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위크 1997. 8 마리아에 대한 기사가 난 적이 있었다.
그 내용은 카톨릭의 교인들은 교황청에 청원을 하였다는 내용이다,
다시 말하여 성모마리아의 지위를 지금보다 더 높혀 차라리 신격화시키자는 것이다.


KENNETH L. WOODWARD 기자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이번주 미국 캘리포니아州에서 바티칸 교황청으로 우송된 대형 소포를 받게 된다. 내용물은 ‘성모 마리아는 예수와 함께 공동 구세주이며, 모든 은총의 중재자일 뿐 아니라 하나님을 섬기는 자의 옹호자’라는 새로운 가톨릭 교의를 교황의 무류(無謬)의 권위로 선포할 것을 요청하는 청원서 4만3백83장이다. 이 청원서들은 남극을 제외한 모든 대륙을 망라한 10여 개 국가에서 모은 것이다.

이런 대규모 청원운동은 성모 마리아의 지위를 지금까지 대다수 기독교인들이 간주해 온 것을 초월하는 수준으로 끌어올리게 될지도 모른다. 지난 4년 동안 교황은 마리아에 관한 새로운 교의를 지지하는 청원서를 1백57개국에서 4백34만4백29장이나 받았다. 평균 한 달에 10만 명이 보낸 셈이다.

저명한 서명자 가운데는 인도 캘커타의 테레사 수녀를 비롯해 5백 명에 달하는 주교, 그리고 미국 뉴욕 교구의 존 오코너, 폴란드의 요세프 글렘프, 바티칸 주재 추기경 6명을 포함한 42명의 추기경들이 포함돼 있다. 로마 교회에서 이런 조직적인 청원운동은 유례가 없을 뿐더러 가톨릭 교계가 교황에게 이런 무류의 교시(敎示)를 요청한 적도 드물다. 이 서명운동이 성공을 거둔다면 가톨릭 교회는 세 가지의 특이한 교의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

즉 마리아는 자신의 아들 예수가 이룬 구속(救贖·기독교에서 남의 죄를 대신 갚아 구원하는 일)의 대업에 직접 참여하고, 예수의 고통과 죽음으로부터 나오는 모든 은총은 마리아의 중재를 통해서만 내려질 수 있으며, 모든 신도들의 기도와 청원도 이와 마찬가지로 마리아를 통해 예수에게 전달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신학자들이 ‘존귀한 마리아학’(High Mariology)이라 부르는 이 교의는 디모데 전서 2장 5절에 나오는 “하나님은 한 분이시요 또 하나님과 사람 사이에 중보(仲保·개신교에서 그리스도가 인간에게는 그 죄를 사하고 하나님에 대하여는 뭇사람의 죄를 홀로 지고 죽은 일)도 한 분 이시니 곧 사람이신 그리스도 예수라”라는 신약성서의 기본 원칙을 부인하는 것이 된다. 아울러 그 교의는 마리아를 성부(聖父)의 딸, 성자(聖子)의 어머니, 그리고 성신(聖神)의 배우자로 섬기게 함으로써 聖삼위일체를 聖사위일체 형태로 바꾸는 결과가 될지도 모른다.

오하이오州 스투벤빌에 있는 프란체스카大의 신학 교수이며 이번 청원운동의 주도자인 마크 미러밸(39)은 “개인적으로 나는 마리아에 대한 이런 진실이 2000년 이전에 공인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미러밸은 여러 차례 교황을 알현한 적이 있으며 1993년 한 마리아 협의회에서 이와 같은 대담한 교의를 제안한 이래 관련 서적을 세 권이나 펴냈다. 그는 이 교의가 교황의 무류의 권위로 선포되면 ‘최고의 진실’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새 교의가 선포될지도 모른다는 소문은 기독교 다른 종파의 거센 반발을 촉발하고 있을 뿐 아니라 가톨릭 교회 내부에서도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그리스정교 미국 교구장인 조지 G. 파시아스 목사는 “마리아를 예수와 함께 공동 구세주로 부르는 것은 단적으로 말해 이단(異端)”이라며 “마리아에게 아들 예수의 중재자가 되도록 요청하는 것과 마리아를 하나님과 사람 사이의 중재자로 떠받드는 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

성공회와 가톨릭 교회의 대화를 통해 세계 교회주의 운동을 이끌어온 성공회 신학자 R. 윌리엄 프랭클린도 교황이 마리아에 관한 새로운 교의를 선포하는 것은 “성모 마리아를 내세워 예수의 지위를 약화시키고 교황의 교의상 지위를 재강화함으로써 교파를 초월한 세계 교회주의 운동을 고사시키게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신교도들이 그런 교의를 받아들일 리 없다는 주장이다. “그렇지만 가톨릭측은 이런 비판에 눈도 꿈쩍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폴란드 출신인 현직 교황이 현지에서 수호신으로 떠받들어지는 마리아에 대해 가진 신비주의적인 애착에서 비롯된 오만일 뿐”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마리아에 관한 새로운 교의는 가톨릭 신학자 사이에서도 심각한 분열을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 바티칸에서 발행되는 신문인 로세르바토레 로마노紙는 지난 6월 교황청이 23명의 마리아학 연구자들로 구성된 위원회에 새로운 교의를 검토하도록 위촉했다고 보도했다. 그들은 마리아 신학의 전문가들로 대다수가 새로운 교의를 환영할 만한 학자들이었다. 그러나 위원회는 만장일치로 새로운 교의가 바티칸 제2차공의회의 교의에 배치되며 표현이 모호할 뿐 아니라 그리스도 교회의 통일을 목적으로 하는 세계 교회주의 운동에 장애가 된다는 이유로 교의 선포에 반대했다.

그러나 성모 마리아는 평범한 성서의 인물이 아니라 지난 2천 년 동안 서양 문화의 지배적인 여성상으로 간주돼 왔다. 프랑스의 샤르트 및 노트르담 성당, 東로마 제국의 수도였던 콘스탄티노플(현재 터키의 이스탄불)의 성 소피아 성당, 그리고 로마의 산타 마리아 마조레 성당 등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당들이 마리아를 섬기기 위해 세워졌다.
단테에서 홉킨스·엘리엇·오든에 이르는 시인들과 장엄한 ‘아베 마리아’를 작곡한 슈베르트를 비롯한 수많은 음악가들도 마리아로부터 영감을 받았다. 성수태 고지(하나님의 사자인 가브리엘 천사가 10대 처녀였던 마리아에게 나타나 예수를 잉태할 것이라고 알리는 장면)는 서양 역사상 가장 많이 그려진 그림에 꼽힌다.

특히 20세기는 여러 면에서 마리아의 세기였다. 마리아의 현신(現身)을 목격했다는 보고는 4백 건 이상에 이른다. 미러밸의 추정에 따르면 그것은 그 전 3세기의 목격 사례를 합친 것보다 더 많다. 마리아 운동가들은 이런 모든 사례들을 종합해 볼 때 20세기는 하나님과 사람 사이의 중재자로서 마리아의 역할을 인정하는 마지막 교의를 탄생시키게 될 ‘마리아의 시대’가 확실하다고 믿는다.

이런 마리아 운동은 또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메주고례를 프랑스의 루르드나 포르투갈의 파티마 같은 가톨릭 교도들의 순례지로 만들었다. 크로아티아語를 사용하는 2백50가구가 고립돼 살고 있는 오지 마을인 이곳에서는 지난 81년부터 6명의 어린이가 마리아의 현신을 목격했을 뿐 아니라 메시지도 받기 시작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금까지 이곳을 찾은 순례자의 수는 1천만∼2천만 명으로 추산된다. 순례자 가운데 많은 사람이 스스로 마리아를 보았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미국의 대도시에도 그런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 결과 마리아의 행적을 좇는 일이 소규모 사업으로 발전하고 있다. 마리아의 현신을 목격한 사람들이 많아짐에 따라 관련 뉴스레터·잡지·신문들이 소규모이긴 하지만 수백 가지나 발행되고 있으며 눈물을 흘리는 마리아상 등을 담은 비디오 테이프와 책·팸플릿 등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아울러 세계 각지의 목격자들이 보내온 마리아의 메시지를 게재하고 그 의미를 토론하는 채팅룸을 제공하는 인터넷 웹사이트도 등장했다.

오랜 전통을 지닌 가톨릭이 초자연적인 현상을 갈구하는 뉴에이지와 자연스럽게 융합되고 있는 모습을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메주고례를 순례한 후 가톨릭으로 개종하고 이어 마리아 관련 웹사이트의 회원이 된 웨인 웨이블은 “모든 사람이 마리아의 현신을 목격하고 있는 것 같아 나는 차별성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리아를 하나님의 중재자로 간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캘리포니아州 모데스토에서 노스 캐롤라이나州 샬럿에 이르기까지 미국의 모든 곳에서 마리아에 관한 모임이 끊임없이 개최되고 있다. 전통적인 교의를 믿던 가톨릭 신도들도 마리아를 성신의 배우자로 간주하고 있다.

캘리포니아州 샌타 바버라에서 소규모 인쇄소를 운영하며 미러밸을 비롯한 마리아 학자들의 책을 발간하는 로버트 섀퍼는 “주말마다 어디선가 마리아 관련 집회가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주 그는 2만 명이 서명한 청원서가 담긴 1백 번째 소포를 교황청으로 우송할 준비를 하면서 “과거 어느 때보다 마리아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카톨릭이 2차바티칸공의회에서 공표한 마리아에 대한 교의헌장이다.
 
마리아는 거의 신격화 되어있음을 알 수가 있다.
마리아는 피조물을 멀리 초월하는 존재이며, 구원과 죄사함에 있어서 주님과 공동사역을 하는 존재로 간주되고 있다. 또한 마리아는 예수 다음의 위상을 갖으며, 모든 천사와 성인의 위에 있는 존재로서 하늘과 땅의 모후가 되며, 교회의 예식으로 공경을 받는 존재가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보다 더 위상을 높이자는 것이 카톨릭교인들의 청원이다.


교회에 관한 교의헌장 - 52항
지극히 자비로우시고 지혜로우신 하느님께서는 세상 구원을 완수하시려고 "기한이 찼을 때에 당신 아들을 보내시어 여인에게 태어나시게 하셨으니…그것은 우리에게 아들이 되는 자격을 얻게 하시려는 것이었다"(갈라 4,4-5). "그는 우리 인간을 위하여, 우리의 구원을 위하여 하늘에서 내려오시어, 성령으로 동정녀 마리아께 혈육을 취하셨다". 이러한 구원의 신비가 교회 안에서 우리에게 계시되고 계속되는 것이며, 주께서 당신 몸이 되도록 교회를 세우셨고 교회 안에서 신도들은 머리이신 그리스도와 결합되어 그 성도들과 교류하는 것이니, "먼저 우리 주 천주 예수 그리스도의 모친이시며, 영화로운 평생 동정이신 마리아를 생각하며 공경하는 것이 "마땅한 일이다.


교회에 관한 교의헌장 - 53항
동정 마리아는 천사의 아룀을 들으시고 하느님의 말씀(성자)을 마음과 몸에 받아들이시어 생명의 생명을 세상에 낳아 주셨으므로 하느님이신 구세주의 참 모친으로 인정받으시고 공경받으시는 것이다. 마리아는 아드님의 공로로 말미암아 뛰어나게 구원되고 아드님과 불가분의 관계로 긴밀히 결합되었으며 천주 성자의 모친이 되는 직무와 품위를 갖추시었다. 그러므로 성부의 가장 사랑하시는 딸이 되셨고 성령의 궁전이 되셨으며 이렇게 탁월한 은총 때문에 마리아는 천상 천하의 다른 모든 피조물을 멀리 초월하신다. 그러나 마리아도 구원을 필요로 하는 모든 사람들과 더불어 아담 혈통(血統)에 결합되어 계실 뿐더러 "참으로 그리스도의 지체들의 어머니이시다…왜냐하면 마리아는 사랑으로써 교회 안에 교회의 머리이신 그리스도의 지체들로서 신도들이 태어나도록 협력하셨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마리아는 교회의 가장 뛰어나고 가장 독특한 지체이시며 신앙과 명백한 전형과 모범으로서 찬사를 받으시는 것이다. 따라서 가톨릭 교회는 성령의 가르치심을 받아 마리아를 가장 사랑하는 어머니로 받들며 그에게 자녀다운 효성을 바치는 것이다.


 

교회에 관한 교의헌장 - 54항
그러므로 거룩한 공의회는 하느님이신 구세주의 구원이 이루어지는 교회에 관한 교의(敎義)를 설명하면서, 혈육을 취하신 말씀과 그 신비체의 신비 안에서의 복되신 동정녀의 역할과 그리스도의 모친이시며 사람들, 특히 믿는 사람들의 모친이신 천주의 모친께 대한 구원된 사람들의 의무를 성실하게 밝히고자 하는 바이다. 그러나 마리아에게 관한 교리를 전부 설명하거나 신학자들의 노력으로도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은 문제들을 해결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성교회 안에서 그리스도 다음으로 가장 높고 우리에게 가장 가까운 자리를 차지하시는 마리아에게 대하여 여러 가톨릭 학파에서 자유로이 논의되는 학설들은 그 권리를 보장받고 있을 것이다.

 

교회에 관한 교의헌장 - 55항
신구약(新舊約) 성서와 존귀한 성전(聖傳)은 구원 계획에 있어서 구세주의 모친이 맡으신 역할을 점차로 보다 명백히 드러내어 우리 눈앞에 제시해 주고 있다. 구약이 서술하는 구원의 역사 속에서 세상에 모실 그리스도의 내림이 천천히 준비되고 있다. 이 초기의 문서들은 교회 안에서 낭독되고 보다 상세하고 완전한 계시의 빛으로 이해되는 바와 같이 그 문서들은 구세주의 모친인 한 여인의 모습을 점차적으로 밝혀 주고 있다. 이 빛 속에서 본다면 죄에 떨어진 원조에게 약속된 뱀에 대한 승리(창세 3,15) 속에 이미 예언적으로 그 여인의 모습이 암시되어 있다. 비슷한 예언으로서, 그 여인은 아들을 잉태하여 낳을 동정녀이며 그 아들의 이름은 엠마누엘이라 불릴 것이었다(이사 7,14; 미케 5,23; 마태 1,22-23). 그 여인은 신뢰로써 주님께로부터 구원을 기다리고 받은 주님의 겸손하고 가난한 사람들 가운데서 뛰어난 분이다. 시온의 훌륭한 딸인 이 여인이 나타날 때에 오래 기다리던 약속의 때가 가고 새로운 계획이 시작되었으며, 그 때에 천주 성자께서 이 여인에게서 혈육을 취하시고 당신 육신의 신비로써 사람을 죄에서 해방시키신 것이다.


 

교회에 관한 교의헌장 - 56항
자비하신 성부께서는 여인이 죽음에 이바지한 것처럼 여인이 생명에 이바지하기 위하여 예정된 어머니의 승낙이 화신(化身)에 선행하기를 원하셨다. 이것은 각별히 예수의 모친에게 해당되는 것이니, 마리아는 모든 것을 새롭게 하실 생명 자체를 세상에 낳아 주셨고 하느님께로부터 이 위대한 임무에 합당한 은혜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교부(敎父)들이 흔히 천주의 성모는 마치 성령께 형성된 새로운 조물같이 온전히 거룩하시고 아무런 죄에도 물들지 않으셨다고 부른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잉태되시는 첫 순간부터 특수한 성덕의 빛으로 꾸며진 나자렛의 동정녀는 하느님의 명을 받은 천사로부터 "은총이 가득하시다"는 인사를 받으셨고 (루가 1,28) 동정녀는 천사에게 "주님의 종이오니 그대로 내게 이루어지소서"(루가 1,38)하고 대답하셨다. 이렇게 아담의 딸인 마리아는 하느님 말씀에 동의함으로써 예수의 모친이 되셨고, 아무런 죄의 거리낌도 없이 온전한 마음으로 하느님의 구원 계획을 받아들이시고, 하느님의 은총을 힘입어 당신 아드님 밑에서 아드님과 함께 구원 사업에 봉사하기 위하여, 아드님의 인격과 사업에 당신 자신을 주의 종으로 온전히 바치셨다. 그러므로 교부들은 마리아가 순전히 피동적으로 하느님께 이용당하신 것이 아니라. 자유로운 신앙과 순명으로 인류 구원에 협력하셨다고 생각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마리아는 이레네오의 말씀대로 "순명함으로써 자신과 인류 전체를 위한 구원의 원인이 되신 것이다". 그러기에 적지 않은 예 교부들이 설교 중에 이레네오와 함께 "에바의 불순명이 묶어 놓은 매듭을 마리아의 순명이 풀어 주었고, 처녀 에바가 불신으로 맺어 놓은 것을 동정 마리아가 믿음으로 풀었다"고 즐겨 주장하였다. 그리고 에바와 비교하여 마리아를 "산 사람들의 어머니"라고 부르며, 가끔 "에바를 통하여 죽음이 왔고 마리아를 통하여 생명이 왔다"고 주장한다.

 

교회에 관한 교의헌장 - 57항
구원사업에 있어서의 성모와 성자의 이 결합은 동정녀로서 그리스도를 잉태하실 때부터 그리스도 죽으실 때까지 나타난다. 우선 마리아는 일어나 급히 엘리사벳을 방문하고 약속된 구원을 굳이 믿었기에 엘리사벳으로부터 복되다는 인사를 받았으며 그리스도의 선구자가 태중에서 즐겨 용약하였을 때(루가 1,41-45), 또 어머니의 완전한 동정성을 감소시키지 않았을 뿐더러 오히려 성화하신 당신 맏아들을 목동들과 박사들에게 기꺼이 보여 주시던 성탄 때에 그 결합이 나타났다. 성전에서 가난한 이들이 바치던 예물을 바치시고 당신 아들을 주께 봉헌하실 때에는, 성자는 반대의 표적(標的)이 되실 것이요, 어머니의 마음은 칼에 찔릴 것이며 많은 사람 마음에서 숨은 생각이 드러나리라는 시메온의 예언을 들으셨다(루가 2,34-35). 어린 예수를 잃고 슬퍼하며 찾던 양친은 성전에서 성부의 일로 골몰하신 그를 발견하고서도 그의 말은 이해하지 못하였다. 그러나 성모는 이 모든 것을 묵상 재료로 마음에 간직하셨다(루가 2,41-51).

 

교회에 관한 교의헌장 - 58항
예수의 공생활(公生活)에 있어서 성모는 시초부터 뚜렷이 나타나신다. 가나 혼인 잔치에서 동정심을 억제하지 못하시고 구세주 예수의 첫 기적을 당신 전구로써 행하시게 하셨다(요한 2,1-1l). 예수의 설교 과정에 있어서는 성자께서 천국은 혈육의 인연을 초월하는 것이므로 성모처럼 하느님의 말씀을 충실히 듣고 지키는 사람은(루가 2,l9와 51) 복되다고 선언하시는(마르 3,35; 루가 11,27-28) 그 말씀을 충실히 받아들이셨다. 이렇게 복되신 동정녀께서도 신앙의 나그네길을 걸으셨고 아드님과의 일치를 십자 정사(釘死)에 이르기까지 충실히 보존하셨으며, 하느님의 섭리대로 그 십자가 밑에 서 계셨던 것이다(요한 19,25). 거기서 성모는 당신 외아드님과 함께 심한 고통을 당하셨고 아드님의 제사를 모성애(母性愛)로써 함께 바치셨으며 당신이 낳으신 희생자의 봉헌을 사랑으로 동의하셨다. 마침내 십자가에서 운명하시는 아드님 예수 그리스도께서 "어머니, 곁에 당신 아들이 있습니다"(요한 19,26-27) 하신 그 말씀으로써 성모는 제자의 어머니가 되신 것이다.

 

교회에 관한 교의헌장 - 59항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께서 언약하신 성령을 보내시기 전에는 인류 구원의 신비를 장엄하게 나타내시기를 원치 않으셨으므로 성령 강림 전에는 사도들이 "여인들과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와 예수의 형제들과 함께 마음을 합하여 기도에만 힘썼고"(사도 1,14) 마리아도 이미 천사의 아룀을 받으실 때에 당신을 덮어 그느르신 그 성령의 은혜를 당신 기도로써 간구하신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마침내 티없이 깨끗하신 동정녀께서 조금도 원죄에 물들지 않으셨으며 지상 생활을 마치신 후에, 영혼과 육신이 천상 영광에로 부르심을 받으시어, 주님으로부터 천지의 모후로 추대받으셨다. 이로써 마리아는 다스리는 자들의 주님이시며(묵시 19,16) 죄와 죽음에 대한 승리자이신 당신 아드님을 더욱 완전히 닮게 되셨다.

 

교회에 관한 교의헌장 - 60항
"하느님이 한 분이시고 하느님과 사람들 사이의 중재자도 한 분이시니; 모든 사람을 위한 구원의 값으로 당신 자산을 바치신 예수 그리스도이시다"(1디모 2,5-6) 하신 사도 바오로의 말씀대로 우리 중재자는 한 분뿐이시다. 사람들에게 대한 마리아의 모성적 역할은 그리스도의 이 유일(唯一) 중재성을 흐리게 하거나 감소시키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그리스도의 능력을 나타내는 것이다. 사실 인간 구원에 유익한 복되신 동정녀의 온갖 영향은 어떤 필연성에 기인하는 것이 아니고 하느님 호의에 기인하는 것이며, 그리스도의 넘치는 공로에서 흘러 나오는 것이므로, 그리스도의 중재 역할에 근거를 두고 거기 속하며 거기서 전적으로 힘을 얻는 것이다. 따라서 믿는 이들과 그리스도와의 직접 결합을 절대로 방해하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도와 주는 것이다.

 

교회에 관한 교의헌장 - 61항
하느님의 말씀의 화신(化身)과 함께 하느님의 모친으로 예정된 복되신 동정녀는 하느님 섭리(攝理)의 계획을 따라 세상에서 하느님이신 구세주의 좋은 어머니로서 남보다 각별히 친절한 주님의 동반자(同伴者)요 겸손한 종이시었다. 그리스도를 잉태하시고 낳으시고 성전에서 성부께 바치시고 십자가에서 운명하시는 그 아드님과 함께 수난하시며 순명과 믿음과 희망과 불타는 사랑으로써 영혼들의 초자연적 생명을 회복시키기 위하여 온전히 독자적인 방법으로 구세주의 구세 사업을 도와드리셨다. 이 때문에 은총의 세계에서 우리의 모친이 되시었다.

 

교회에 관한 교의헌장 - 62항
은총의 계획 속의 마리아의 모성은 천사의 아룀을 듣고 충실히 동의하신 그 순간부터 - 이 동의는 십자가 밑에서도 망설임 없이 지속되었다 - 뽑힌 이들의 수가 찰 때까지 영구히 끊임없이 계속된다. 하늘에 올림을 받으신 후에도 이 구원의 역할을 그치지 않으시고 계속하여 여러 가지 당신 전구로써 영원한 구원의 은혜를 우리에게 얻어 주신다. 당신 모성애로써 당신 아드님의 형제들이 지상 여정(旅程)에서 위험과 고통 중에 있는 것을 돌보시어 행복된 고향으로 인도해 주신다. 그 때문에 교회에서는 복되신 동정녀를 변호자, 보조자, 협조자, 중재자라는 명칭으로 부른다. 그러나 이것은 유일한 중재자 그리스도의 지위와 효능(效能)을 조금도 감하기도 가하지도 않는다는 의미로 알아들어야 한다. 혈육을 취하신 말씀인 구세주와는, 어떠한 피조물도 절대로 대등(對等)한 위치에 설 수는 없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사제직에는 성직자나 평신도가 여러 모양으로 참여하는 것처럼, 또 하느님의 유일한 선이 피조물들에게 서로 다른 모양으로 널리 퍼지듯이, 구세주의 중재도 유일한 것이지만 그 유일한 원천에 참여하는 피조물들의 협력을 배제(排除)하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요구하는 것이다. 교회는 주저함이 없이 이와 같은 마리아의 종속적 역할을 선언하고, 끊임없이 체험하며, 신도들의 마음도 이러한 모성적 보호로 중재자이신 구세주께 보다 깊이 결합되도록 권고하는 바이다.

 

교회에 관한 교의헌장 - 63항
복되신 동정녀는 하느님의 모친이라는 은혜와 역할로써 아드님 구세주와 결합되신 그만큼 당신의 특수한 은총과 임무로써 교회와도 밀접히 결합되어 계신다. 이미 성 암브로시오의 말씀대로 신앙과 사랑과 그리스도와의 완전한 일치에 있어서 천주의 모친은 교회의 전형(典型)이다. 교회 자체도 당연히 어머니라 또는 동정녀라 불리느니만큼 교회의 신비 안에서 복되신 동정 마리아는 탁월하고 독자적인 어머니와 동정녀로서의 모범을 보여 줌으로써 뛰어난 위치를 차지한다. 마리아는 믿음과 순명으로 바로 성부의 아들을 세상에 낳아 드렸다. 남자를 몰랐지만 성령의 부르심을 받고 새 에바로서 옛뱀에게 속하지 않고 하느님의 천사를 믿어 조금도 의심치 않으셨다. 마리아가 낳으신 아들을 하느님은 그 형제들인 많은 신도들 가운데의 맏이로 삼으셨다(로마 8,29). 마리아는 이 신도들을 낳아 기르시는 데에 모성애로 협력하신다.

 

교회에 관한 교의헌장 - 64항
그런데 교회는 마리아의 깊은 성덕을 바라보고 그 사랑을 본받으며 성부의 뜻을 충실히 이행함으로써 스스로도 어머니가 된다. 과연 교회는 복음 전도와 성세성사로써 성령으로 잉태되어 하느님께로부터 태어나는 자녀들을 낳아 줌으로써 그들에게 불사의 새 생명을 준다. 교회는 또한 동정녀로서 사람에게 바친 완전한 신의를 깨끗이 지키며, 주님의 어머니를 본받아 성령의 능력으로 처녀답게 완전 무결한 신앙과 굳은 희망과 진실한 사랑을 지니고 있다.

 

교회에 관한 교의헌장 - 65항
교회는 복되신 동정녀로 말미암아 이미 완덕에 도달하여 티나 주름이 없는 교회가 되었지만(에페 5,27), 그리스도 신도들은 아직도 죄를 극복하고 성덕에 자라도록 더욱 노력한다. 따라서 신도들은 뽑힌 이들 공동체 전체에서 덕행의 모델로 빛나고 계신 마리아를 바라본다. 교회는 자녀다운 효심으로 마리아를 생각하고 사람이 되신 말씀(성자)의 빛을 받아 마리아를 직관하며 존경심으로 화신(化身)의 최고 신비(神秘)를 파고 듦으로써 사람이신 그리스도를 보다 완전히 닮아 가는 것이다. 과연 마리아는 구원의 역사 속에 깊이 참여하시므로 신앙의 최대 요소(要素)들을 어떤 의미로 자기 안에 종합하여 반영하시는 것이며, 따라서 마리아를 설교하고 공경할 때에 마리아는 당신 아들과 아들의 희생과 성부의 사랑에로 신도들을 부르시는 것이다. 그리스도의 영광을 추구하는 교회는 계속적으로 신앙과 희망과 사랑에 진보하며 만사에 하느님의 뜻을 찾아 따름으로써 그 탁월한 전형(典型)인 마리아와 비슷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교회는 그 사도적 활동에 있어서도 그리스도를 낳으신 마리아를 쳐다보며, 바로 성령으로 잉태되시어 동정녀에게서 태어나신 그분이 교회를 통하며 신도들 마음속에도 탄생하시어 성장하시기를 바라는 것이다. 과연 마리아는 그 생애를 통하여 교회의 사도적 사명으로 사람들을 재생시키는 데에 협력하는 모든 이가 지녀야 할 모성애의 모범이 되셨다.

 

교회에 관한 교의헌장 - 66항
하느님의 은총을 힘입어 성자 다음으로 모든 천사와 사람들 위에 들어 높임을 받으신 마리아는 그리스도의 신비에 참여하신 지극히 거룩한 천주의 모친으로서 교회의 특별한 예식으로 공경받으시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사실 복되신 동정녀는 오랜 옛적부터 "천주의 모친"이란 칭호로 공경받으시고 신도들은 온갖 위험과 아쉬움 중에 그의 보호 밑으로 들어가 도움을 청한다. "이제로부터 과연 만세가 나를 복되다 일컬으리니, 능하신 분이 큰 일을 내게 하셨음이로다"(루가 1,48) 하신 마리아의 예언대로 특히 에페소 공의회 이후로 하느님 백성의 마리아 공경은 존경과 사랑과 기도와 모방에 있어서 놀라울 정도로 발전하였다. 교회 안에 언제나 있었던 이같은 마리아 공경이 비록 온전히 독특(獨特)한 것이기는 하나, 혈육을 취하신 말씀인 성자가 성부와 성령과 함께 받으시는 흠숭(欽崇)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것이며 그 흠숭에 오히려 큰 도움이 되는 것이다. 건전한 정통(正統) 교리의 테두리 안에서 시대와 장소의 조건이나 신도들의 기질(氣質)과 품성(品性)에 따라 교회가 인준(認准)한 성모 신심의 여러 형태는 성모가 공경을 받으심으로써 성자가 옳게 이해되시고 사랑과 영광을 받으시며 성자의 계명이 준수되도록 하는 것이다. 그것은 성부께서 성자를 위하여 모든 것을 창조하시고(골로 1,15-16) "성자 안에 모든 충만함이 머물기를 원하셨기 때문이다(골로 1,19)

 

교회에 관한 교의헌장 - 67항
거룩한 공의회는 이러한 가톨릭 교리를 의식적으로 가르치며, 동시에 복되신 동정녀 공경, 특히 전례적(典禮的) 공경을 충분히 촉진하고, 세기를 통하여 교도권이 권장해 온 신심 행위의 풍습을 중히 여기며, 과거에 그리스도와 복되신 동정녀와 성인들의 성상(聖像)에 대하여 결정한 것을 엄수하도록, 교회의 모든 자녀들에게 권고하는 바이다. 신학자들과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사람들은 성모의 고유한 품위를 존중하는 데에 있어서 지나친 마음의 협소함과 마찬가지로 온갖 거짓 과장도 힘써 피하기를 간곡히 부탁하는 바이다. 교도권의 가르침을 따라 성서와 교부들과 교회 학자들과 교회의 전례를 연구함으로써 복되신 동정녀의 역할과 특권을 올바로 밝혀 줄 것이니, 그것은 언제나 모든 진리와 성덕과 신심의 근원이신 그리스도께로 향한 것이다. 또한 말이나 행동으로 갈라진 형제나 다른 그 누구도 교회의 참된 교리에 대하여 오해를 품게 할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나 다 힘써 피할 것이다. 참된 신심은 결실없이 지나가는 일시적 감정이나 허황한 믿음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참된 신앙에 있다는 것을 신도들은 알아야 하겠다. 참된 신앙이 있어야만 우리가 성모의 탁월성을 인정할 수 있고 우리 어머니이신 성모께 자녀다운 사랑을 드리며 그의 덕행을 본받을 수 있을 것이다

 

교회에 관한 교의헌장 - 68항
예수의 모친은 천상에서 이미 영혼과 육신으로 영광을 누리고 계심으로써 후세에 완성될 교회의 모상이며 시작이 되심 것처럼 이 지상에서는 주의 날이 올 때까지(2베드 3,10) 하느님 백성에게 확실한 희망과 위로의 표시로서 빛나고 계신다.

교회에 관한 교의헌장 - 69항
갈라진 형제들 사이에도 구세주의 모친을 합당하게 공경하는 사람들이 없지 않다는 사실과 특히 동방 교회 신도들이 평생 동정녀이신 천주의 모친을 신심 가득한 마음으로 열심히 공경한다는 사실은 이 거룩한 공의회의 큰 기쁨과 위로가 아닐 수 없다. 모든 그리스도 신도들은 천주의 모친이시며 사람들의 어머니이신 성모께 간절한 기도를 바쳐야 하겠다. 당신 기도로써 초기 교회를 도와 주신 성모께서 모든 성인들과 천사들 위에 들어 높임을 받으신 오늘도 모든 성인의 통공 중에서 그리스도 신도의 이름을 가졌거나 아직 자기 구세주를 알아 모시지 못하는 모든 민족들로 하여금 평화와 화목 속에서 행복하게 유일한 하느님의 백성을 이루고 지극히 거룩하신 불가분(不可分)의 성삼께 영광을 드리게 되도록 성자께 전구하시기를 간구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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