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1세대는 그러면 안되는 것이었습니다
빈주먹 하나 달랑 들고
고향친척을 떠나 머나먼 타국 땅에서 외롭게 살아오셨던
우리 부모님들은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자식 하나 잘되기만을 바라며
이른 새벽부터 늦은 저녁까지
죽어라 하고 일만 하던 이민 1세대들은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이제 나이 들고 병들어 가족 품을 떠나
너싱홈에 있으면서도 자녀들을 향하여
바쁜데 이리 자주 오지 않아도 돼
여기서 먹을 것 잘 주니까
그렇게 뭐 사 갖고 오지 않아도 돼
정말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내 걱정일랑 하지 말고
아이들 잘 키우면서 너희들만 잘 살면 돼
너싱홈에 계시는 어머니 아버지들은 자녀들 없이도
행복하게 그렇게 잘 지나고 계시는 줄 알았습니다.
날이면 날마다
밤이면 밤마다
식사를 하실 때마다
자녀들 먼저 생각하시는 우리 부모님들은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침상에 누울 때마다
자녀들이 그립고
손주들이 보고싶어
눈물흘리며 기도하시는 부모님들은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주고 다 주어 자신을 비워내면서도
홀로 눈물을 삼키우는...
어두운 밤 차가운 침대에서
지켜보는 가족없이 쓸쓸히 세상을 떠나시는...
아!...
이민 1세대들은 그러면 안되는 것이었습니다.
- 해처럼달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