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의 장막을 회복하라?]

1. 수업시간에 가끔 소개하는, '잘못된 성경해석'의 예를 하나 들도록 하겠습니다. 암 9:11의 '다윗의 무너진 장막을 일으킨다'는 말씀에 대해 터무니없는 해석이 있기 때문입니다.

2. 여기 나오는 다윗의 장막이란, "다윗성"이라고 불리운 예루살렘에 여호와의 법궤를 모셨던 "임시로 쳐놓았던 회막"을 뜻합니다. 즉, 솔로몬이 성전을 지을 때까지, 법궤가 모셔져 있었던 예루살렘의 특정한 회막(텐트)를 뜻하는 것입니다.

3. 이런 아모스 9:11에 의거하여, 어떤 모임에서는, "다윗의 무너진 장막을 회복하라"는 말씀을, "24시간 기도시스템의 회복"이라고 주장하는 듯 합니다. 여호와의 법궤 앞에 24시간 올려졌던 향로의 향을 회복하는 것이 이 말씀의 뜻이며, 이 마지막 시대...
를 향한 하나님의 위대한 사도적 명령이라는 것이지요. 즉, "다윗의 무너진 장막"을 "성전의 무너짐" "예배의 무너짐"으로 해석하고, 이 말씀을 그 무너진 예배와 기도를 회복하라는 명령으로 해석한 것입니다.

4. 그런데, 정작 본문의 뜻은 전혀 다릅니다.

5. 아모스의 시대적 배경은 북왕국 이스라엘의 여로보암 2세 때로서, 그 때는 북왕국이 건재하고 있었으므로 (북왕국은 주전 722년에 멸망함), 남왕국은 당연히 건재하고 있었습니다 (남왕국은 주전 586년에, 즉 북왕국보다 훨씬 후대에 멸망함). 그러므로, 남왕국 유다에 있었던 솔로몬 성전은, 당연히, 건재하고 있었지요.

6. 생각해 보십시오. 다윗의 장막 이후에 지어진, 다윗의 장막보다 훨씬 웅장하고 크고 멋지게 건설된 솔로몬 성전이 당당히 버티고 있는데, 별볼이 없었던 다윗의 장막을 회복해야 할 이유가 있었겠습니까? 전혀 없습니다. 즉, 암 9:11의 역사적 배경을 고려해 보면, 이 말씀에서 이야기하는 "다윗의 무너진 장막"이란 예배처소나 예배형식이 아님을, 아주 분명하게, 알 수 있는 것입니다.

7. 암 9:11의 다윗의 무너진 장막이란, "다윗왕국" 즉 "다윗에게 주신 약속"을 뜻합니다. 좀 어려운 말로, 삼하 7장과 대상 17장에 나오는 "다윗언약"입니다. 좀 쉽게 풀면, "다윗을 통하여 오시게 될 구원자에 대한 약속"을 뜻하는 것입니다.

8. 이 다윗의 왕국은 원래 하나였는데, 솔로몬 이후로 둘로 나뉘어졌습니다. 남왕국 유다, 북왕국 이스라엘이지요. 이렇게 둘로 나뉘어져 서로 싸우는 것이 "무너진 다윗의 장막"입니다. 또한, 아모스가 북왕국의 우상숭배를 지적하면서 북왕국이 멸망한다고 예언했는데, 그것이 바로 "무너지는 다윗의 장막"의 또 하나의 뜻인 것입니다.

9. 사실, 암 9:12에 보면, 다윗의 장막이 회복되어 만국을 기업으로 얻는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11-12절의 말씀은, 사도행전 15장의 예루살렘 공의회에서 이방족속을 교회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인정하기로 하는 맥락에서 야고보에 의해 인용됩니다. 즉, "다윗의 장막"은 신약의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으로 인해 하나님 나라가 회복될 것을 뜻합니다. 그리고 그 나라에서는 열방까지 회복되어 포함될 것을 뜻하는 것입니다.

10. 그러므로, "다윗의 장막"은 예배의 회복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로 인해 하나님 나라가 회복될 것이며, 땅끝까지 복음이 전해지게 될 "복음의 종말론적 전파"에 대한 내용입니다. 예수님의 복음에 집중하고, 그 복음을 진실되게 받아서 믿고, 그 복음을 땅끝까지 전파하라는 말씀인 것입니다.

11. 우리는 성경 한 구절을 마음대로 자의적으로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아무리 그럴듯 해 보여도, 그런 자의적인 해석을 "위대한 영적 계시"로 받아들여도 안 됩니다. 그런 해석을 하는 사람들을 "위대한 사도적 선지자"로 생각하는 것은, 성경 말씀을 무시하는 비신앙적인 양태일 뿐입니다.

12. 말씀은, 조금만 공부하면, 대부분 해석이 가능합니다. 좋은 교재들도 많고, 좋은 스승들도 많습니다.

13. 제발 부탁드립니다. 성경 "공부"하십시다. 할 수 있습니다. 이것만이 우리가 갈 길입니다.

김희석교수의 페이스북 /개혁주의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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