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영혼의 근원은 어디에서 말미암는 것인가? 교회사를 보면 일반적으로 두 가지 견해가 있다. 창조설(Creationism)은 하나님께서 각 사람을 위한 새 영혼을 만드셔서 잉태되고 태어나는 그 사이에 각 사람에게 보내신다는 이론이다. 반면에 유전설(Traducianism)은 아이의 몸이 출생할 때에 부모에게서 유전되듯이 영혼도 유전된다고 보는 이론이다. 이 두 견해 모두 교회사를 통해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았는데, 창조설은 점차 로마 카톨릭 쪽에서 많은 지지를 받는다. 루터는 유전설을 선호한 반면, 칼빈은 창조설을 선호한다. 반면에 후기 칼빈주의 신학자들 중에는 조나단 에드워드나 스토롱(A. H. Strong)처럼 유전설을 선호한 사람들도 있다(오늘날 대부분의 루터교 신학자들처럼), 창조설을 지지하는 현대 복음주의 신학자들도 많다.

또 다른 잘 알려진 설로는 선재설(pre-existentialism)이라는 것이 있다. 이것은 사람의 영혼은 그들의 몸이 모태에 잉태되기 훨씬 이전부터 천국에 존재하고 있었는데, 아기의 몸이 모태에서 자라기 시작하면서 하나님께서는 그 몸과 결합하도록 영혼을 보내신다는 이론이다. 그러나 이 이론은 로마 카톨릭이나 개신교 신학자들이 지지하는 이론은 아니며, 동양 종교에서 볼 수 있는 윤회사상과 매우 흡사한 위험성을 안고 있다. 성경에는 이를 지지하는 구절이 없다. 모태에 잉태되기 전에는 우리는 존재하지 않았다. 물론 하나님께서는 앞을 미리 내다 보시고 우리가 존재할 것임을 알고 계셨지만, 이는 우리가 과거 한 시점부터 존재했다는 말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이와 같은 사상은 우리로 하여금 현세의 삶을 단순한 하나의 과정으로, 또는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하게 만들거나, 아니면 육체를 가지고 자녀를 낳고 기르는 갊을 별로 바람직하지도 않고 중요하지도 않은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유전설을 지지하는 면에서 보자면, 하나님께서는 사람을 하나님의 형상대로 만드셨는데(창 1:27), 여기에는 자기를 닮은 다른 인간을 만들 수 있는 신기한 능력도 포함된다고 주장할 수 있다. 그러므로 다른 동물이나 식물들이 자기의 형상을 따라 자손을 번식시키듯이(창 1:24) 아담과 하와도 육체 뿐만 아니라 영적인 본질에 있어서도 자신들을 닮은 자손을 낳아 번식시킬 수 있었을 것이다. 이 경우에 아담과 하와의 자녀들의 영 혹은 혼은 아담과 하와에게서 비롯되었음을 암시한다. 성경은 멜기세댁을 만난 아브라함에 관해 히브리서의 기자가 말한 대로 후손들이 이전 시대에 어떤 사람의 몸에 존재했다고 증거한 적도 있다; "레위는 아직도 자기 조상의 허리에 있었음이라"(히 7:10). 끝으로 유전설은 죄악되거나 아니면 죄를 향하는 성향이 있는 영혼을 만드셨다는 직접적인 책임이 하나님께 있지 않음을 강조하면서, 어떻게 부모의 죄가 자녀들에게 전가되었는가를 설명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창조설이 훨씬 더 설득력이 있고, 성경의 강력한 지지를 받는 듯 하다. 시편 127편은 "자식은 여호와의 주신 기업이요 태의 열매는 그의 상급이로다"(시 127:3)라고 했는데, 이는 영혼 뿐만 아니라 육체까지 포함한 어린 아이의 전인격이 하나님께로 부터 온 선물임을 보여준다. 이렇게 볼 때 자녀의 존재의 어떤 면도 부모에게서 기인한다고 보기 어렵다. 다윗은 "모태에서 나를 조성하신 이가" 주님이 아니냐고 반문했고(시 139:13), 이사야는 하나님께서 땅 위에 있는 백성에게 호흡을 주신다고 했다(사 42:5). 스가랴는 하나님은 "사람 안에 심령을 지으신 분"이라고 했다(슥 12:1). 히브리서의 저자는 하나님을 영들의 아버지라고 불렀다(히 12:9). 이 구절들을 볼 때, 우리의 영혼을 지으신 분이 곧 하나님이시라는 결론은 피하기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이 자료들을 가지고 결론을 내릴 때에는 조심해야 한다. 하나님께서는 종종 인간들을 통하여 원하시는 결과를 이루신다. 자녀를 출산하는 일에 있어서도 분명히 그러하다. 탄생하기 전에 하나님께서 인간들의 영혼을 지으신다고 말하더라도 그리고 아이가 잉태되어 출산하도록 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심을 인정하더라도, 아기를 잉태함에 있어서 남자와 여자가 육체적으로 결합하지 않고는 가능하지 않음을 인식해야 한다. 따라서 아기가 창조되는 데 부모의 역활이 없다고 말하는 오류를 범해서는 안된다. 하나님이 영들의 아버지이고 모든 인간들의 영혼을 지으셨다고 말하더라도, 하나님께서는 이 창조의 활동을 출산이라는 신기한 과정을 통해서 행하신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육체와 아울러 인간의 영혼을 만드는데 부모가 어느 정도 관여하도록 하시는지는 알 수 없다. 이는 보이지 않는 영계에서 발생하는 일이며, 우리에게는 성경 외에는 아무런 자료도 없다. 현 시점에서 성경에는 이 문제에 관해 결정을 내릴 만한 충분한 자료가 없다고 말하는 것으로 충분하리라고 본다. 따라서 이 문제에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은 유익하지 않다.  


출처: USA아멘넷/허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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