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을 맞이하여
어느 아파트 경비원의 소회

내가 근무하는 곳은 아파트 경비실
많은 사람들은 3.1절을 맞이하여 공휴일이라서 휴일을 즐기고 있지만 난 1주일에 단 하루만 쉬고 6일은 어김없이 정해진 시간에 출근하여 정해진 시간에 퇴근해야하는 조건으로 일하고 있다. 그러니 경조사를 비롯한 개인적인 사소한 모임에 참석하는 것은 일찌기 포기하며 살고 있다.
그렇지만 나이들어 이렇게 일할 수 있는 건강과 일터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즐겁고 기쁘게 일하고 있다.
그런데 오늘은 특히 99년전 우리의 선배들이 나라를 잃고 일제의 폭압에 시달리다가 나라를 다시 되찾고자 목숨을 걸고 분연히 일어났던 3.1절을 기념하는 날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이 날을 어떻게 생각하며 지내나 하는 생각이 들어 태극기를 계양한 세대가 몇세대나 되나 살펴보았다. 그런데 참으로 놀랍게도 태극기기 달려있는 세대는 찾아보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물론 태극기를 달았느냐 안달았느냐가 꼭 그 사람의 애국의 척도는 재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우리가 외적으로 나타난 것만으로 그 사람을 판단할 수는 없지 않는가?
그렇지만 사람들의 평균적인 생각은 엿볼 수 있을 것 같다.
진보니 보수니 하면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태극기를 앞세우고 집회를 갖고 행사를 하고 있지만 진정 나라의 미래를 생각하며 그렇게 하고 있는지, 자기들과 의견이 맞지 않는 세력에게 시위하고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가령 우리나라에 전쟁이 발발한다면 스스로 자진해서 총칼들고 전쟁터로 향할 것인지 아니면 내 한 목숨 살자고 비행기 타고 외국으로 도피할 것인지 정직하게 자신에게 물어야 하지 않을까?
아파트 경비원으로 살아가고 있는 소시민으로서는 좀 서글퍼지는 것이 우리 대한민국의 현실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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