큰 의미가 있겠습니까?

거리에서,
삶의 현장에서
가난으로 웅크린 자의 가냘픈 손
눈감고 지나치며 외면했습니다.

사랑해야 할 사람 많은데
보듬을 곳 많은데
새해에는 외면하지 않게 하소서
작은 일에도 감동받는
뜨거운 가슴 안고 살아가게 하소서

아무도 살아본적 없는 새해를
감사하는 마음으로
설레이는 마음으로 살아가게 하소서

아~멘


- 옮긴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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