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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말이 참 듣기 싫다

오늘 아는 사람 몇 분과 저녁식사를 같이 했다. 식사 중에 자연 교회 이야기가 나왔다. 최근 큰 실수를 한 목사님의 이야기도 같이 곁들여 나왔다. 그리고 그 중의 한사람이 ‘목사도 사람인데….’라고 하며 장황하게 그 목사님에 대한 변명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내가 대번에 얼굴을 붉히며 한마디했다. “목사는 사람이지만 변함없이 목사는 목사랍니다.”

‘목사도 사람인데…’라고 하는 말은 주로 목사가 하지 않아야 할 일을 했다거나 파렴치한 일을 저질렀을 때 동정하며 하는 말이다. 맞는 말이다. 목사도 틀림없이 사람이 맞다. 그러나 아무리 그리 말해도 목사는 목사다. 그렇다고 사람이 아니라는 말은 결코 아니지만 목사는 목사다. 분수에 있어서 분모가 같은 수의 분모는 큰 의미가 없다. 예를 들어 4분의 1이나 4분의 3에 있어서 4라는 분모는 똑같은 4이기에 그 값은 1이나 3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무슨 말이냐 하면 목사도 사람이고 집사, 장로, 성도도 사람이라면 모든 사람의 공통분모가 되는 사람에 촛점을 맞추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는 말이다. 사람이라는 만인 공통의 공통분모를 빼고 남은 분자 즉 그가 누구냐고 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것이다. 똑같은 사람이니 동정하며 면죄부를 주겠다고 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목사이기 때문에 달라야 한다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말이다.

즉 목사는 목사이기 때문에 목사로서의 인격이 있어야 하고, 장로 집사 권사는 장로 집사 권사로서의 품위가 있어야 하며, 신자든 불신자든 그 인격으로서의 교양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목사든 장로든 집사든 권사든 성도든 누구를 막론하고 그 신분에 걸맞는 신앙과 인격과 품위와 교양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목사도 사람인데라든지 장로도 사람인데라고 얼버무릴 일이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만일 목사가 잘못하면 목사로서 잘못한 것이기 때문에 질책을 받아 마땅한 것이지 목사도 사람인데라고 어영부영 넘어 갈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람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고 하는 것만큼 무책임한 일도 없는 것 같다. 성도는 성도로서의 본분이 중요하고, 목사는 목사로서의 본분이 막중하다. 이것만 망각하지 않으면 교회는 지금보다도 한층 더 성숙한 능력을 가질 테고, 세상은 한결 더 정직하고 깨끗하며 아름다운 세상이 될 것이다.

내가 열이 나서 이렇게 열변을 토하는 바람에 ‘목사도 사람인데…’라고 말한 사람이 잠시 머쓱해지고 분위기가 썰렁해졌지만 아무리 그래도 난 ‘목사도 사람인데…’라고 하는 말이 제일 듣기 싫다. 꼭 ‘목사는 목사이어야 한다’라는 말만 듣고 싶다. 아울러 장로는 반드시 장로여야 하고 집사는 반드시 집사여야 한다는 말을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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