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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결혼반지 

 

 나는 아버지가 쉰 되던 해 태어났습니 다.

말 그대로 늦둥이인 나를 부모님은 끔찍이도 아끼셨습니 다.

”어이구 이놈 커서 장가갈 때까지는 살아야 할 텐데…”

 하지만 다 늙어 얻은 아들 업어주랴,

논밭에 엎드려 허리 휘도록 일하랴,

늘 허덕이는 부모님은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기도 전에

차례로 세상을 뜨셨습니다.

 

 그때부터 늦동이 뒷바라지는

큰형님 내외의 차지가 돼버렸습니다.

큰형 내외는 시장모퉁이에 있는 손바닥만한 가게에서

야채를 팔고 꽁보리밥과 국수로 끼니를 때우며

나를 대학공부까지 시키셨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장교로 입대한 나는

결혼을 약속한 사람과 함께 큰형님 내외를 찾아

갔습니다.  
   

“나한테는 부모님 같은 분들이야.인사들여.”

 어렵게 공부를 시켰으니 이제 조카들 등록금쯤은

 책임져야 마땅한 동생이 결혼을 하겠다니

실망이 크셨을 테지만,

두 분은 사랑에 눈먼 동생의 앞길을 그저 축복해 주셨습니다.

전방 근무중이라 이런저런 준비도 할 새도 없이 맞이한

결혼 식날.  
  

 큰형님 내외와 전투복을 입은 채 달려온

전우들의 축복 속에 식이 시작 되고

굳은 서약의 징표로 반지를 나눠 낀 뒤,

주례사가 이어 졌습니다.

“예, 방금 신랑 신부가 나눠 낀 사랑의 반지는

어려운 가운데서도 동생을 훌륭하게 키워낸

큰형님 부부의 결혼반지를 녹여서 만든

것입니다.” 
  

가난한 시동생을 위해

어버이보다 더 깊은 사랑을 배푼 형과 형수 이야기가

 흘러 나오는 동안 결혼식장은

눈물바다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때 나는 눈물을 삼키며

다짐했습니다

  
결혼반지를 녹여 다시 굳혀낸

형님과 형수님의 그 뜨거운 사랑을

죽어도 죽어도 잊지 않겠다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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