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처럼...
아침 햇살에 반짝이는 투명한 이슬을 보았는지요.
두 발은 있으나 날개 없는 짐승
날고 싶은 날, 바람은 어디로 불지 모르지요.
때가 오면 이슬로 지는 것을 압니다.
독을 스치고 꽃을 지나온 어느 아침
철 지난 사랑과 분노도 얼마쯤 들어 있겠지요.
젖어 떠돌다 바람 잦아드는 날
먼 하늘 별 반짝이는 시린 자리
한데만 찾아 떠돌이 아침을 맞겠습니다.
때로는 새벽바람이 안내하는 대로
벌 나비 찾지 않는 찬 꽃잎에도 들겠습니다.
대롱대롱 하늘 끝에 매달린 아침
당신 발끝에 차여 더 낮은 곳으로 들것입니다.
한 알의 곡식이 되거나 달콤한 과일이 되어
당신을 만나면 좋겠습니다.
목마른 당신에게 한 바가지 샘물이면 합니다.
국화 향, 바람꽃 앞에 선
당신의 눈물이었으면 더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침묵으로 흘러 보이지 않는 곳
한 톨의 씨앗을 싹 틔우고 바람과 햇빛을 만날 때
또 무엇이 되어 당신을 찾아갈지요.
누가 알겠습니까?
훗날의 일을,
나는 투명하게 당신을 품고 반짝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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