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바이런 


우정이든 사랑이든

우리의 공감을 불러일으켜 줄 때

진실이 언뜻 바라보이는 눈 속에 엿보일 때

그 입술은 보조개나 미소로

속일 수도 있으나

애정의 증거는 한 방울의 눈물에 나타나 있다


미소라는 것은

증오나 공포로 가면을 씌워

단지 위선자의 간계일 때가 많거든
.
속마음 드러나는 눈이

잠시 한 방울 눈물로 흐려져 있을 때는
,
나에게 띄워 다오 그 부드러운 한숨을
.

따사로운 자비의 빛은 
이 세상에 사는 우리를 바라보고

유감된 일을 해서는 안된다고 영혼이 나아갈 길을

밝게 비쳐주네
.

연민은 이 미덕이 느껴지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녹아들어서

그 미덕의 이슬이 한 방울의 눈물이 되어 흘러내린다
.

휘몰아치는 거센 바람에 돛을 세우고

밀려드는 파도를 헤치며

대서양에 배 띄어야 하는 비운의 뱃사람

쉬이 그의 무덤이 될

바다 물결 위를 굽어볼 때엔

남색의 파도는 한 방울의 눈물과 더불어

찬란하게 반짝인다
.

내 그리운 청춘의 무대여
,
우정과 진실의 보금자리여
,
고향에서 나는 쉬 흐르는 세월을 잊어버리고

사랑, 사랑 내사랑
.
흐르는 줄 모르던 그곳은

내 고향
.

그 고향 떠나는 쓰라린 이 마음 못내 서러워

다시 돌아서 보는 내 마지막 눈길엔

정든 뾰죽탑마저 보이지 않았노라

눈에 괸 한 방울 눈물에 가려
.

나 이제는 다시 나의 맹세를

사랑하는 메어리에게

내 한때 그토록 사랑했던 나의 메어리에게 퍼부을 수는 없어도

그리운 정자 그늘에서

사랑스런 그녀가 한 방울의 눈물 흘리며

내 맹세에 답해 주던 그 때를 나는 지금도 기억하노라
.
 

한 방울의 눈물로
.
그 여인 지금 다른 품에 안겨 있어도

길이길이 행복을 누릴지어다
.
메어리 그 이름을 내 마음은 여전히 존경해야 하느니라
.
지난날 나의 것으로 생각한 사람일랑

한숨에 띄워 버리고


그녀의 거짓은 용서하라

아아, 그대 나의 마음의 벗들이여
,
내 지금 그대들과 헤어지고자

내 이 가슴엔 하나의 벅찬 희망이 솟아오른다
.
 
만일 우리 이 시골집에서
다시 한번 만나는 날 있다면

헤어질 때처럼 우리 다시 만나리

한 방울의 눈물로
.
나의 이 영혼이

밤의 나라로 날아갈 때

나의 몸은 관 위에 늬여져야만 하고


그대 혹시

나를 태운 재가 다 깨끗이, 사그라져 버린

무덤가를 지나가게 된다면

오오, 그대여

무덤의 흙을 젖게하여 주어요
.


한 방울의 눈물로
.
나의 이 장엄한 비애는

허영의 자식들이 세워주는

대리석인가 무언가는 어쨌든 잘 어울리지는 않는 것
.
꾸며진 명성으로

나의 이름을 장식하지 말지어다
.
내 구하는 모든 것, 내 원하는 모든 것,
그것은 한 방울 눈물뿐. 



 
 

'문학/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느날 나의 사막으로 그대가 오면 / 유하  (0) 2009.10.17
가을 바람/이해인  (0) 2009.09.27
우리가 어느 별에서/정호승  (0) 2009.09.10
가을이 오신다기에  (0) 2009.08.31
아끼고 아낀 한 마디  (0) 2009.08.31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