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성교회 “교회 흔드는 세력, 단호히 대처” 의지 밝혀


대형교회 세습이라는 비판 속에 부자 간 담임목사직 대물림에 성공한 왕성교회(담임 길요나 목사, 원로 길자연 목사)가 최근 교회 내부에서 일어나는 분란에 대해 강력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왕성교회 당회가 교회를 흔드는 세력에 대해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21일 밝혔다.ⓒ뉴스미션

“소수의 불만세력, 괴문서로 허위사실 퍼뜨려”

왕성교회가 21일 교회 홈페이지에 ‘성도 여러분께 알려드립니다’란 제목의 공고문을 띄웠다. 공고문에서 왕성교회 당회는 “교회의 거룩한 일치와 연합을 깨뜨리려는 반(反)성경적 위해행위에 대해 단호히 대처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당회는 길요나 담임목사 부임 이후 교회가 안정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는데, 소수의 불만세력이 허위 사실을 퍼뜨려 교회를 흔들고 있다며 14일 회의를 통해 이 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당회는 “교회 안에서 익명의 괴문서를 유포한다든지, 한국교회를 흔들려는 외부세력과 연대하여 인터넷 상으로 교회에 대한 허위 사실을 퍼뜨리는 일들을 자행하고 있다”며 “실로 복음 전파와 교회의 사명 감당을 가로막는 결과를 초래하는 심각한 위해(危害)행위”라고 일갈했다.

이어 “성도들은 불손한 의도와 목적을 가지고 괴문서를 유포하거나 허위 및 왜곡된 비방을 일삼는 자들에게 현혹되지 말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익명의 ‘괴문서’는 교회 재정 공개 요구한 ‘호소문’

왕성교회가 이 같은 강력 조치를 시행하게 된 데는 길요나 목사의 청빙과 부임 과정에서 불거진 교회 내 분란과 관련된 것이다.

교회 당회가 말하는 ‘괴문서’는 교회 내 일부 성도들이 교회 재정과 헌금 내역, 사무 처리 과정을 공개할 것을 교회 측에 촉구하는 익명의 호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문서에서 이들은 신림동 왕성교회와 과천 왕성교회를 포함해 교회 부채가 수백억 원에 달하고 있지만, 당회장과 재정 담당자들이 이 같은 사실을 성도들에게 정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문서에서 교회가 지고 있는 은행권 채무와 이자 등 구체적인 액수도 공개했다.

이들은 “교회 부채는 성도들의 부채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모든 성도들이 알아야 하고 당회나 공동의회를 통해 우리 교회의 부채 현황을 짚어 해결 방안 및 앞으로 진행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며 “이는 교회와 어느 특정한 사람을 폄하하거나 해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왕성교회의 진정한 부흥을 위해 교회를 돌아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왕성교회를 다니다 얼마 전 교회를 옮겼다는 한 교인은 “호소문은 교회 부채에 심각성을 느낀 교회 성도들이 교회 재산을 확인하고 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짚어가는 물음이었다”며 “교역자와 당회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진지한 답변을 성도들과 함께 갖고, 비판적인 물음도 수용하는 태도와 입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당회, 정관 제정으로 교인 엄격 통제

하지만 왕성교회는 성도들의 이 같은 주장에 역행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모 언론 보도에 따르면 왕성교회는 최근 교회 정관을 만들어, 개인이 교회 재정 장부를 보려면 ‘공동의회 출석 인원 2/3 이상, 당회원 절반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는 엄격한 조건을 달았다. 자신의 헌금 내역을 볼 때도 당회장 허락이 있어야 한다.

또 당회 치리권을 대폭 강화해 노회와 총회의 재판 결과와 상관없이 당회의 결의가 있으면 교인의 지위를 박탈하고 출입을 금할 수 있는 조항을 만들었다. 당회가 말하는 소위 ‘불만세력’을 제재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교회는 해당 정관이 공동의회를 거쳐 교인들의 절대 다수 찬성으로 통과된 것이니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공동의회에 참석했다는 한 성도는 "한 사람만 거부하고 나머지 모든 성도가 찬성해 정관을 통과시켰다. 괴문서 내용의 오류도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왕성교회가 일부 교인들에 대한 엄격한 제재 조치를 시행한 가운데, 교회 내 일각의 의혹과 분란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윤화미 ⓒ 뉴스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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