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내 교회라고 말씀하신다(16:18). 이 교회는 유형의 건축물이 아니다. 사람들로 구성된 공동체를 가리킨다. 이 교회는 세상이 있는 유형교회나 동방 교회나 서방 교회, 또는 잉글랜드 교회나 스코틀랜드 교회를 가리키지 않는다. 로마 카톨릭 교회도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 여기서 말하는 교회는 인간의 눈에는 하찮게 보일지 몰라도 하나님의 눈에는 지극히 보배롭다.

 

이 교회는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참신자들로 구성된다. 죄를 뉘우치고 믿음으로 그리스도께 나아가 그분 안에서 새로운 피조물로 거듭난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다. 하나님께서 선택하신 사람들, 그분의 은혜를 입은 사람들, 그리스도의 보혈로 씻음 받은 사람들, 그리스도의 의로 옷 입은 사람들, 그리스도의 영으로 거듭나 거룩하게 된 사람들이 이 교회에 속한다. 이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요 그분의 양 떼요 그분의 신부, 즉 어린양의 신부이다. 이것이 사도신경의 거룩한 공회라는 표현에 담겨 있는 의미이다. 이 교회가 반석 위에 세워져 있다.

 

참신자는 모두 한마음으로 예배한다. 그들은 한 성령의 인도를 받으며, 모두 진정으로 거룩하고, 한목소리로 할렐루야라고 외치고 아멘이라고 화답한다.

 

세상의 유형교회는 모두 이 보편 교회를 섬기는 종이요 시녀이다. 세상의 교회는 큰 건축물을 짓는데 필요한 비계와도 같다. 세상의 교회는 껍데기요, 그 안에 살아 있는 알곡이 자란다. 물론 세상 교회도 여러모로 쓸모가 있다. 그중 가장 가치 있는 쓰임새는 그리스도의 참된 교회를 위해 신자들을 양육하고 훈련하는 것이다.

 

참된 교회는 반석 위에 세워진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16:18)라고 말씀하신다. 반석은 베드로 사도가 아니라 그가 조금 전에 고백한 신앙고백을 가리킨다. 반석은 불안정하고 실수가 많은 인간 베드로가 아니라 성부 하나님께서 그에게 계시하신 진리를 가리킨다. 반석이신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진리, 곧 중보자요 메시야이신 그리스도에 관한 진리가 바로 교회가 세워지는 반석이다. 예수님이 약속된 구원자요 참된 보증이며 하나님과 인간을 중재하는 중보자시라는 진리가 바로 교회를 떠받치는 반석이요 토대이다.

 

이 토대는 큰 희생으로 얻어진 결과이다. 이 토대를 위해 하나님의 독생자께서 인간의 본성을 취하고, 우리의 죄를 위해 고난 받고 죽임 당하셨다. 또한 이 토대를 위해 그리스도께서 인간의 몸으로 무덤에 장사되셨다가 다시 살아나셨으며, 자기 백성을 위해 영원한 구원을 이루고 하늘에 오르시어 하나님의 오른편에 앉으셨다.

 

심판의 날, 모래 위에 지은 궁전보다 반석 위에 지은 초가집이 수천 배나 더 낫다는 사실이 여실히 드러날 것이다.

 

지옥은 우리 뒤에 있고, 천국은 우리 앞에 있다. 험한 바다 저편에 본향이 있다. 그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거센 물살을 헤치고 그곳으로 건너갔다. 그들은 온갖 역경을 물리치고 천국에 들어가 그곳에서 살고 있다. 음부의 권세가 그들을 대적했지만, 승리하지는 못했다. 사랑하는 형제들이여, 전진하라. 원수를 두려워하지 말라. 오직 그리스도 안에 거하라. 승리는 확실하다.

 

음부의 권세가 대적하더라도 끝까지 인내하라. 모든 것이 협력해 선을 이룰 것이다. 이 싸움은 우리의 성화를 독려하고, 우리가 깨어 있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 싸움은 우리를 겸손하게 만들고, 주 예수 그리스도께 더 가까이 나아가게 만든다. 이 싸움은 세상을 멀리하게 도와주고, 더욱 열정을 쏟아 기도하게 만든다. 무엇보다도 이 싸움은 천국을 사모하게 만들고, “주 예수여, 어서 옵소서”(22:20)라고 진심으로 부르짖게 도와준다.

 

음부의 권세 앞에서 좌절하지 말라. 내면의 평화와 음부의 권세와의 싸움은 그가 하나님의 참자녀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은혜의 증표이다. 십자가가 없으면, 면류관도 없다. 싸움이 없다면, 기독교는 더 이상 구원의 능력을 발휘할 수 없다.

 

전능하신 건축가께서 영광스런 약속을 허락하셨다. 그분은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리라라고 말씀하신다. 교회는 결코 정복되지 않을 것이다. 인간의 손으로 세운 제국들은 모두 자취를 감추었지만, 그리스도의 교회는 여전히 건재하다.

 

물론 초창기에 세워진 유형 교회들은 대부분 사라져 버렸다. 에베소교회와 안디옥교회가 어디 있는가? 고린도교회와 빌립보교회와 데살로니가교회가 어디 있는가? 그 교회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버렸다. 그들은 주교와 교회 회의와 의식과 학문과 전통을 자랑할 뿐, 그리스도의 참된 십자가 안에서 영광을 누리지 못했다. 그들은 복음을 굳게 붙잡지 않았다. 그들에게서 촛대가 옮겨졌다.

 

그러나 참된 교회는 여전히 살아남았다. 참된 교회는 한 곳에서 박해를 당하면 다른 곳으로 도망친다. 참된 교회는 한 곳에서 짓밟히거나 압제를 당하면 다른 곳에 뿌리를 내려 번성한다. 불과 칼, 감옥과 벌금과 형벌 등 그 무엇으로도 그 생명력을 없애지 못했다.

 

마태복음 1618절의 약속은 참된 교회 전체에 적용된다. 세상에는 그리스도의 증인이 언제나 존재한다. 가장 어려운 시기에도 그분의 백성은 사라지지 않는다. 한때 율리우스 황제가 지금 그 목수의 아들은 무엇을 하고 있느냐?”라고 비웃었다고 한다. 그러자 어떤 나이 든 신자가 그분은 율리우스를 위해 관을 만들고 계십니다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그로부터 몇 달 후, 율리우스는 전투 중에 사망했고, 그의 모든 영광과 권력도 함께 사라지고 말았다.

 

당신은 그리스도의 유일하고도 참된 교회에 속해 있는가? 위대한 토대와 하나로 연합되어 있는가? 성령을 받았는가? 성령께서 우리의 영과 더불어 우리가 그리스도와 하나이고 그리스도께서 우리와 연합하셨다고 증언하시는가? 성경의 세계와 복음의 환한 빛에서 벗어나 어두운 구덩이에 떨어지지 않도록 조심하라.

 

형제들이여, 거룩한 삶을 살라. 우리가 속한 교회에 합당하게 처신하라. 천국의 시민답게 살라. 우리의 빛을 사람들 앞에 비춰 우리의 행위로써 그들을 유익하게 하라. 그리스도의 편지가 되어 읽게 하라. 용기 있게 살라. 사람들 앞에서 그리스도를 담대히 고백하라. 기뻐하는 삶을 살라.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이라는 복된 소망을 품고 있는 사람처럼 살라.

 

- 존 라일, 거짓에 속고 있는 교회에게, pp 9-41

출처: 생명나무 쉼터/한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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