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철든 다음에야 알았네
    - 대장쟁이 이응한 그게 언제였던가, 무덤가 할미꽃 핀 뒷동산에 올라 끝없이 파란 하늘 솜털같은 구름이 흘러가다가 사라지고 사라지는 걸 넋놓고 바라보며 산너머 저 멀리를 꿈꾸던 그 때가.
    그러나 하늘엔 그 포근하고 아늑한 솜털구름만 피는 게 아니라 공포의 먹구름과 고통의 칼바람도 몰아친다는 걸, 저 인생의 산너머엔 아름다운 꿈이 흐르는 낙원이 아니라 황야와 광야야 거친 바다와 때론 나락같은 벼랑도 있다는 것을
    아, 나는 철이 들어서야 알았지. 그리고 그 분의 손을 잡지 아니하면 단 한 발짝도 뗄 수 없다는 것도 철이 들어서야 알았지. 그제야 알았지... 얼마나 먼 길을 상처투성이로 헤맨 다음에...


'이응한 목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솔로몬 왕궁  (0) 2013.02.19
솔로몬 재판 횡설수설  (0) 2013.02.17
어째서 그렇게나 은혜를 베푸셨는지요?  (0) 2013.01.30
만추(晩秋)  (4) 2012.10.18
인구조사가 무슨 큰 죄라고...  (0) 2012.10.08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