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의 본성
십자가를 기독교의 상징으로 삼은 데에서
예수가 사람의 아들
이라는 혁명적인 의미가 또렷하게 드러난다.
정신과 육체를
깔끔하게 갈라놓는 데 익숙한 세상에서
예수는 신과 인간을
교차시키는 접점으로서의 구실을 톡톡히 한 것이다.
그래서 예수는
신인 동시에 인간인,
너무나 자연스러운 이중의 본성을 갖는다.
인간은 수직의 직선을 통해 하나님과 맞닿는 반면,
수평의 선은
인간과 인간의 관계를 나타낸다.
그러나 두 경우 모두 관계가
자연적으로 주어진 것이 아니라, 선택의 문제다.
하늘과 땅이
교차하는 그리스도의 이중적인
본성을 통해 우리는 자연이라는
주어진 숙명을 극복한다.
십자가에는 유토피아의 차원이 담겨 있다.
플라톤에게 정신의
세계가 인간은 범접할 수 없는 절대적인 빛이었다면,
십자가는
하늘과 땅이라는 두 영역이 언제나
동시에 현존한다고 이야기
한다.
하늘과 땅이 우리를 이루는 두 부분이며,
우리의 이중적인
본성이라고 말이다.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뤄지소서!"
-'당연하고 사소한 것들의 철학 / 마르틴 부르크하르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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