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에 출간된 《인생 수업》이란 제목의 책이 있다. 이 책은 호스피스 운동의 선구자로 알려진 정신의학자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가 자신의 제자인 데이빗 캐슬러와 함께 죽음 직전에 있던 수백 명의 사람을 인터뷰하고 그 인터뷰를 토대로 저술한 교훈집이다.

제목 그대로 우리가 인생을 사는 데 있어서 꼭 알아야 할 것들이 무엇인가 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다. 그 책에 여러 가지 사례들이 나오는데, 그중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한 여성이 차를 몰고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앞의 차들이 다 서는 것이다. 그래서 그 여성도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고 차를 세웠는데, 백미러를 보니 뒤에서 차 한 대가 굉장한 속력을 내며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고 한다.

그 순간 ‘지금쯤 브레이크를 밟지 않으면 사고가 날 텐데’ 하는 생각이 들면서 본능적으로 핸들을 꽉 움켜지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다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이렇게 기록되어 있었다.

“순간 나는 운전대를 움켜쥐고 있던 내 손을 내려다보게 되었습니다. 의식적으로 꽉 잡았던 것은 아닙니다. 나도 모르게 그렇게 한 것이고 그것이 내가 그때까지 살아온 방식이었습니다. 계속 이런 식으로 살고 싶지도 않았고 이런 식으로 죽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나는 눈을 감고 숨을 크게 들이쉬고는 양손을 옆으로 내려놓았습니다. 운전대를 놓아버린 것입니다. 삶에, 그리고 죽음에 순순히 나 자신을 맡겼습니다. 뒤이어 엄청난 충격이 느껴졌습니다.”

어떤 상황이 벌어졌을지 충분히 짐작 가지 않는가? 바로 몇 초 사이에 뒤차가 전속력으로 달려와 그녀의 차를 들이받았고, 차에 있던 여성은 그 자리에서 기절했다.

그녀가 한참 만에 깨어나 보니 자기 차는 종잇장처럼 구겨져 있었고 자기 앞의 차와 뒤의 차까지 모두 크게 망가져 있었다. 그런데 정말 놀라운 것은, 그런 상황에서 그 여성은 하나도 안 다치고 멀쩡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었는데, 사고를 조사하던 경찰관이 몸에 긴장을 푼 것이 다치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라고 말해주었다. 핸들을 꽉 움켜쥔 채 근육이 긴장한 상태로 있으면 오히려 심한 부상을 입을 확률이 더 크기 때문이다.

그 여성은 그 사건을 통해 자기 인생을 돌아보게 되었다. 그동안 그녀는 늘 그렇게 주먹을 꽉 움켜쥔 채로 살아왔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러나 그 사건을 통해 긴장을 내려놓고도 살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고, 그 후로 자신의 삶이 달라졌다고 한다.

그 책을 읽으면서 어쩌면 우리가 이 세상을 살아가다가 위기와 어려움을 만날 때 꽉 움켜쥔 손을 풀 수 있는 것, 바로 여기서부터 ‘샬롬’의 시작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님을 향한 온전한 신뢰가 있을 때,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그 뒤에 계신 하나님을 온전히 의지함으로 움켜쥔 인생의 손을 내려놓을 수 있을 때, 우리의 내면은 ‘온전한 샬롬’으로 회복된다. 이것이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된 자들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선물이다 

이찬수 "삶으로 증명하라"중에서

† 말씀 
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그리하면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 
- 빌립보서 4장 6,7절

친구가 보내어 온 글입니다!
따뜻한 시간 되세요. /김만니
출처: 목양연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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