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계절마다
그 계절을 대표하는 과일이 있지요.
예컨대
봄에는 체리와 딸기,
여름에는 수박과 참외와 포도,
그리고 가을에는
사과와 배와 대추와 감,
겨울에는
귤, 오렌지, 오로브랑코 등
물론 요즘에는
농사법과 재배법이 발달하여
웬만한 과일은 계절에 관계없이 출하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가운데서도
정겨운 우리네 고향을
대표하는 과일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감이죠.
예전에
집집마다, 혹은 동네 어귀에
높다란 감나무가 한그루씩 있었지요.
그리고 가을이 되면
빨갛게 익어가는 감나무는
보기에도 먹음직했을 뿐만 아니라
깊어가는 가을의
고향 마을을 더욱 정겹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높다랗게 달린
감을 따기 위해 장대를 들고
감을 따려다가 고개가 빠질 뻔한 일들,
떨어지는 감을
두 손으로 잡으려다 놓쳐서
땅바닥에 떨어진 감을 바라보고 아깝게 입맛 다시던 일,
까치나 까마귀가 날아와서
감을 쪼아 먹던 것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던 일,
초겨울,
아직도 달려있는 감에
눈이라도 내리면 신기하게 바라보던 일은
시골에 살던 사람에게는 눈익은 풍경일 것입니다.
그런데 LA근교에서
감나무를 보신 적이 있나요?
그것도
그냥 감나무가 아닌
대규모의 감나무 과수원을.
LA 인근,
바로 리버사이드에
우리가 몰랐던 근사하고 멋진
감나무 과수원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지난 12월 14일
“당신은 어디에” 님이
“초겨울에 감따러 가세”라는
아주 멋진 포스팅을 올려 주셨습니다.
당신은 어디에님의 감따러 가세 바로가기 ⇒
http://blog.koreadaily.com/media.asp?action=POST&med_usrid=PrinceTech&pos_no=740336
아, 그리고
이번에 2013년 베스트 블로거가 되신
중블의 유명한 사진작가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은향님도 “환상의 맛을 지닌 꿀감밭”이라는 포스팅을 올렸더군요
은향님의 환상의 맛을 지닌 꿀감밭 바로가기 ⇒
http://blog.koreadaily.com/media.asp?action=POST&med_usrid=ngqueen&pos_no=742950
이미 두분이
포스팅을 했기에
또다시 포스팅하기가 조심스러웠지만
블로그 뉴스에
소개되지 않아서
제가 다시 소개하려 합니다.
어디에님의
그 포스팅을 본 이틀 뒤,
사진 촬영겸 감을 따러 감과수원으로 갔습니다.
이곳 과수원은,
감은 높은 감나무에서만 열린다는
저의 수십 년의 고정관념을 일거에 무너뜨렸습니다.
감이 포도처럼
아래로 주렁주렁 열릴 수도 있다는
뜻하지 않은 사실에 그저 놀랍기만 했습니다.
사실 저는 지금까지
감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감을 먹고 나면
다음날 아침 화장실에서
힘든 밀어내기 한판 승부를 벌여야 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 이유는
감에 있는 태닌(tannin, 탄닌)
성분 때문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죠.
그런데
이곳에서 감을 맛본 후에
저는 하루 아침에 감매니아가 되었습니다.
이곳에서
감을 찍으면서,
그리고 감을 따먹으면서
세상에 이렇게 맛잇는 감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위의 사진이 아닌 아래 사진이
저의 말이 거짓이 아님을 증명해줍니다.
꿀벌 한 마리가
감맛에 취해 떠날 줄을 모르더군요.
이곳 감이
꿀만큼 달다는 사실을
저 벌이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이곳 감과수원에 네 번을 갔다 왔습니다.
사진을 찍는 것도 좋았지만
그 꿀같은 감맛을 잊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갈 때마다
감을 몇 버킷씩 가지고 와서
이웃들과 함께 나누어 먹었습니다.
어떤 날은
아침을 먹은 직후에
후식으로만 감을 6개씩 먹었지요.
그동안은 1년에
감을 6개 먹을까 말까할 정도였는데...
이곳 감이
이렇게 맛있는 이유는
유기농으로 재배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또한
익은 감을 직접
바로 따서 먹기 때문에
시중에서 판매되는
딴지 여러날이 지난 감과는
맛이 질적으로 확연히 차이가 나더군요.
이렇게 떨어진 감이
저절로 퇴비가 되어서
해마다 맛있는 감을 맺게 해줍니다.
저 떨어진 감가운데는
지금 당장 먹어도 되는
아까운 감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사진속의 처자는
감을 따다가 더웠는지
겉옷을 벗고 본격적으로 따더니
순식간에
감을 두 버킷이나...
네 번째 갔던 날이
12월의 마지막 주말이었는데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딸 수 있는 감들이 남아 있었고
세 버킷, 약 600개의 감을 따가지고 왔습니다.
물론 공짜는 아닙니다만
이곳이 아니면 유기농 감을
이렇게 저렴하게 구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세 번이나 갔더니
네 번째 갈 때는 주인장께서
엄청난 양의 감을 추가로.... *^_^*
감이 우리 몸에 얼마나 좋은지
인터넷을 검색하여 감의 효능을 알아 보았습니다.
먼저 감(persimmon)은
피로회복에 뛰어난 효과를 지닌
비타민 C가 귤의 2배, 사과의 10배쯤 된다고 합니다.
감은
칼로리가 낮은 대신에
수분, 식이섬유, 칼륨 등이 풍부하여
다이어트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감에는
탄닌 성분이 있는데
이것은 변비를 유발하기도 하지만
역으로 말하면 설사를 멈추게 하기도 하지요.
참고로
정장로님댁 과수원의 감나무는
개량된 종자라서 변비를 유발하지 않는 감나무입니다.
게다가
씨도 없어서
한 번 먹기 시작하면
절대로 멈출 수 없는(Never stop) 맛을 가지고 있습니다.
감의 효능이
이것 밖에 없나구요?
아니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감에는 탄닌외에도
펙틴(pectin) 이라는 성분이 있는데
이것이 술을 마신 후의 숙취 해소에 도움을 줍니다.
술 좋아하는 분들은
술 드신 후에 감을 드시면
콩나물 해장국보다 좋다고 합니다.
감에는 또한
비타민 A가 풍부하다고 합니다.
성인이 하루 섭취할 비타민 A가 모두 들어 있습니다.
비타민 A는
간에 좋은 영양소입니다.
간이 피로하면 몸도 쉽게 피로해지죠.
간에 좋다는 말은
곧 눈에 좋다는 말과 같습니다.
블루베리와 비슷한 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이죠.
아! 그리고 감에는
칼슘 성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칼슘은
다들 아시는대로
뼈를 튼튼하게 만들어 주지요.
폐경기 이후의
여성들에게 나타나는
골다공증에도 도움을 줍니다.
위에서 감은
칼륨이 풍부하다고 했는데
칼륨은 소금기인 나트륨을 배출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이것을 다른 말로 하면
혈압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준다는 것이죠.
감의 효능은
이외에도 몇 가지 더 있지만
이 정도만 해도 가을 먹을 이유가 충분해졌을 것입니다.
이쯤에서
본업으로 돌아와서...
어떻게 하면
감사진을 잘 찍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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