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노련하고 존경받는 수도사 한 사람이 젊은 수도사의 교육을 맡게 되었습니다. 똑똑하고 장래가 촉망했던 젊은 수도사는 교만하고 건방졌지요. 늙은 수도사는 고심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젊은 수도사가 상처받지 않으면서 자신의 교만함을 깨닫게 할 수 있을까.

어느 날 늙은 수도사는 딱딱하게 굳은 흙을 만지면서 젊은 수도사에게 “여보게, 여기에 물을 좀 붓게.”라고 말했습니다. 영문을 모르는 젊은 수도사는 스승의 말에 물을 가져와 부었습니다. 그런데 물이 흙 속으로 스며드는 것이 아니라 그냥 옆으로 흘러내렸습니다. 그러자 노련한 수도사는 말없이 망치를 집어 들더니 딱딱한 흙덩이를 잘게 부수기 시작했습니다.

“이 흙은 너무 딱딱해서 물을 흡수하지 못한다네. 그래서 이렇게 깨 줘야 하지.”

그런 뒤 젊은 수도사에게 다시 물을 부어 보라고 했습니다. 젊은 수도사가 물을 붓자 부드러워진 흙 속으로 물이 자연스럽게 스며들었습니다. 늙은 수도사가 웃으며 말했습니다.

“여기다가 말이야 씨를 뿌리면 틀림없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걸세. 딱딱한 흙에서는 아무것도 자랄 수 없다네. 씨를 뿌려도 곧 죽고 말지. 사람도 이와 같다네. 교만한 마음에는 아무것도 자랄 수 없어. 내가 깨어지고 부서지지 않으면 그곳에 아무것도 담을 수 없지. 수도하는 사람들은 이것을 깨어짐의 법칙이라고 말하지.”

그제야 젊은 수도사는 늙은 스승의 가르침을 이해하고 자신의 교만함을 뉘우쳤습니다.

글ㆍ월간 《좋은생각》 편집팀 / 2008년 11월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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