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나무처럼 향기로운 사람
내가 살아가는 이야기 2022. 8. 17. 08:23
울릉도 향나무
향나무처럼 향기로운 사람
모처럼 맞는 휴일 이른 아침
게을러지려는 몸과 마음을
진한 커피 한 잔으로 다잡고
차를 타고 한 이십분 남짓 외곽지로 나가니
거기 등산하기 안성맞춤인 산이 있습니다.
이른 시간에 찾아온 블청객에 놀랐던지
산새들이 푸드득거리며 달아나고
하얀 안개가 띠처럼 둘러쳐진 숲 속은
마치 선녀의 치마폭같이 부드럽습니다.
숲 속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어디선가
향긋한 향기가 솔솔 불어오는바람 결을 타고
내 코 끝을 살살 간지럽히며 파고 듭니다.
달콤한 향에 이끌린 나는 향이 날아 오는 곳을 찾아
우거진 숲을 이리저리 헤치며 따라가 봅니다.
울퉁불퉁한 바위가 여기저기
어지럽게 널부러져 있는 가파른 곳을 지나니
그곳에 키가 큰 떡갈나무들이 울창한 숲을 이루었고
그 떡갈나무들 사이에 여리디 여린
향나무 한 그루가 서 있습니다.
향나무는 덩치 큰 떡갈나무 그늘에 가려
숨도 크게 쉬지 못하는 듯
잎이 노랗고 길쭉길쭉 한 것이 애처롭기까지 합니다.
가까이 다가가 어린 잎을 하나 똑 따서 코에 대어 봅니다.
음~~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달콤한 향이 코를 톡 쏘며
말초 신경을 부드럽게 감싸주는 듯 행복해 집니다.
향나무는 평소에는 그 향이 약하지만,
어떤 물체에 의해 찍혀지거나,
잎을 하나 똑 따서 맡아 보면,
그 향은 배가 되어 아주 강하면서도 달콤합니다.
은은하고 그윽한 향이
정다운 이의 따스한 미소처럼
아찔하도록 온 몸을 휘감아 옵니다...
달콤한 향을 맡을 때 이렇게 행복해지 듯...
나도 향나무처럼 향기로운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억세고 키가 큰 떡갈나무들이 쭉쭉 뻗어 있어
향나무가 선 자리는 한 뼘이 채 안 되는 듯 해도
그곳에서도 향나무는 향나무입니다
다른 이가 설 자리마저 빼앗는
떡갈나무 같은 사람 되기 보다는
내가 설 자리를 남에게 빼앗기고, 찢겨도
불평 대신 향기를 선사하는
향나무 같은 사람 되는 것이 더 행복입니다.
사람들은 달콤한 향기를 따라
숲을 헤치며 먼 곳까지 찾아올 테니까요.
날카로운 창과 대못에 찔린 그리스도의 향기는
그렇게...,
세기를 거쳐 생명의 향을 전해 주고 있건만... ....
" 우리는 구원 얻는 자들에게나
망하는 자들에게나 그리스도의 향기니
이 사람에게는 사망으로 좇아 사망에 이르는 냄새요
저 사람에게는 생명으로 좇아 생명에 이르는 냄새라
누가 이것을 감당하리요 (고후2: 15-16절)"
글: 별똥별/최송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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