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재 박사의 성서 건강학] 대장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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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와의 FTA 문제가 오랜 논의 끝에 타결된 모양이다. 필자가 다녀 온 캐나다는 분명 자동차 산업과 같은 중공업보다는 농축산업과 같은 1차 산업이 발전한 나라이니 자동차를 파는 회사는 신이 날 것이고 농축산업에 종사하는 분들은 울상일 것이라는 짐작은 뉴스를 통해서 확인한 바대로다.

육류가 싼 값으로 식탁에 오르겠지만 축산업 도산이 우려된다는 뉴스와 상관없이 이제 분명 더 많은 분들이 육류를 소비하게 되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2012년 통계에 따르면 국민 1인당 육류소비가 연간 44㎏에 이르러 거의 육식국가가 된 듯한 기분이다.

양질의 단백질이 전 국민에게 원활히 공급되어 국민건강지수를 끌어 올린 것은 틀림없지만 우려되는 것은 대장암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육식을 주식으로 하는 미국을 위시한 서구 국가들의 경우 대장암이 항상 상위권에 포진하는 것을 보면 분명 육식과 대장암은 그 관계를 뗄 수 없을 것 같다.

대장은 소장에 비해 길이가 현저하게 짧다. 다만 그 직경이 소장보다 크다. 소장의 기능이 소화와 흡수라고 하면 대장의 기능은 대변 만들기라고 보면 된다. 6∼7m의 긴 소장 여행을 통해서 우리 몸에 필요한 양분이 거의 다 흡수되고, 흡수될 수 없거나 흡수할 필요가 없는 물질들이 대변이 되어 배설되는데 그 과정의 핵심은 수분흡수다. 실상 수분 흡수의 양으로 보면 소장에서 더 많이 이루어지지만 흡수율이 대장에서 더 높다는 이야기다. 즉, 하루에 약 1.5ℓ의 수분이 대장으로 넘어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 중 90% 이상이 흡수되고 나머지 10%(100㎖ 내외) 정도가 대변을 통해 배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장의 다른 큰 특징의 하나는 그 안에 많은 균이 서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소위 일반인들이 대장균이라고 일컫는 균을 말한다. 그 수가 사람의 몸을 구성하고 있는 세포 수보다도 무려 10∼100배에 이른다고 하니 가히 ‘사람은 균의 바다 위에 산다’는 어느 미생물학자의 말이 생각난다. 이 균들은 우선 인간에게 직접 감염을 통해 만날 수 없는 균들에 대한 면역력을 키워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말하자면 예방주사와 같은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또한 우리가 먹고 남은 음식을 먹고 살면서 인간에게 유익한 물질을 남기는 소위, ‘공생관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실례가 유산균으로 한국 사람이 즐겨 먹는 김치 속에 풍부하게 살고 있는 것은 상식적으로 독자들이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공생관계로 좋은 물질만을 인간에게 주는 것은 아니다. 대변의 냄새가 그를 증명해 준다. 실제로는 대부분의 균들이 부패균이어서 먹고 남은 음식을 부패시키기 때문에 숙주인 인간에게 결코 좋을 수 없다는 것이 문제다.

대변 냄새의 주종이 단백질이 부패될 때 발생하는 냄새인 것으로 보아도 금방 이해할 수 있는 사실이다. 부패균과 인간이 공생한다고 이야기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대장암의 절반이 맨 끝 부분인 직장에서 발생하고 균이 없는 소장에는 거의 암이 생기지 않는다는 사실만으로도 대장암은 대장균과 관계가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필자에 의한 흥미로운 실험의 결과는 건강을 위해 다량의 비타민C를 복용한 경우 병원성을 나타내는 대장균이 현저하게 줄어들고 비병원성 대장균이 늘어난다는 사실을 보여 주는데 이는 비타민C의 정기적 복용이 늘어나고 있는 대장암에 대한 대비일 수 있음을 보여 주는 중요한 단서라는 생각이다.

지나친 단백질이 부패돼 대장건강을 위협하는 것처럼 우리의 신앙도 지나친 욕심이 하나님과의 영적 교통을 위협한다는 생각을 해본다. 무엇이든 지나치면 탈이 난다. 건강한 신앙, 건강한 몸을 잘 유지하는 크리스천이 되자.

<서울대 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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