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송의 고백 김은태

     

    처음엔 저도 그런 줄 알았습니다.
    따사로운 봄볕과 싱그런 하늘 대지를 적시는 촉촉한 빗방울을 맞으며 맘껏 싹을 틔우며 푸르른 잎을 뽐내던 그땐 저도 제가 소나무인 줄 알았습니다.
    여름, 두 팔 크게 뻗어무성한 가지와 부드런 잎사귀 그 어느 나무들보다 뒤지지 않는 푸르름과 싱그러움 사계절을 독야청청할 줄 알았습니다.
    어느 늦은 가을 날 다른 나무들이 울긋불긋한 옷들로 갈아입을 때도 난 아닌 줄 알았습니다.
    춥고 두렵고 쓸쓸할 때에 비로써 그렇게 벌거벗은 채로 수치와 부끄러움에 몸부림치는 교만한 나를 발견했습니다.
    그제야 나는 내가 푸른 솔이 아닌 낙엽송인 것을 알았습니다.

     

     

    별똥별/최송연의 겨울 연가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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