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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단(garden)목회

며칠전 오랜만에 벌들이 윙윙대며 나는 소리를 들을수 있었다. 전에 없던 일이라 살펴보니 지난해 심은 여섯 구루의 나무 중에서 네 개가 하얀 꽃과 연분홍 꽃을 피웠고 벌들이 부지런히 꽃들을 이리저리 옮겨다니면서 꿀을 모으고 있었다. 보기도 좋고 기분도 좋았다. 굳은 땅을 파고 물을 주고 거름을 섞어 그 나무들을 심을때는 땀도 나고 힘이 들었지만 애쓴 보람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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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마당에는 화단이 있는데 주로 선인장을 심었다. 작은 선인장들을 사다 심었는데 이제는 제법 자라서 대부분이 예쁜 꽃을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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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작은 꽃이나 선인장을 사 왔을때는 분가리를 하거나 화단에 직접 옮겨 심어야 한는다. 그 어린 꽃들은 너스리에서와는 전혀 다른 환경으로 이사를 온 셈이라 적응하느라 몸살을 앓는다. 그래서 특별한 주의와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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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나 선인장은 그 종류가 많고 한 화단에 이런 다양한 것들을 심다보면 그 관리가 쉽지 않다. 어느 것은 종일 햇볕을 좋아하고 어떤 것은 그늘을 더 좋아한다. 어느 꽃은 건조한 것을 좋아하지만 다른 것은 습기가 필요하다. 또 자라는 속도나 크기도 서로 다르다. 이런저런 지식이 없이 꽃이나 선인장을 심다보면 관리에 실수가 적지 않다. 따라서 꽃들의 생장과 화단의 조화를 위해서는 자주 자리를 옮겨주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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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도 이와같다는 생각이 든다. 화단은 교회요 신자는 꽃이다. 어린 꽃같은 새신자에게는 세심한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 그것이 부족하면 실망하고 다시 세상으로 되돌아가거나 적응이 힘들어 마침내는 교회를 떠나고 만다. 꽃은 제때에 물을 주고 잡초를 제거해 주고 거름을 주어야 제대로 성장한다. 그러나 그것도 종류에 따라 달라야 한다. 이처럼 새신자들은 모두가 서로 다르다. 일률적으로 같다는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 물만 주어 생존하는데만 주력해야 할 선인장같은 신자가 있는가하면 빨리 자라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으려는 신자도 있다. 이런 신자에게는 곧바로 말씀과 훈련에 돌입해야 하며 잘 자라기 때문에 일할 수 있는 자리도 넉넉하게 주어야 한다. 화단이 그 조화나 질서 그리고 아름다움을 위해 꽃들을 옮겨 심어야 하듯이 교회도 질서와 그 사명의 효과적인 성취를 위해서는 신앙의 성숙과 은사에 따라 일군을 세워 그들을 필요로 하는 곳에 잘 안배해 주어야 한다. 이는 화단의 모양을 바꾸는 일과도 같은 큰 일이기 때문에 종종 시험이 따른다. 따라서 제직 임명이나 직원 선거는 기도하면서 신중하게 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중직은 믿음과 신앙의 원만한 인격 그리고 은사를 고려한 것이어야 한다. 믿음도 없는 사람을 사회의 경력이나 재력같은 외모만 보고 중직자로 세운다면 유익보다는 피해가 더 크다. 이런 사람들은 곧 교회의 얼굴이 되며 화단같은 교회의 아름다움을 해칠 뿐아니라 다른 신자의 섬김에 장애가 되며 교회의 부흥과 성장에도 걸림돌이 되기 쉽다. 이런 신자는 더 큰 장애물이 되기 전에 앞자리가 아닌 곳으로 자리를 옮겨 주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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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를 어찌 화단에서 꽃 가꾸기와 비교할 수 있겠는가? 인격을 다루는 목회는 그보다 훨씬 더 힘든 일이다. 그러나 목회자가 꽃밭을 가꾸는 심정으로 최선을 다해 섬기면 하나님께서 도우셔서 아름다운 화단같은 교회를 이룰 수 있게 될 것이다. 매주 어렵사리 시간을 내서 교회마다 주일설교의 CD에 전도지 그리고 볼펜, 메모지 또는 휴지의 작은 미끼까지 곁들여 안 받겠다는 것을 억지로라도 전달하는 전도자들의 수고와 고충을 하나님께서 외면하시지는 않으실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교회마다 서로 경쟁하면서 불신자보다 신자에게 내 교회로 오시라는 전도는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은 아닐 것이다. 전도의 대상과 목적이 옳지 않기 때문이다. 앞마당에서 윙윙대며 날아드는 벌들의 모습을 보면서 조화와 질서 꽃같이 아름다운 신앙의 인격을 갖춘 교회, 겸손히 은사에 따라 섬김으로 그리스도의 향기를 드러내는 화단같은 교회가 된다면 불신자들이 찾아 나오는 교회가 되지 않을까? 앞마당의 벌떼처럼 말이다.
그래서 필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화단목회이다

                                글:서춘웅 목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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