욥기 15) 네가 무엇을 아느냐?

대장쟁이

인간은 피조물이며 유한한(finite) 존재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무한하신(infinite) 분이십니다. 유한과 무한은 비교자체가 성립되지 않습니다. 무한하신 하나님 앞에 유한한 인간은 무한히 작은 존재일 뿐입니다. 그런데 욥과 세 친구들은 처음에는 욥이 왜 이러한 고난을 받는가 하는 문제로부터 시작하였지만 결국은 하나님을 놓고 이러쿵저러쿵 토론인지 논쟁인지를 벌이고 있는 셈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지혜로는 결코 하나님을 알 수가 없습니다. 앞 시간에 엘리후가 욥이 자기의 의를 주장한 것이 하나님 앞에 악이라고 지적하였지만, 그리고 욥에게 “내가 하나님을 위하여 오히려 할 말이 있음이라. 내가 먼데서 지식을 취하고 나를 지으신 자에게 의를 돌려보내리라. 진실로 내 말이 거짓이 아니라 지식이 구비한 자가 너와 함께 있느니라.”라고 담대하게 말했지만 엘리후인들 하나님을 알면 얼마나 알겠습니까? 하나님을 알고 진리를 알 인간은 없습니다.  다른 인간에게 진리를 가르쳐 진리로 이끌 수 있는 인간도 없습니다. 우리를 진리로 이끄실 수 있는 분은 오직 성령님이시며 우리를 하나님 앞에 이르게 하실 분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드디어 38장에 이르러 하나님께서 폭풍 가운데 나타나셨습니다. 그들에게 나타나신 하나님은 첫마디로 “무지한 말로 이치를 어둡게 하는 자가 누구냐?”라고 물으셨습니다. 하나님의 이 말씀은 엘리후를 향한 것 같기도 하지만 사실은 욥과 세 친구, 엘리후 모두에게, 아니 우리 모든 인간에게 하시는 말씀 같습니다.

하나님께서 욥에게 물으셨습니다. “내가 땅의 기초를 놓을 때에 네가 어디 있었느냐? 네가 깨달아 알았거든 말할지니라. 누가 그 도량을 정하였었는지, 누가 그 준승을 그 위에 띄웠었는지 네가 아느냐? 그 주초(柱礎)는 무엇 위에 세웠으며 그 모퉁이 돌은 누가 놓았었느냐?” 욥이 알 턱이 없습니다. 하나님은 계속하여 물으셨습니다. “바닷물이 태에서 나옴같이 넘쳐흐를 때에 문으로 그것을 막은 자가 누구냐?.... 네가 나던 날부터 아침을 명하였었느냐?.... 네가 바다 근원(샘)에 들어갔었느냐? 깊은 물밑으로 걸어 다녔었느냐? 사망의 문이 네게 나타났었느냐? 사망의 그늘진 문을 네가 보았었느냐? 땅의 넓이를 네가 측량하였었느냐?.... 광명의 처소는 어느 길로 가며 흑암의 처소는 어디냐?.. 그 집의 길을 아느냐?” 겨우 수 십 년을 살았을 욥에게 빗대어 말씀하십니다. “네가 아마 알리라. 네가 그 때에 났었나니 너의 연수(年數)가 많음이니라.”

“네가 눈 곳간에 들어갔었느냐? 우박 창고를 보았느냐?... 광명이 어느 길로 말미암아 뻗치며 동풍이 어느 길로 말미암아 땅에 흩어지느냐? 누가 폭우를 위하여 길을 내었으며 우뢰의 번개 길을 내었으며 사람 없는 땅에, 사람 없는 광야에 비를 내리고 황무하고 공허한 토지를 축축하게 하고 연한 풀이 나게 하였느냐? 비가 아비가 있느냐? 이슬방울은 누가 낳았느냐? 얼음은 뉘 태에서 났느냐? 공중의 서리는 누가 낳았느냐?... 네가 묘성을 매어 떨기 되게 하겠느냐? 삼성의 띠를 풀겠느냐? 네가 열두 궁성을 때를 따라 이끌어 내겠느냐? 북두성과 그 속한 별들을 인도하겠느냐? 네가 하늘의 법도를 아느냐? 하늘로 그 권능을 땅에 베풀게 하겠느냐?... 네 소리를 구름에 올려 큰물로 네게 덮이게 하겠느냐?... 가슴 속의 지혜는 누가 준 것이냐? 마음속의 총명은 누가 준 것이냐?... 누가 지혜로 구름을 계수하겠느냐? 누가 하늘의 병을 쏟아 티끌로 진흙을 이루며 흙덩이로 서로 붙게 하겠느냐?... 네가 암사자를 위하여 식물을 사냥하겠느냐? 젊은 사자의 식량을 채우겠느냐?” 하나님의 질문은 39장에 들어가서도 계속 이어집니다.

그러나 욥은 단 한 마디 대답도 할 수 없었습니다. 알기는커녕 생각조차, 짐작조차 할 수 없는 일들뿐입니다. 그 어마어마하고 끝 간 데 없이 광활하고 오묘한 하나님의 능력과 지혜와 창조세계 앞에 욥이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눈과 입을 딱 벌리고 놀라는 것 뿐입니다. 하나님께서 욥에게 이렇게 많은 질문을 하신 것은 욥과 그 친구들로 하여금 인간이라는 존재가 얼마나 작은 것인지, 자신들이 스스로를 똑똑하게 여긴 것과 지혜롭다고 자만한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것이었는지를 분명히 깨닫게 하시기 위함이었을 것입니다. 아, 그 끝을 헤아릴 수도, 그 깊이를 짐작할 수도 없는 놀라우신 지혜의 하나님께서 지으신 우주만유의 끝은 어디인가요?

그런데 하나님의 하시는 여러 말씀 중 “까마귀 새끼가 하나님을 향하여 부르짖으며 먹을 것이 없어서 오락가락할 때에 그것을 위하여 먹을 것을 예비하는 자가 누구냐?”가 가슴에 새삼스럽게 닿았습니다. 그 까마귀 새끼가 바로 우리 같아서입니다. 광야 같은 이곳에 내팽개쳐져 먹을 것이 없어 울면서 오락가락할 때에 우리에게 먹을 것, 입을 것을 공급하시고 지켜주신 놀라우신 능력의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끝이 없으신 영원하신 하나님, 그 지혜와 능력과 계획하심과 우리를 향한 사랑하심이 한이 없으신 위대하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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