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 北 18세 소녀, "떼죽음속출, 인신매매기승"
하층민 중 1000여 만명 식량난…300만명 아사 위기
▲ 북한의 식량난이 최악의 사태로 치닫으면서 굶어죽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다. <사진출처: 좋은벗들> < ▲ 북한의 식량난이 최악의 사태로 치닫으면서 굶어죽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다. <사진출처: 좋은벗들> >
▲ 북한의 식량난으로 영양결핍에 걸린 어린이들이 속출하고 있다. <사진출처: 좋은벗들> < ▲ 북한의 식량난으로 영양결핍에 걸린 어린이들이 속출하고 있다. <사진출처: 좋은벗들> >
A씨 “여동생은 끼니를 먹지 못해 처음에는 퉁퉁 부으면서 나중에는 붓기가 빠지고 뼈만 남는 상태가 되기를 3~4번 반복하고서야 눈물을 흘리면서 죽어”

좋은벗들 “대부분의 주민들은 하루 한 끼도 제대로 먹지 못해 물을 끓여 먹으면서 생계를 연명, 이들 중 300만 명 이상이 심각한 아사 위기에 노출되어 있다” 지적

“한 민족, 한 동포인 북한 아이들이 굶어 죽고 있다. 위급한 상황이니만큼 정부가 신속하게 발 벗고 나서야 한다. 식량지원은 정치적으로 해석할 것이 아니라 인도적인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이명박 정부는 출범 이후 대북정책과 관련해 ‘비핵개방 3000’구상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미국 부시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지난 해 10월 협약된 남북공동선언을 배제한 '실용주의' 정책으로 북한의 핵 포기 방안에 따라 식량지원을 한다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지난 4월 언론을 통해 “북남선언과의 합의를 짓밟고 외세를 추종한다면 우리도 대응을 달리 하겠다”고 밝히고 두 달 만에 ‘남한과의 대화 단절’을 선언했다.

최근 원정화 여간첩 사건으로 남북 간의 냉전관계가 더욱 심화되는 가운데 북한은 식량부족으로 ‘아사자’가 속출하고 있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시사주간지 <사건의내막>은 통일부 사단법인의 <좋은벗들>에 실린 자료를 토대로 식량난의 현주소와 북한주민들의 실상을 살펴봤다.

WFP(세계식량계획)에 따르면 북한은 10년 만에 최악의 식량난을 겪고 있다. 지난 6월 WEF는 “북한의 전 지역을 답사한 결과 대기근이 일어난 1965년과 흡사하고 북한이 90년대 중반과 같이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지난 2일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에 63만 톤의 식량을 긴급 지원하기로 결정, 내년 11월까지 5억 달러 규모를 지원할 방침을 밝혔다. 이와 더불어 북한식량지원을 위해 기부국들과 한국정부에 협조를 요청했다.

월남한 A씨는 자신의 경험을 들어 북한주민들이 처한 열악한 실정을 생생히 증언했다. 그는 "식량난으로 내 여동생이 굶어죽었다"며 “처음에는 퉁퉁 부으면서 나중에는 붓기가 빠지고 뼈만 남는 상태가 되기를 3~4번 반복하고서야 눈물을 흘리면서 죽었다”고 애통해했다.

그에 따르면 북한에서 살던 당시 동네에는 700여 가구가 살았는데 식량난으로 인해 250가구의 집이 비었다고 한다. 이들의 상당수는 끼니를 먹니 먹지 못해 굶어 죽거나 먹을 것을 찾아 고향을 떠났다고 A씨는 설명했다.

또한 남한에서 쌀이 들어왔다는 소식이 들리면 주민들은 춤을 추며 기뻐했다고 한다. 평소 크게 올랐던 쌀값이 절반으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는 2000년도에는 남한에서 보내준 쌀과 비료로 인해 북한 주민들의 민심이 흔들렸다고 말했다. 북한에서는 마치 김정일의 능력으로 남한에게 물건을 받은 것처럼 행사하지만 주민들은 이를 알고 있었다는 것.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햇볕정책을 두고 일부에서는 일명 '퍼주기식‘의 정책이라는 논란이 있었지만 북한주민들에게는 생명과 직결되는 유일한 희망이었던 셈이다. 비록 주민들은 겉으로는 표현할 수 없었지만 언제나 남한 주민들에게 고마운 마음과 동포애를 가졌다고 한다.

이처럼 식량난으로 혹독한 생활을 하면서도 주민들이 봉기를 일으킬 수 없었던 이유에 대해 A씨는 “정부의 삼엄한 감시와 반동자로 찍힐 경우 사돈에 8촌, 먼 친척까지 연좌제에 묶여 있어 탄압과 핍박을 당하며 죽을 자유도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1996년도 북한 국민소득은 700달러였다. 그러나 지금은 공장의 80%가 가동을 멈췄고 20%만이 돌아가는 상황이라 국민소득은 대거 감소했다. 이렇듯 열악한 경제여건으로 말미암아 북한에는 ‘먹고 죽는 건 원한이 없다’는 말이 나돌 정도라고.

그는 “탈북자들 중에서 한이 많이 맺힌 사람의 경우는 지원을 반대한다”며 “그것은 북한 주민들이 수백만이 죽어도 조금만 참으면 북한 지도부가 무너질 수 있다는 희망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전에 죄 없는 사람들만 희생당한다는 것을 명심해야한다고 말했다.

북한 상황에 대해 대북인권단체 <좋은벗들> 사무국장 이승용씨는 “정부에서 북한의 식량지원에 적극 나서야한다"고 호소했다. 북한이 현재 인구의 절반이 넘는 하층민 중 1000여 만명이 식량난으로 곤혹스러운 나날을 보내는 만큼 도움이 절실하다는 것. 그는 “대부분의 주민들은 하루 한 끼도 제대로 먹지 못해 물을 끓여 먹으면서 생계를 연명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들 중에도 300만 명 이상이 심각한 아사 위기에 노출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좋은 벗들>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까지 황해도와 강화도 인근에서는 매일같이 아사자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4월 꽃제비보호소, 고아원, 구금시설 등은 물론 홍수 최대피해지역인 평안남도 양덕군에서도 아사자가 발견됐다.

이들은 풀죽을 먹으며 연명하거나 부모 없는 아이의 경우 꽃제비가 되어 이곳저곳 떠돌다 굶어죽고 있다. 이는 황해도를 비롯한 북한의 전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어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좋은 벗들>의 자료를 토대로 북한에서 발생하고 있는 식량난의 실상을 살펴보면 이렇다.

황해남도 연안군에서는 옥수수 밭 경비를 보던 농민들이 옥수수를 서리하러 온 군인들에게 폭행을 당해 한명이 사망하고 한명이 부상을 입는 사건이 있었다. 농민들은 4군단의 포병연대 소속 군인이라 짐작했지만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고 결국 범인을 밝혀내지 못했다.

연안군외의 다른 농장에도 옥수수 도적들 자주 나타난다. 보통 한개 작업반에 약 50여명의 인원을 두고 경비를 선다. 옥수수서리뿐 아니라 감자 서리도 종종 일어난다. 한번은 17살의 사내아이가 감자를 훔치기 위해 감자 굴에 들어갔다가 숨진 사례도 있었다. 밀폐된 공간에 가득 퍼진 감자의 독성에 질식해 목숨을 잃었다는 것. 보름이 지나서야 꺼내진 시신의 두 손에는 감자가 들려있었다.

식량난 심화로 인해 군대를 지원하는 사람의 수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함경북도에서는 군입대자가 총 2500여명에 달했다. 일부 부모들은 집에서 밥을 제때 먹이지 못할 바에는 군대를 보내는 것이 낫다는 입장이라고. 자신들이 먹고 살기 힘들기 때문에 아들을 군대에 보내는 부모도 있다는 것. 학생들도 예전에는 간부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고 갔지만 요즘은 먹을 것이 없어 군대에 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평양시 순안구역에서 비행기정비를 하는 군인은 그나마 형편이 넉넉하다. 월급은 2500원이지만 본인과 가족들에게 입쌀과 안남미가 배급되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출근할 때 기름통을 가지고 나와 정비참모들의 눈을 피해 석유를 빼돌려 아내에게 넘겨주고 아내는 이를 항공유 1kg당 1600원을 받고 장사꾼에게 넘겨주는 방식으로 돈을 벌고 있다.

이승용 사무국장은 “평양은 그나마 외부에서 지원이 되는 상황이지만 외곽지역은 거의 죽으로 연명하고 있다”며 “지방의 경우는 상황이 더욱 열악해 600만명 가량이 어렵게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에서는 지난 2007년 1월 군부대 식량 공급량이 60% 수준으로 떨어지는데 이어 6월경에는 하루 평균 10여 명 안팎의 아사자가 발생했다. 함경도, 강원도, 평안도 등 전국 지역에 쌀 원천이 떨어졌고 12월경 농산물 수확량 감소로 분배량도 감소했다. 식량가격 또한 오름세와 내림세를 반복했다.

2008년 2월 농촌 세대 20%가 식량난에 허덕였고 3월에 이르러 곡창지대 농장원 식량배분이 중단되고 쌀 가격이 1300원에서 2000원으로 급상승했다. 5월까지 아사자가 발생했던 황해도는 7월 들어 햇보리, 햇밀, 햇감자 등이 나오면서 최근 아사자가 줄어든 상황. 현재 강원도, 자강도, 양강도, 함경도 순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장사, 뙤기밭 농사 등으로 자구책을 마련해 생존해 오는 주민들은 '떼죽음'을 당하지 않지만 극빈층의 경우는 식량난으로 인한 죽음이 흔히 발생한다는 것. 북한 내부에서는 “죽을 사람들이 죽는 것”이라며 외면하기 일쑤라고.

이에 대해 이 사무국장은 정부가 북한의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나는 아사자 피해를 하루빨리 예방해야한다. 사람이 식량으로 굶어죽는 것은 정치적으로 다룰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북한의 식량난을 인도적인 차원에서 바라봐야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북한의 상황을 외면할 경우 적대적인 관계가 깊어질 것이다. 어떠한 방식으로든 북한과 끊임없이 대화하고 협력해나가야 한다. 북한과 소통하기위해 노력해야할 때다. 우리 모두 머리를 맞대고 북한 주민들을 살리는데 힘써야한다”고 강조하며 “올해까지는 적어도 15만 톤, 내년에는 50만 톤의 지원이 이루어져야 아사자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더불어 국민들의 관심과 참여도 당부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북한에 도움을 주면 우리의 경제가 어려워질 것을 걱정한다. 하지만 작은 도움으로 우리의 경제가 무너진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우리가 더 발전할 수 있다고 본다. 현재 북한식량난 돕기 100만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는데 국민들이 관심을 보였으면 한다.”

한편 WFP가 요청한 북한식량 보급과 관련해 부정적인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김하중 통일부 장관은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출범 10돌 기념식에서 “각계 의견을 수렴해 가능한 한 긍정적으로 식량지원을 검토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북한주민들에 대한 식량지원 문제와 관련해 인권단체들의 ‘인도적 지원’ 요구가 높아지는 가운데 현 정부가 경색된 남북관계 속에서 어떠한 해법을 내놓을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출처:dailybreadnews 제휴사 브레이크뉴스(www.breaknews.com) 김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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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
기사 입력 : 2008-10-06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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