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쪼개고 또 쪼개고

물리학이란 게 그렇다. 수많은 과학자들이 몇 백 년을 연구하고 계산하고 이루어놓은 것이 현대물리학이다.
그 현대물리학을 이 짧은 글들로 수박 겉핥기식으로 논한다는 것은 사실 그냥 주마간산인 셈이다.
그런데도, 이 대장쟁이가 컴컴한 대장간에서 대충 얼렁뚱땅 두들기고 빼먹고 넘어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더러는 복잡하고 길고 지루하게 느껴지니 이건, 대장쟁이도 그렇지만, 인간의 빨리 결론을 알고 싶어 하는 조급함과 복잡하고 골치 아픈 생각을 하기 싫어하는 이성적 게으름 때문은 아닐까? 이런 복잡하고 잡다한 것을 물리학자들은 어떻게 해내었을까? 정말 존경스럽다.
어쨌든 앞장에서 우리는 수많은 원자번호, 원소들과 소립자들의 종류들에 관하여 살펴보았다.

사람들은 잠시 모든 물질은 양자, 중성자, 그리고 주변을 돌고 있는 전자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 세 가지 소립자가 모든 물질의 기본입자라고 생각하고 행복해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앞장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그 후 수 백 가지의 소립자들이 발견된 것이다.
그 소립자들이 어찌나 많았던지 미국의 원자탄 개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페르미는 발견된 수 백 가지의 소립자의 이름을 다 기억할 수 있다면 식물학자도 될 수 있을 거라고 말하였다.

수 백 가지의 소립자들의 발견.......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것은 양자, 중성자, 전자가 다시 여러 가지의 하부 구성입자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다.  
또한 뜨거운 기체에서 나오는 빛을 프리즘으로 분광시켜 얻은 스펙트럼이나 제만효과도 양자, 중성자 같은 페르미온(바리온)소립자들이 여러 가지 구성입자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을 반증하고 있었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소립자들을 고유특성, 스핀과 전하, 질량 등으로 분류하고 우주선실험이나 가속기실험을 통하여 소립자들의 충돌실험을 통하여 나타나는 궤적과 전하, 질량의 변화 등을 분석하였으며 다른 입자들로 나누어지고 생성되고 소멸되는 현상들을 연구하게 된다.  
복잡하니까 대충 생략하고......

어쨌든 과학자들은 소립자들이 더 작은 미시입자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 것이다.  
앞에 언급한 대로 1969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미국의 물리학자 머리 겔만은 이들 기본입자의 이름을 ‘쿼크’라고 이름 지었다.  
‘쿼크’에 특별한 의미는 없다. 그저 겔만이 애송하던 시의 한 구절에서 따 왔다고 한다.

겔만과 또 한 사람 츠바이크는 처음에 up, down, straight, 세 가지의 쿼크가 있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top, bottom, charm 쿼크가 더 해져 모두 여섯 가지의 쿼크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6개의 렙톤이 있다.
6개의 쿼크와 6개의 렙톤이 물질을 구성하는 기본입자라는 것이다.

6개의 쿼크와 6개의 렙톤이 양자, 중성자를 만든다면 무슨 모양이라고 할까?
마치 정육면체 상자 같은 모양이라고 할 수 있다.
6개의 쿼크가 6개의 면을 이루고 6개의 렙톤이 각 면 사이에 선을 이루는 식이라고 이해하면 될까?
뭐 그런 모양은 꼭 아니지만 이런 식으로 12개의 입자가 물질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같은 수의 반입자(反粒子), 즉 12개의 반입자들이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반입자들은 사라지고 없지만 아무튼 모두 24개의 입자들이 소립자를 이루는 셈이다.

미립자들은 또 있다.
쿼크와 쿼크 사이의 강력(强力)을 매개하는 ‘글루온’이라는 입자가 있다.
두 전하를 갖는 입자 사이에서 전기력을 매개하는 광자라는 입자도 있다.
또 약력을 매개하는 세 가지의 입자도 있다.
쿼크, 렙톤, 광자, 글루온, 중성미자, 뉴트리노........

오늘날 과학자들은 지금까지 발견되고 확인된 입자들을 가지고 기본입자의 표준모형을 만들었다.
6개의 쿼크, 6개의 렙톤, 4개의 매개입자.
그러나 이 기본입자 표준모형이 최종적인 결론은 아니다.
아직도 이것으로 설명할 수 없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여기가 끝일까?
쿼크이든 렙톤이든 메존이든 보존이든 이런 것들이 물질의 가장 기본요소들일까?
그것들은 또 어떻게 이루어진 것인가?
그러한 미립자들의 질량을 이루는 것은 무엇이란 말인가?
최종적인 물질의 근원은 무엇이란 말인가?
과학자들의 고민과 탐구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쪼개고 또 쪼개고.......
과학자들은 오늘도 쪼개고 있다.
더 강한 힘으로 더 큰 에너지로 입자를 충돌시키면 더 많은 물질의 기본입자를 발견해낼 수 있으리라.
광속의 속도로 무한의 에너지로 입자를 가속하여 충돌시켜보자.
그리하여 빅뱅의 조건을 만들어보자.

그래서 이미 “물질의 근원을 찾아라.”에서 말한 바와 같이 스위스 제네바 인근에 무려 80억불을 투자, 둘레 27 킬로미터에 달하는, 양성자를 1,000분의 1초 만에 광속의 99.999991%까지 가속시킬 수 있는 거대강입자가속기를 설치한 것이다.

그 거대강입자가속기를 설치한 목적은 가장 강한 힘으로 가장 빠른 속도로 소립자들을 충돌시켜 빅뱅의 비밀, 태초의 우주탄생, 물질탄생의 비밀을 엿보자는 것이다.
또한 모든 물질의 질량의 근원이 된, 빅뱅 때 물질에 질량을 부여하고 사라져버린 것으로 믿어지는 ‘힉스입자’를 찾아내는 데 있다는 것도 이미 언급한 바 있다.

쪼개고 또 쪼개고.......
부수고 또 부수고.......
그렇게 끝없이 쪼개고 부수어 나가면 물질의 비밀 속에 숨어 계시던 창조주 하나님이 마침내 두 손을 번쩍 들고 항복하고 나오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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