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혼자가 아니란다.


이세벨이 여호와의 선지자를 멸할 때 여호와의 선지자 100명을 굴속에 감추어두고 보호하였던 오바댜는 막상 때가 닥치자 죽음이 두려워 아합에게 엘리야가 있다고 전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언제까지 머뭇머뭇 하려느냐?’는 질책을 들으면서도 비겁하게 말 한 마디 않고 잠잠하였습니다. 그래서 엘리야 혼자서 용감하게 바알과 아세라 선지자들 850명을 상대하여 놀라운 승리를 거두는 모양새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랬는데 이번에는 엘리야가 비겁해질 차례가 되었던 모양입니다. 갈멜산 대결에서 승리하고 바알선지자들을 죽인 엘리야, 기도로 비가 내리게 하고 폭우 속에 허리를 동이고 마차를 탄 아합왕 앞에서 달렸던 그 엘리야가 이세벨의 ‘죽여 버리겠다.’는 말 한 마디에 혼비백산 목숨을 구하여 도망합니다. 그 용감하던 모습이 온데간데없습니다.

엘리야는 유다땅 남쪽 끝 브엘세바까지 도망하여 내려간 다음 거기에 사환을 남겨두고 자신은 하룻길이나 광야를 들어가 로뎀나무 아래 드러누워 ‘하나님, 차라리 저를 죽여주십시오.’ 하고 애걸합니다. 어떻게 우리의 영웅 엘리야가 이럴 수 있단 말입니까? 특별한 인간은 없는 모양입니다. 생명의 위협 앞에서는 누구나 비겁해지는 모양입니다. 야고보서는 ‘엘리야는 우리와 성정이 같은 사람이로되 저가 비 오지 않기를 간절히 기도한즉 삼 년 육 개월 동안 땅에 비가 아니 오고.(약 5:17)’라고 말합니다. 이것은 엘리야의 연약한 모습을 말씀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연약하지만, 우리도 믿음으로 순종하면 엘리야처럼 쓰임 받을 수 있다는 격려의 말씀일 것입니다. 그 엘리야를 천사가 어루만지며 두 번이나 떡과 물을 가져다 먹이고 기운을 차려 호렙산으로 가게 합니다.

엘리야가 호렙산에 가 그 곳 굴에 있을 때 하나님께서 물으십니다. “네가 어찌하여 여기 있느냐?” 영어성경(NIV)을 보니 “What are you doing here, Elijah?” ‘너 여기서 뭣 하고 있니? 엘리야야.’ 입니다. 하나님의 이 말씀은 어떤 물으심이었을까요? 야단이나 꾸지람이었을까요? 비난이나 빈정거림이나 재촉이었을까요?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것은 다정한 음성의 위로였을 것입니다. 그랬길래 엘리야가 신세한탄, 넋두리를 하였지요. “그들이 우상숭배하고 여호와의 선지자들을 다 죽였습니다. 열심이 특심한 저만 남았습니다. 그런데 저들은 저마저도 죽이려고 합니다. 무서워 죽겠습니다.” 그 하소연을 들으시고 하나님은 엘리야에게 “여호와의 앞에 산에 섰으라.” 하시고 강한 바람, 지진, 불로 지나가십니다. 그리고 세미한 소리로 엘리야에게 임하십니다. 무엇을 말씀하시는 것일까요? 능력의 하나님, 만군의 여호와, 전능하신 하나님이 함께 하신다는 뜻일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다시 물으십니다. “네가 어찌하여 여기 있느냐?” 그러나 이번에도 엘리야는 똑같은 신세한탄과 넋두리입니다. “저만 홀로 남았습니다. 무서워 죽겠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꾸짖지 않으시고 ‘다메섹에 가서 하사엘에게 기름을 부어 아람왕이 되게 하고, 님시의 아들 예후에게 기름을 부어 이스라엘 왕이 되게 하고, 사밧의 아들 엘리사에게 기름을 부어 너를 대신하여 선지자가 되게 하라’고 명하십니다. 그리고 ‘하사엘의 칼을 피하는 자를 예후가 죽일 것이요 예후의 칼을 피하는 자를 엘리사가 죽이리라. 그러나 이스라엘 가운데 7,000인을 남기리니 다 그 무릎을 바알에게 꿇지 아니하고 그 입을 바알에게 맞추지 아니한 자니라.’고 말씀하십니다.

7,000명이라니요! 엘리야는 홀로 남았다고 생각했지만 하나님은 엘리야뿐 아니라 이처럼 많은 하나님의 사람들을 지키고 계셨고 또한 돕는 자들과 사역자들을 예비하고 계셨던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비겁, 연약한 존재임을 이미 아셨던 것입니다. 이 말씀을 들은 엘리야는 얼마나 기뻤을까요? 얼마나 힘이 났을까요? 하나님이 역사하고 계신다는 것을 안다면, 많은 동지들이 있다는 것을 안다면,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것을 안다면 우리는 결코 두려워하거나 낙심할 수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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