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ostle님, CCM이 복음전파의 수단이 아니라고 하십니다. 정말 그럴까요?

어느 분이 이전 글에 댓글로 이미 달아놓으셨지만, CCM은 크리스천 컨템포러리 뮤직의 약자로서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을 향한 크리스천의 마인드와 메세지를 담아낸 '현대음악'을 통칭하는 말입니다. 즉, 현대음악의 다양한 쟝르들 - 록, 재즈, 컨트리 등등 - 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현대음악의 틀 안에 복음적인 메세지를 담아낸 음악이 CCM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CCM은 엄밀히 말해 그 대상이 '세상 사람'이고, 그 주제는 물론 하나님 '찬양' 이 될 수도 있지만, '찬양'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닌, 크리스천이라면 반드시 고민해보아야할 다양한 문제와 소재들을 직설적으로 때론 은유적으로 표현해낸 것이 CCM인 것입니다.

물론 님께서 하신 말씀대로 CCM이 하나님을 찬양하는 기독교 음악의 한 형태라고 분류할 수 도 있겠지만,  이러한 분류는 CCM이 가진 본연의 목적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두리뭉실한 정의가 될 수 있습니다. CCM은 이미 믿음을 가진 기신자들 안에서 공유되고 공감되어지는 찬송가와 복음성가와는 그 표현방법이나 목적 자체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정경으로 인정하는 성경66권만큼 그 권위를 인정하는 찬송가 음악들은 일반적으로 제목 그대로 '찬송'에 그 의의가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그 안을 자세히 보면 모든 찬송가 음악이 '하나님을 찬양'하는 '찬송' 의 목적 자체와는 조금 거리가 있는 곡들도 상당히 많다는 것을 모르진 않으시겠죠?

1900년도 초기에 '복음성가'로 불리워지던 곡들이 찬송가로 채택이 된 경우가 많았고, 그러한 과정에서 지금과 같은 신자들의 거센 반대와 항의가 있었다는 것도 모르진 않으시겠죠? 예배에는 오르간 따위의 천한 악기가 쓰여질 수 없다고 못박아두었던 시대가 불과 몇백년전이라는 것도 모르진 않으시겠죠? '찬송' 본연의 의미는 오직 그 대상이 '하나님' 한 분 뿐임을 의미합니다. 찬송가의 모든 노래가 '찬송'이라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도리어 '찬송'보다는 권면이나 확신, 사랑과 나눔의 주제를 가진 찬송 아닌 찬송가들도 수두룩하지요. 하지만 그냥 편하게 우린 이 모두를 통칭하여 '찬송가'라고 하는 것 뿐입니다. 어쨌든 찬송가는 절대적으로 이미 교회의 안마당으로 들어온 신자들 안에서 공유되어지는 노래입니다.
 
이미 하나님을 믿고 하나님을 찬양하겠다는 뚜렷한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하나님께 영광을 드리는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이 '찬송'이지, 찬송가의 근본 대상은 절대 사람이나 회중이 아닌 하나님 한 분 뿐이라는 것입니다. 그럼 '복음성가'는 뭘까요? 찬송가에서 좀 더 넓은 범주로 넘어가야 합니다. '복음 성가'는 찬송가와 같은 이미 믿음을 가진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기도 하지만, 그 보다는 복음전파의 목적과 그 대상이 되어야 하는 세상사람들을 향한 선포의 성격을 가진 노래들입니다.
 
그런데 '성가'라는 표현이 이미 그 안에 들어가 있는 것을 보면 '복음성가'라는 것도 근 1세기 가까운 시간을 거쳐 다듬어지는 동안 일종의 '찬송가'만큼의 권위를 획득한 것임에는 분명한 것 같습니다. 일단 '복음성가'의 기준은 명확한 성경적인 메세지가 정확하게 포함되어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을 찬양하기도 하면서 성도도 만족시키고, 게다가 세상사람들을 향한 복음선포와 사랑의 권면 또한 그 안에 모두 포함되어 있어야 하니까요. 하지만 여전히 '복음성가' 역시 CCM에 비하면 좀 더 보수적이고 '복음' 본연의 칼라를 고수한다는 점에서 찬송가와 더불어 교회 예배 음악으로 널리 쓰여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저 역시 개인적으로 찬양인도의 선곡은 찬송가와 복음성가의 비율을 거의 50:50으로 맞추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그럼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CCM으로 갑니다.

CCM이라는 쟝르에 대한 왜곡이 생각보다 많은 분들에게 만연해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CCM마저도 무조건 교회내에서, 그것도 성도들끼리만 은혜나누고 함께 공감하며 감동하는 테두리 안에 가두려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아직 하나님에 대해 모르고, 예수님의 예자도 모르는 사람들, 혹은 교회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이나 물음표를 가지고 있는 이들에게, 찬송가 혹은 복음성가는 어떻게 들려질까요? 거의 외계언어 수준일겁니다. 다큐멘터리에서 아프리카 토속 부족민들이 함께 모여 신나게 부르는 그들만의 노래를 문명인인 우리들은 너무나 낯설고 괴상하게 보는 것과 마찬가지 수준이라는 겁니다. CCM으로 사람을 구원의 길로 이르게 할 순 없지요. 당연합니다. 하지만 CCM은 분명 아직 믿음의 세계를 접하지 못했거나,  기독교 문화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굳게 닫혀진 마음문을 조금씩 열어갈 수 있는 '크리스천' 음악의 한 조류입니다. 제발 CCM으로 은혜를 받냐느니, CCM은 왜 그리 세상음악하는 꼴이랑 똑같냐는 말씀 좀 하지 마시길 부탁드립니다.

글 앞부분에서 이미 서술해놓은대로 CCM은 다양한 현대음악의 쟝르를 빌린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럼 왜 굳이 믿는 사람들이 세상음악, 그것도 이미 타락할대로 타락한 세상의 음악들을 흉내내야 하냐고 반문하실 수도 있겠죠? CCM의 터닝포인트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소위 말하는 세상음악들의 '때깔'은 대단합니다. 사운드와 악곡도, 그러한 음악들을 연주하는 아티스트들도 대단한 실력의 소유자들이 널려있다시피 합니다. 그만큼 청자들의 귀도 높아질만큼 높아진거죠. 그런데 소위 우리가 말하는 '교회음악'은 뭐하고 있습니까? 맨날 교회라는 테두리 안에서 우리끼리만 은혜받고 우리끼리만 감동하고 있으면 세상사람들이 우리 음악에 귀를 기울여 준답니까? CCM은 바로 이러한 이슈에서 출발하는 일종의 문화전략입니다. 어떻게 해서든 교회 문턱까지는 끌고와야 안마당으로 들어오라고 다시 한 번 권면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래야만 CCM에는 담아낼 수 없는 - 비신자들의 무조건적인 거부감을 감안해야 하기에 - 본격적인 복음적 음악과 찬양들을 그들에게 선물해 줄 수 있지 않겠습니까? 부디 CCM을 우리 교회안에서 불려지는 예배찬양이나 복음성가와 혼동하지 마시기를 다시 한 번 부탁드립니다.

주님을 떠났거나, 혹은 아직 모르는 사람들에게 CCM은 충분히 감동이 될 수 있는, 물음표가 느낌표로 바뀔 수 있는  '복음전파'의 좋은수단입니다. 분명히 CCM안에 깊은 은혜를 담아내긴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CCM을 교회내의 음악, 즉 예배음악으로 사용하는 것에는 저도 절대 반대입니다. 말씀드렸다시피 CCM은 그 대상이 하나님이 아닌 세상사람들을 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CCM의 존재의의와 그 목적에 대해 분명히 밝히고 싶습니다. 적어도 예수가누굴까? 교회는 무얼까? 하나님이 정말 계실까?라는 긍정적인 의문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 하나만 들어도 CCM은 분명 그 존재의의가 확실한 크리스천 음악의 한 조류인 것입니다. 앞으론 아멘넷에서 CCM이 세대를 갈라놓는다는 둥, 교회에서 CCM이 찬송가보다 더 많이 쓰여서 걱정이라는 둥, 복음성가와 CCM의 정확한 의도와 목적도 모르고 그 둘을 통용하여 쓰는 경우의 글들은 더 이상 보지 않게 되길 바랍니다

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출처: 아멘넷/ 김성진님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