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목사가 버릴 수 없는 3가지가 있다.

 

1. 사명

하나님께 받은 사명을 버리는 순간이, 목사의 생명이 다하는 순간이다.

너무나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것은 분명하다.

 

2. 신분

목사라는 신분을 벗어버리기란 쉽지 않다. 또한 그 신분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한국에서는 장사를 하기도, 오토바이를 타고 음식을 배달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이 신분으로는 하나님 말씀을 전하는 것이 유일한 밥벌이인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3. 가족

가족도 버릴 수가 없다.

목회 현장이 아무리 힘들고, 진리에서 어긋나고, 부정과 불법이 난무해도

처자식 때문에 울며울며 그 자리를 지킬 수밖에 없다.

작금의 한국교회에서는 사명도, 신분도 가족 앞에서는 우선이라 말하기 쉽지 않다.

독자를 제단에 바치는 아브라함같은 신앙을 설교하면서도

내 자식을 사지로 내몰기는 쉽지 않다.

 

친구들이 찾아와 꾸짖기도 하고, 충고하기도 한다.

이렇게.....

 

부목사는

때론 불의한 명령 앞에서도 굽신해야 한다.

참고 참아서 훗날 강단에 서는 날,

그렇지 않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아이들은 목사인 아빠가 거짓말하지 않는 줄 안다.

아이들은 목사인 아빠가 불의와 타협하고

살아남기 위해 물질과 타협하고,

자식들을 위해 비굴을 참으며 사는 줄

모르고 있다.

 

가족들에게 더 많은 상처를 안길 수가 없어서

비겁해지고, 나약해지고, 눈치보면서

물질적 유혹에 손이 흔들리고,

정치적 협상에 마음을 팔고,

살아남기 위해 배신도 서슴치 않음을

모르고 있다.

 

하나님의 뜻에서 한 없이 벗어났어도

내 자식들을 거리의 제물로 바칠 수 없어서

가지 말아야 하는 길을

울면서 가기도 한다.

 

주님만 바라보며, 주님께만 헌신하여야 한다는

원초적 다짐은

목회 현장에서 한장의 검은 재로 변해버린다.

 

담임목사의 종, 담임목사의 노예,

담임목사의 가면이 되어 살아간다.

 

그분이 부당해도 정당하다고 해야 한다.

그분이 틀렸어도 맞다고 해야 한다.

그분의 말은 곧 법이요,

그분의 법은 곧 실행되어야 한다.

그분보다 잘 해도 안 되고,

그분보다 잘 나도 안 된다.

그분보다 은혜를 많이 끼쳐도 안 되고,

그분보다 실력에 뛰어나도 안 된다.

그분보다 인기가 있어도 안 되고,

그분보다 영향력을 끼쳐서도 안 된다.

 

그래서 최선을 다하라는 말대로 했다간 큰일난다.

부목사에게는 담임목사의 눈 밖에 나지 않을 정도로 하라는 말로 알아들어야 한다. 

 

목사는 설교로 살고 죽어야 한다는 말대로 했다간 큰일난다.

설교는 수준이 낮고 형편없어서 담임목사보다 못하다는 말을 자주 들어야 한다.

 

목사는 기도로 살고, 뛰어난 영감을 유지해야 한다는 말대로 했다간 큰일난다.

종처럼 기도하고, 영감으로 알아도 모르는 척하며 살아야 한다.

 

그런 부목사가 담임목사가 되고 나서는 이제부터는 장로들에게 잘 보여야 한다.

적당히 타협할 줄도 알고,

적당히 인간적이면서,

적당히 눈 감아 줄 줄 알고,

쉽게 가는 방법도 알아야 하고,

살아남기 위해, 교회를 지키기 위해

그만 둔다는 말도 쉽게 해서는 안된다.

 

모리아산에는

진짜 예수를 못 박고

진리를 묶어놓고

가족들 손 잡고 내려오면 된다.

 

예수만 바라고 살다간 큰일 난다.

인맥을 늘리며 살 줄 알아야 한다.

신앙심으로 살다간 큰일 난다.

가장이 되는 순간, 모든 것을 버릴 줄도 알아야 한다.

 

라고 친구들은 말한다.

 

그렇게 살 수 있는 친구들이 부럽다.

 

원래

예수가 걸인이었던 것처럼,

걸인으로 사는 게 목사의 삶이 아닌가?

원래

예수가 옳은 선택으로도 죽임을 당했던 것처럼,

죽기위해 사는 게 목사의 삶이 아닌가?

원래

예수가 성전을 등지고, 광야의 길을 걸었던 것처럼,

거리에서 장사를 해도 길이 아닌 곳을 걷지 않는 게 목사의 삶이 아닌가?

 

주님이 함께 걸어오신 길이 아닐까봐

나는 그게 두려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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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만에 내린 엄동설한에

아이들 손 잡고 거리로 나온 후

그때부터 두눈을 깜빡거리기 시작하는 아들 녀석을 보며......


출처: 창골산봉서방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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