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는

5년째 극심한 가뭄을 맞고 있습니다.


2014년의 겨울은

기상 관측을 한 이래로

약 150년 만의 극심한 가뭄이었습니다.


그러나 올 겨울은

지난해보다 더욱 가물었습니다.


한여름에도

눈이 쌓여 있는 씨에라 네바다는

3월 말에 이미 대부분 지역의 눈이 녹았습니다.


급기야 지난 4월1일,

캘리의 제리 브라운 주지사는

2013년 대비 25% 강제 절수라는

최후의 카드를 빼들었습니다.


국립 기상대에서는

5단계의 가뭄을 규정하고 있는데

2단계(D2)를 Severe Drought으로 규정합니다.


Severe Drought보다

더 심각한 가뭄이 D3인데

D3는 극심한 가뭄(Extreme Drought)을 말합니다.


D3보다 더 극심한 가뭄은

Exceptional Drought(D4) 라고 해서

100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한 유례없는 가뭄을 말합니다.


2015년 3월의 경우

캘리의 D3지역이 70%

D4지역이 무려 50%가 넘습니다.


이 수치는

캘리의 가뭄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가뭄이 심하면

당연히 일자리도 줄어듭니다.


그래서 가주 농산물의

대다수를 수확하는 센트럴 밸리 곳곳에서

No Water No Job이란 팻말과 현수막을 볼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가뭄이 계속되어 강수량이 줄면

캘리의 대명사 가운데 하나인 야생화도 피지 않습니다.


※ 아래의 야생화 사진은

   모두 2015년에 촬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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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의 개화에는

날씨와 강우량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비가 내리는 양보다는

비록 비가 적게 오더라도

얼마나 자주 왔느냐가 더 큰 영향을 끼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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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작년처럼

캘리는 최악의 가뭄을 맞았지만


그래도 최근 몇 년 사이에 

가장 멋진 야생화를 피워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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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유는

비록 적은 양이었지만


야생화가 발아할 무렵과

꽃을 피우는 시기에 맞추어

절묘하게 비가 와주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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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최근 3-4년 동안

꽃을 보기 힘들었던 카리조 평원에도

많은 꽃을 피워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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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캐스터를 포함한

앤털롭 밸리의 지역은


꽃이 핀 지역과

피지 않은 지역이

극명하게 갈리워 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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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의 경우

파피 보호 구역 주변에서

그나마 꽃을 볼 수 있었지만


올해의 경우

파피 보호구역의 야생화는

거의 전멸되다시피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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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건너편에는

그런대로 꽃들이 피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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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올해 야생화가 가장 잘 핀 곳은

바로 야생화 삼각지역 주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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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삼각지역은

골든 밸리, Little Oak Valley와

138번을 이어주는 지역을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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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하차피의 블루릿지와

앤젤레스 국유림의 Mt. Liebre와

Mt. Sawmill 사이의 골짜기를 앤털롭 밸리라고 부르는데


야생화 삼각지역은

바로 이 지역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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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들이

야생화 삼각지역을 잘 모르는 이유는

그 지역이 정확히 어디인지 모르기 때문이며,


또한

파피보호 구역처럼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그러한 지역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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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게 말하면

야생화 삼각 지역은

발품을 팔아야 접근이 가능하며


때로는

비포장 길도 가야 하기 때문에

일반 차량으로는 접근이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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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는 사람들 가운데는

이 장소를 알고 싶어서 가는 길을 묻는 이들이 있는데


산길을 걸어야 하기 때문에

같이 가지 않는 이상 알려줘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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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갔던 작가들은

이곳 삼각지역의 야생화가

올해 최고의 야생화였다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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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의 야생화 길은

그야말로 숨막힐 정도로

환상적인 야생화 길이라 해도 과장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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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도

이곳에 야생화가 핀다면

많은 사람들이 찾을 것이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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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캘리의 계속된 가뭄으로


야생화는 점점 더

보기 어려워질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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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중순 경에

비가 한 번만 더 내렸더라면

남가주 대다수 지역의 야생화는 절정을 이루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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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고대하던 비는

끝내 내려주지 않았습니다.


그리하여

피어나던 야생화는

절정을 이루지 못하고 스러져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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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극심한 가뭄 중에도 

그나마 좋은 야생화를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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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기상학자들은

가주 뿐 아니라 미국의 남서부에

메가 가뭄(Mega Drought)이 올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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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십년 동안 이어지는

메가 가뭄이 실제로 닥친다면


미국 남서부의

아나사지 인디언들이

가뭄으로 그들의 정든 집을 버린 것처럼

사람들은 캘리를 버리고 떠날 날이 올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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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상황 속에서

야생화를 찾는다는 것은

사치에 속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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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글 : 주안(POWER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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