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보이지 않는 힘

우주의 크기는 얼마나 될까? 우주는 끝이 있을까?
아무도 모른다.
최근에 우주과학자들이 지금까지 관측된 우주를 삼차원 입체형으로 나타낸 모형을 발표하기는 하였지만 그 모형처럼 우주가 끝이 있는지, 그 너머로 끝없이 계속되는지도 알 수 없다.

우리 인간이 허블망원경이나 전파망원경으로 우주를 살피긴 하지만 우리에게 도달하는 빛은 수 십 억 광년, 수 백 억 광년 떨어진 곳에서 수십억 년, 수백억 년 전에 출발한 빛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수십억 년 전, 수백억 년 전의 별을 보고 있는 셈이다. 그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그 별이 지금도 생존해 있는지 우리는 전혀 알 수가 없다.

우주에 흩어진 별은 몇 개나 될까? 은하계에는 태양과 같은 항성(恒星)만도 이천억 개이고, 우주공간엔 은하계 같은 별무리가 또 천억 개나 된다고 하니, 항성만 하더라도 이천억 곱하기 천억이나 된다.

어떤 우주과학자가 계산을 해 보았단다. 우주공간 어느 한 방향 특정범위를 정하여 측정되는 별의 수를 가지고 우주공간 전체의 별의 숫자를 가늠해보는 계산을 했는데, 700해(亥)라는 숫자가 나왔단다.
700해.......,
지구상 모든 사막, 사하라 사막을 포함하여 아라비아 사막, 고비사막 등등, 그리고 모든 해변의 모래 알갱이를 합한 숫자보다 훨씬 더 많단다.
모래 한 움큼만 공중에 뿌려도 눈앞이 가득한데 지구상의 모래 전부를 공중에 뿌려놓는다면 도대체 별이 얼마나 많다는 이야기인가?

그런데 빅뱅으로부터 흩어져 이루어진 우주는 지금도 팽창중이지만 그 팽창이 언제까지나 계속될 것인지, 아니면 어느 정도 팽창된 후 안정될 것인지, 아니면 우주의 팽창이 끝난 다음 서로의 인력에 의하여 도로 줄어들어 결국은 한 점으로 돌아올 것인지, 수수께끼란다.
 
그런데 우주 천체를 서로 끌어당기는 거대한 힘, 우리가 인력(引力)이라고 부르는 이 힘은 도대체 무엇이며 어떻게 작용하는 것일까?
매어서 당기는 줄도 없는데 어째서 당겨지는 것일까?
아무 매체(媒體)도 없이 전달되는 인력이라는 힘의 정체는 무엇일까?
그렇게 아득하게 멀리 떨어져 있는데도 여전히 끌어당겨지는 그 힘은 도대체 무엇일까? 별들과 별들이 보이지 않는 무슨 줄 같은 걸로 연결되어 있다는 말일까?  

큰 별들은 작은 별들을 끌어당기고 블랙홀은 더 큰 별들을 끌어당겨 집어삼킨다. 아니, 서로가 서로를 끌어당긴다. 충돌하면 죽는 줄을 모르는지, 그렇게라도 합쳐져야 한다는 건지.

거대한 은하계들이 서로를 끌어당겨 합쳐지기도 한다.
우리가 사는 은하계도 250만 광년이나 떨어져 있는 안드로메다 성운과 맹렬한 속도로 서로 끌어당기며 서로를 향하여 돌진하는 중이란다.
우리 은하계가 안드로메다 성운과 충돌하면 어떻게 되느냐고?
우리가 걱정할 일은 아니다.
45억년 후에 충돌하게 될 것이라니까.

그렇게 거대한 은하가 충돌하여 합쳐질 때는 거대한 별무리들이 블랙홀로 흡인되면서 상상을 초월하는 거대한 빛을 발한단다.
초신성이라고도 하고 퀘이사라고도 부르는 그 현상은 블랙홀로 흡인되는 별들의 최후의 몸부림, 단말마 비명이라고 할까.

우리는 태양이나 목성이나 지구나 달 같은 천체가 서로를 끌어당기는 힘이 인력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곰곰 생각해보면 그것이 참 이상하다.
인력이라는 힘이 생각할수록 신비스럽다.
만일 인력이 서로가 끌어당기는 단순한 힘이라면 두 천체 사이에 다른 천체가 끼어든다면 끌어당기는 힘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야 마땅할 것이다.

예를 들어 지구가 태양과 달 사이에 끼어드는 순간 달에 대한 태양의 인력은 지구로 인하여 차단될 것이고 그 순간 태양의 인력에서 놓여난 달은 휘청거리며 도망치려고 해야 할 것이다.
반대로 달이 지구와 태양 사이에 끼어든다면 이번엔 태양이 달과 힘을 합하여 지구를 끌어당기기 때문에 지구가 태양으로 더 끌려들어가려다가 달이 태양을 가리는 순간 지구는 태양의 인력을 차단당하여 태양의 인력을 덜 받으면서 태양의 반대방향으로 도망가려는 힘이 작용하여야 할 것이다.
만일 인력이 천체에 의하여 이러한 영향을 받는다면 적어도 이로 인하여 공전궤도는 영향을 받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그런 일은 없다.
그게 너무나 기이하고 무섭다.

도대체 인력(引力)의 정체가 무엇일까?
인력은 잡아당기는 줄도 없고 매개체도 없다.
인력은 다른 곳으로 돌릴 수도, 굴절시키거나 반사시킬 수도 없다.
자력(磁力)이나 전기력(電氣力) 같은 것이라면 그 중간에 무슨 판 같은 것을 집어넣으면 차단되겠지만 인력은 차단도 불가능하다.
만일 인력의 차단이 가능하다면 우리는 인력차단판을 설치해놓고 그 위에서 마음껏 하늘을 향하여 비상할 수 있을 것이다.  

인력......
생각할수록 참으로 신비스럽고 무서운 힘이 아닐 수 없다.
거역할 수 없는 그 힘은 우주전체를 휘감고, 그 힘 속에 우리도, 우리가 사는 지구도, 태양도, 은하계도, 저 많은 성운들도 들어있다면....,
그 힘의 정체는 도대체 무엇일까?

만일 인력을 없애 버린다면 어떻게 될까?
인력이 없다면 우리 몸이 붕붕 떠다니겠지.
자동차도 공중으로 붕붕 달리고 어디든 자유롭게 날아갈 수도 있겠지.
그런데 아뿔싸, 방안의 모든 물건이 붕붕 떠올라 돌아다니고,
집도 붕붕 떠오르고,
온갖 것들이 공중에 붕붕 떠다니고,
배도 물 위로 불쑥 올라와서 공중에 붕 떠다니고,
바닷물도 공중에 붕붕 떠서 안개처럼 흩어지고,
바윗돌도 붕붕, 흙과 모래도 공중에 붕붕,
뒤죽박죽 엉망진창이 되고 말겠다.

공기도 우주공간으로 다 흩어져 버리고
지구도 흐물흐물 흐트러져 먼지처럼 우주공간에 흩어지겠고
태양도 흐물흐물 흩어져서 뜨거운 화염과 수소가스가 온 사방으로 퍼지겠지.
그러니 인력이 없어지면 더욱 큰 일 나겠다.

모든 물질을 끌어당기고, 붙잡고, 모으고, 모양을 갖추게 하고,
모든 별들을 공(球) 모양으로 동그랗게 만들고,
작은 별들이 큰 별을 중심으로 원을 그리며 달리게 하고,
거대한 은하(Galaxy)가 소용돌이치게 만들고,
저 광활한 우주를 지배하는 엄청난 만유인력은 도대체 어떻게 생겨난 힘일까?
어떻게 작용하는 힘일까?
무엇으로 만유인력의 근원과 작용하는 원리를 설명할 수 있을까?

보이지 않는 그 힘, 거역할 수 없는 그 힘, 불변하는 그 힘 속에서
오늘도 지구는 우리를 싣고 달리고 있다, 초속 30 ㎞의 속도로.......

또 태양은 지구를 비롯한 혹성들을 거느리고 달리고 있다,
초속 400 ㎞의 어마어마한 속도로.

또 은하계 전체가 달리고 있다,
그보다 더 빠른 속도로.......
안드로메다 성운을 향하여,
45억년 뒤의 화려한 우주불꽃놀이를 위하여.

그렇게 우리는 우주여행 중이다,
만유인력이라는, 보이지 않는, 거역할 수 없는 그 힘 속에서.

출처: 아멘넷, 작성자/ 대장쟁이 이응환 목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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