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49) 복 된 인생

 

 

만일 이 세상 삶이 전부라면, 인생의 부귀영화가 복이라면, 일평생을 나그네로 고생하며 살아온 야곱의 삶은 결코 복 된 삶이라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야곱의 인생길은 130세 될 때까지 험난한 고난길의 연속이었습니다. 야곱이 하나님의 축복을 그토록 붙잡았지만, 형의 발꿈치를 붙잡고 태어났고 아버지 이삭을 속여 형의 축복을 가로채고 하나님께서 그를 사랑하시고 복 주신다 약속하셨지만, 130세가 되도록 그의 삶은 고난의 연속이었고 생전에 이루어지고 누린 것은 없었습니다. 외삼촌 라반을 섬기며 고생하여 얻은사랑하는 아내 라헬을 잃어버리고 라헬이 낳은 요셉마져 악한 짐승에게 먹혀서 죽고 눈물로 보내는 세월 끝에 극심한 기근까지 닥쳐 생명의 위협을 당할 때 아들들을 양식을 구하러 애굽에 보냈더니 애굽 총리가 아들들을 염탐 간첩으로 몰아 시므온을 볼모로 잡고 라헬이 낳다가 죽은 베냐민까지 내어놓으라 하니 어쩌면 야곱은 무슨 운명이 이다지도 가혹한가고 한탄하지 않았겠습니까? 결국 모든 것을 포기하고 베냐민을 애굽으로 보내놓고 나서 야곱은 또 얼마나 마음을 졸이며 밤을 지새웠겠습니까? 여기까지 보면 아무리 생각해도 야곱의 인생은 복된 인생도 형통한 인생도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야곱은 복된 사람이었고 야곱의 인생길은 복된 길이었습니다. 하나님이 야곱과 함께 하셨고 야곱의 그 험한 인생길, 나그네길을 통하여 일하고 계셨기 때문입니다. 일평생을 하나님이 야곱과 함께 하셨고 일평생을 하나님의 계획 가운데 쓰임 받았으니 이 보다 복된 사람, 이 보다 복된 삶이 없을 것입니다. 야곱은 자신이 가장 복 된 자요 자신의 삶이 가장 복 된 인생이라는 이 사실을 130세가 되어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잃어버렸던 아들 요셉을 다시 만나고 애굽이라는 생각지도 못 했던 곳에서 자손들의 번성이 이루어지기 시작하는 것을 보면서 이를 확인하였을 것입니다. 그리고 147세가 된 이제 복 된 야곱은 복 된 삶을 마치고 하나님의 복 된 약속 안에서 잠들게 될 것입니다.  .

그렇습니다. 하나님이 함께 하시면, 하나님의 약속 안에서라면 죽음도 복 된 죽음일 것입니다.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 야곱은 이제 빈손으로 죽지만 가장 큰 복을 안고 죽을 것입니다. 하나님의 약속, 그 복 된 믿음을 품고 잠들 것입니다. 야곱은 자녀들에게 분부합니다. “나는 죽으나 하나님이 너희와 함께 계시사 너희를 인도하여 너희 조상의 땅으로 돌아가게 하시려니와”. “내가 내 열조에게로 돌아가리니 나를 헷 사람 에브론의 밭에 있는 굴에 나의 부여조와 함께 장사하라.” 야곱은 이제 거기 에브론의 밭 굴에 부여조와 함께 누워 하나님의 아들의 음성이 들릴 그 날까지 잠들어 있을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 안에서, 하나님의 약속 안에서 죽는 것이 복 된 죽음이요 그렇게 죽을 수 있는 삶이 복된 삶입니다. 참된 믿음을 가진 자라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캄캄한 가운데라 할지라도 하나님의 말씀, 그 약속을 가지고 담대하게 죽음 너머로 발을 들여놓을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이며, 그것이 하나님의 품에 뛰어들어 안기는 것일 것입니다. 히브리서 11장 후반은 그러한 믿음의 선진들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돌로 치는 것과 톱으로 켜는 것과 칼에 죽는 것을 당하고 양과 염소의 가죽을 입고 광야와 산중과 암혈과 토굴에 유리하여 궁핍과 환난과 학대를 받으면서도 믿음을 버리지 아니하였던 사람들입니다. 그들이 복된 것은 그들이 고난당하고 죽임 당할지라도 반드시 이루어질 하나님의 약속의 증거(말씀)를 붙잡고 하나님의 품에 안겼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들은 캄캄한 가운데서도 버리지 않고 믿음만을 붙잡았던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아무것도 안 보여도 믿음만을 가지고 하나님의 품에 안기는 것, 그것이 복 된 삶의 마침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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