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뱁티스트(재침례파) 신앙을 배우자!

 

2010 7 22일은 세계 기독교 역사를 새로 쓴 날이다. 루터교세계연맹(LWF·Lutheran World Federation)은 독일의 슈투트가르트에서 제11회 총회를 열어 16세기 당시 루터교가 아나뱁티스트(재세례파)를 박해했던 일에 대해 깊은 용서와 회개를 선포했다. 총회에서는 아나뱁티스트 후예인 메노나이트 교회 대표자들이 참석했고 루터교 지도자들은 이들에게 사죄했다. 루터와 칼뱅 등 개혁가의 반대를 받으며 500년간 박해 속에서 받아온 오해가 풀리는 순간이었다.

아나뱁티스트는 종교개혁 시대에 출현했던 개혁적 분파다. 형식에만 그쳤던 유아세례를 거부하고 세례는 개인의 철저한 신앙고백에 근거해 시행돼야 한다고 믿었다. 그래서 몸 전체가 물속에 들어가는 침례를 실시했다. 이 때문에 반대파들은 이들을 유아세례에 이어 또 한번의 세례를 받는다고 비꼬며 ‘Anabaptist, 즉 ‘재세례파’라는 별명을 붙였다.

개혁시대 초기 이들은 극심한 박해를 받았다. 유아세례 거부뿐 아니라 당시 마르틴 루터 등이 추구하던 정교일치를 비판하고 철저한 정교분리 원칙을 주장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교회와 국가가 서로 대치상태에 있다고 주장하고 사회의 권력구조가 교회 속으로 전이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아나뱁티스트들은 교회를 세속사회로부터 분리된 자발적 공동체로 정의하고 당시 전통과 관습에 도전했다.

개혁파들보다 더 급진적 개혁을 추구하던 이들은 평화주의를 지향했다. 마태복음 57장에 이르는 예수의 산상수훈을 그대로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철저한 제자도를 추구했으며 이에 대한 대가는 당연한 것으로 여겼다.

확실한 신앙고백에 근거한 침례의식, 정교분리, 공동체, 제자도, 평화주의 등은 당시 기독교 환경에서는 혁명적일 수밖에 없었다. 이들은 이단과 반역자로 몰리며 루터파와 가톨릭교회 둘 다에게 핍박을 받았다. 로마 가톨릭교회는 ‘아나뱁티스트 이단’을 두 발을 묶은 채 물에 빠뜨려 살해하기도 했다. 교회역사가 후스토 곤잘레스는 “순교자의 수는 미처 다 헤아릴 수 없다. 그 숫자는 아마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회심하기 전 3세기 박해 기간에 죽은 이들보다 많을 것”이라고 기록했다.

최근 한국교회에 이 같은 아나뱁티스트 신앙에 대한 재평가와 함께 아나뱁티스트 신앙을 배우자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그 배경은 한국교회가 본질을 잃어버리고 있다는 안타까움에서 기인한다. 정교분리를 주장하면서도 정교일치를 추구하고, 공동체 정신을 상실해가며 세상에 영향을 주지 못하는 제자들만 넘쳐난다는 것이다. 산상수훈에 대한 설교는 많지만 산상수훈에 따라 사는 사람은 적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아나뱁티스트 신앙과 삶이 고귀하게 비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루터와 칼뱅이 아니라 아나뱁티스트일까.

 

김기현 부산수정로침례교회 목사는 “화해를 바탕으로 한 평화주의, 공동체 지향, 제자도 추구 등이 현대 한국교회의 병폐를 치유할 요소가 되기 때문”이라며 “아나뱁티스트 영성은 예수 정신의 근본을 잃어가며 종교화되는 교회를 향한 치료제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적어도 오늘날 한국교회에 개혁이 필요하다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다. 목회자를 비롯해 평신도 역시 본질 회복에 대한 목마름으로 넘쳐난다. 아나뱁티스트 영성이 회자되는 이유는 그들은 말 대신 삶으로 예수 정신을 실천했기 때문이다.

2006 10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랭커스터 소재 아미시학교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은 아나뱁티스트의 삶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 피해자 가족은 즉각적으로 범인을 용서한다고 알렸고 그 어떤 보복이나 원망의 목소리도 내지 않았다. 미국 언론들은 현대문명을 거부하고 살아온 이들을 별난 사람으로만 치부하다 용서의 모습 앞에 경의를 표했다.

한국아나뱁티스트센터(KAC) 김경중 총무는 “현대 아나뱁티스트의 특징은 제자도와 비폭력 평화주의로 요약할 수 있다”며 “하나님으로부터 죄 용서를 받은 그리스도인으로서 남을 용서하며 사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고 말했다.

현대 아나뱁티스트는 메노나이트, 후터라이트, 아미시파에서 그 명맥을 잇고 있다. 신앙 색깔은 조금씩 다르지만 선조들이 추구했던 신앙적 전통은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 메노나이트는 가장 큰 규모의 교단으로 메노나이트세계교회 총회 소속 신자만 160만명에 이르고 있다.

아나뱁티스트 영성은 전 세계 신학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20세기 걸출한 신학자이자 기독교 평화주의자로 알려진 고() 존 하워드 요더(John Howard Yoder) 전 노트르담대학 교수는 현대 메노나이트파 대표적 신학자다. 요더의 신학은 스탠리 하우어스(듀크대), 글랜 스타센(풀러신학교) 등 기독교윤리학 대가들에게 이어졌다. 하우어스와 스타센 교수는 자신을 각각 ‘아나뱁티스트적 감리교도’ ‘아나뱁티스트적 침례교도’로 부르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메노나이트파의 경우는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김경중 KAC 총무는 “한국전쟁 당시인 1952년 메노나이트 봉사자들이 국내에 입국해 대구와 경산 지방에서 71년까지 활동했었다”며 “이들은 구호 원조활동뿐 아니라 직업학교를 세워 사람을 키웠다”고 말했다.

2001 KAC가 설립돼 아나뱁티스트 신앙과 전통을 국내에 소개하고 있으며 서울과 춘천에 아나뱁티스트 교회가 설립돼 있다. 침례신학대학교 출신 목회자들을 중심으로 아나뱁티스트 모임 등도 형성돼 있다.

국민일보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개신교의 한 부류인 메노나이트

- 메노나이트 교파의 특징을 살펴보다

 

2010 10 09 ()                                                                                        김백형

       

메노나이트 교파의 시작은 1525 1 21일의 16세기의 재세례파 운동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 이들은 종교 개혁 당시 기독교회의 한 지류로 분리되어진 급진주의적인 개혁파의 한 그룹이라고 볼 수 있다. '메노나이트'라는 이름은 네덜란드의 로마 가톨릭 사제였던 '메노 싸이먼스'(Menno Simons 1496~1561)에게서 비롯되었다.

 

이들 그룹의 특징은 그리스도인의 세례에 있어서 당시의 유아 세례는 참 된 세례가 아님을 주창하였다. 다시 말해 이들은 유아 세례는 참된 세례가 아니기 때문에 유아 세례를 받은 이들에 대해 성인이 된 이후에는 진실된 신앙 고백과 아울러 다시금 세례를 받아야 함을 언급했다. 때문에 이들은 '재세례신자들'이라고도 불려졌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폭력에 반대하는 '비폭력주의'를 주창하였다.

 

'재세례신앙운동' 1600년까지 1만여 명의 순교자들을 내었고, 이 신앙 운동에 뿌리를 두고 있던 메노나이트 운동 역시도 탄압을 받아야만 했다. 결국 유럽에 있던 메노나이트 교도들은 미국과 러시아로 이민을 가거나 종교의 자유를 허락한 예카테리나 대제가 다스리는 제정 러시아에 정착하기도 하였다.

 

이들은 무엇보다도 성경이 증언하는 삼위일체 하나님에 대한 기본 신앙 고백은 물론 평화, 정의, 단순한 삶, 공동체, 봉사와 섬김, 상호 원조 등을 강조하였다. 이들은 성경 원문에 충실한 삶에 근거하여 영적인 책임을 다하는 것을 신자 개개인의 믿음으로 보았다. 초반기의 메노나이트 교도들은 매우 급진적인 개혁주의를 선포하였으나 점점 더 이들은 신앙의 보수성을 중요시하면서 역사적 배경과 신앙 고백에 대한 폭 넓은 의견을 주장하기에 이르렀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들은 폭력 사용에 대한 정당성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전쟁과 군 복무 참여를 거절하였다. 결국 이들의 이와 같은 양심적 병역 거부는 국가와의 갈등을 초래할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미국의 진보적인 지식인인 하워드 진(Howard Zinn, 1922.8.24 ~ 2010.1.27)에 의하면 제 1차 세계 대전 당시 메노나이트와 러시아 정교회 내 평화주의 교회인 두호보르파 등의 비폭력주의를 주장한 기독교인들 상당수가 감옥에 수용되는 탄압을 받았다고 언급한다.

 

지금은 대체 복무제가 시행되어, 양심적 병역 거부를 허용 받고 있는 것으로 필자는 안다. 대신에 이들은 순수한 차원에서 교회와 사회, 그리고 국가에 대한 봉사의 일에 대하여 매우 헌신적으로 활동을 하고 있다.

 

메노나이트 교도들은 신앙 고백의 표현 방법으로 다른 사람들에 대한 봉사와 섬김을 강조한다. 현재에도 상당수의 메노나이트 교도들은 '메노나이트 선교협의회' '메노나이트 본부 위원회'와 같은 단체들을 통하여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도움을 주고 있다.

 

이들의 특징에 대하여 몇 가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국가와 종교의 분리를 주장한다.

2. 세례는 자기 선택 능력이 가능한 사람에게만 시행토록 한다.

3. 신앙이란 주변의 강요와 강압이 아닌 철저하게 자신의 선택에 의한 것이며,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신실하게 따라야 한다.

4. 평신도들이 돌아가면서 목사로 목회하는 교회 정치를 통한 만인 제사장설을 실천토록 한다.

5. 모든 그리스도인은 평화를 위해 존재하며, 이를 위해 부름을 받았음에 평화주의를 실천한다.

6. 철저히 제자도를 강조한다.

7. 양심적 병역 거부를 통한 사회봉사에 적극적 참여한다.

8. 평화, 정의, 단순한 삶, 공동체, 봉사, 섬김, 상호 원조 등을 강조한다

 

http://www.newsnjoy.co.kr/news/quickView.html

 


메노니이트 교회에 대한 이해:

 

 *캐나다 셜브룩 메노나이트 한인교회에서 발췌 (http://sbrookechurch.org/learning)

 

 

◈ 공동체를 세우기 위한 약속 ◈

나는 이렇게 할 것입니다

…노력할 것입니다
   - 대화를 위해 부드러운 환경을 만들어 가도록…
   - "문제를 공략하는 것이지, 사람을 공격하지 않도록"
   - 서두르지 않도록…
   - 나와 의견이 다른 사람에게도 직접 다가가도록…
   - 다른 이들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나의 지식, 경험, 관심, 
      의견을 나누도록…
   - 실제적 사실과 개인적인 의견을 구별하도록...
   - 어떤 상황에서도 유머 감각을 유지할 수 있도록… 
   - 하나님의 공동체를 세우며 그분의 뜻을 행하도록… 

…들을 것입니다
   - "모든 목소리는 가치가 있다"는 것과 우리가 진심으로 
      각 사람의 목소리를 듣기 원한다는 것을 믿으며…
   - 내가 동의하지 않는 사람을 방해하거나 따돌리지 않으면서...
   -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것을 수용하는 마음으로… 
   - 진리, 하나됨, 의견일치, 기쁨을 위하여…

…말할 것입니다
   - 다른 사람을 대변하지 않고, 나 자신의 말을…
   - 정중하고 "거룩한 매너"로…
   - 정직하게…
   - 내가 동의하지 않는 사람에게 개인적으로 그리고 직접…
   - 간략하게…
   - 문제 자체에 대하여…
   - 온유하고 사랑의 마음으로… 
   - 주님을 존중하고 높이는 방법으로…

…될 것입니다
   -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을 품는 사람이"
   - "나보다 남을 낫게 여기는" 겸손한 사람이…
   - 긍정적인 사람이…
   - 인내하는 사람이…
   - 설득하기도 하지만, 열린 마음으로 설득되기도 하는 사람이…
   - 긍휼히 여기고, 민감하고 사려 깊은 사람이… 
   - 내 뜻을 이루려는 로비스트가 되기보다, 
      의견일치를 만드는 사람이…


 - 어느 메노나이트 교회에서 작성된 공동의 약속에서 ... 

 

비전 (Vision statement of the Mennonite Church) 

하나님은 우리를 부르셔서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자가 되고, 성령의 능력에 의해 은혜와 기쁨과 평화의 공동체로 성장하라고 하십니다. 그러면 하나님의 치유와 희망이 우리를 통해 세상에 전해질 것입니다. 

God calls us to be followers of Jesus Christ and, by the power of the Holy Spirit, to grow as communities of grace, joy, and peace, so that Gods healing and hope flow through us to the world.
사명 

우리는 메노나이트로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가 이해하는 성경적 믿음과 삶을 표현하며, 다문화 사회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구세주이며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도록 초대합니다. 그래서 함께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모든 사람들이 삶의 모든 영역에서 치유와 희망을 발견하도록 

- 진리와 거룩함으로 한 분이신 주님을 예배하고 
- 교육과 전도와 봉사를 통해 섬기고
- 평화를 만들고 청지기로 살아감으로써 지구촌을 돌보고
- 세상에서 하나님의 선교가 잘 이루어지도록 리더십과 자원을 제공합니다. 
 

 

메노나이트의 간략한 신앙고백

우리는 만물을 지으셨고 다스리시는 창조주 하나님을 믿습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고백하고, 우리가 말하고 행하는 모든 일에 예수 그리스도를 모델로 삼아 본받으려고 노력합니다. 성령님은 우리를 믿음의 공동체로 모으시고 하나가 되게 하셔서, 우리를 열어 믿음과 삶을 다른 이들과 나누게 하십니다. 성경은 모든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의 삶을 바르게 지도하는 표준입니다.

세례는 진지한 믿음의 고백을 통해 이루어져야 하며, 성도들은 믿음의 공동체를 통해 서로 돌보고 세우도록 부름 받았습니다. 우리는 또한 선한 청지기로서 우리에게 맡겨진 모든 것, 가족,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물질, 환경에 대해 책임이 있습니다. 우리는 의견 차이, 분쟁에 대해 비폭력적인 답을 찾고, 평화를 위해 일하도록 부름 받았습니다.

상세한 신앙고백: www.mennonitechurch.ca/about/cof/

 

 

메노나이트에 대한 간략한 소개

대부분의 개신교는 종교개혁자들로부터 비롯되었습니다. 루터교가 마틴 루터로부터, 장로교가 칼빈으로부터, 감리교가 웨슬레로부터 비롯되었듯이, 메노나이트는 메노 시몬즈라는 개혁자로부터 비롯되었습니다. 16세기 종교개혁 시기에 유럽에서 시작된 메노나이트는 개혁자들 중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그대로 따르려는 노력으로 종교와 국가의 분리를 주장해 박해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현대에는 오히려 제자도, 공동체, 평화라는 성경의 소중한 가르침을 말씀 그대로 실천하는 교회로 존중받고 있습니다. 말과 삶의 일치를 소중히 여기고 실천해 온 메노나이트는 지금은 북미 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특히 재난과 분쟁이 극심한 지역에서 화해와 평화를 위해 일하고 있습니다. (참조/ 이야기 교회사 김기홍저 두란노) 

한국에서는 6.25 전쟁 후 폐허가 된 땅에 식량보급과 재활을 위한 농업과 기술 교육 등을 위해 MCC (Mennonite Central Committee) 소속 봉사자들이 약 15년간 머물며 구호사역을 했으나 교회를 세우지는 않았습니다. 최근 메노나이트 선교부는 갈등과 분쟁이 많은 한국 교회와 사회가 화해와 평화의 길을 알고 선택하도록 돕기 위해서 선교사를 파송하고 KAC (Korea Anabaptist Center)를 세워 일하고 있습니다.  

북미에서 메노나이트와 같은 뿌리와 정신을 가진 크리스천 그룹들 중에는 생활 공동체인 후터라이트(Hutterite)와 부루터호프(Bruderhof), 그리고 아미쉬(Amish) 등이 있습니다. 
 

 

메노나이트 교회와 목회자 

메노나이트 크리스천들이 일반 크리스천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보다 교회에 대한 생각입니다. 교회는 건물이 아니라 신자들의 모임이며, 특히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고백하고 따르겠다는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그래서 교회의 성도 숫자를 말할 때 메노나이트는 멤버가 된 사람들의 숫자만을 말합니다. 그리고 빨리 멤버가 되라고 권하지도 않습니다. 스스로 진지하게 생각한 후, 자원하여 그리스도를 따르는 사람이 되겠다고 결정하고 또한 이미 멤버가 된 형제 자매들과 서로 돌보고 세우는 관계에 충실하겠다는 약속에 의해 멤버가 됩니다. (일반 교회는 누구든지 원하면 바로 멤버가 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구성된 교회의 멤버 한 사람 한 사람은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세상에서 소금과 빛으로 살아가며 그리스도의 발자취를 따르는 사역자(제사장)입니다. 그렇게 모두가 제사장이라면 목회자는 왜 필요할까요? 다른 형제 자매들이 세상에서 각자의 직업과 역할을 통해 제사장의 역할을 한다면, 목회자는 교회에서 그 역할을 합니다. 교회의 일도 함께 나눌 수 있기에 때로 전임 목회자가 없는 교회도 많습니다. 그러나 멤버나 교회 출석자의 숫자가 많아짐에 따라 그 필요를 전담할 사람이 세워지기도 합이다. 그렇기에 세워지는 목회자는 그 필요의 크기에 따라 part time, half time, full time 등으로 일하며 다른 직업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일반 교회 목회자는 다른 직업을 갖지 않게 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을 어떻게 교회의 목회자로 세울까요? 자격은 신학교나 교단에서 주지 않습니다. 멤버라면 신학공부 여부와 관계없이 목회자가 될 자격이 있습니다. 세워질 사람을 가장 잘 알고 가장 바르게 판단할 수 있는 사람들은 신학교 교수도 교단본부도 아닙니다. 교회의 멤버들이 가장 잘 분별하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신학박사 학위를 가진 사람이 더 좋은 목회자가 되는 것도 아니고, 경력이 많다고 좋은 목회자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형제 자매들을 통해 인정받고 세워지는 사람이 목회자가 되는 것입니다. (일반 교회에서는 신학과정을 마치고 교단에서 인정한 자격이 있는 사람만 목회자가 될 수 있습니다.)

목회자의 권위는 무엇일까요? 진정한 권위는 주장해서 갖는 것이 아니라 저절로 얻게 되는 것이며, 대가를 주고 사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로부터 얻는 것입니다. 아무리 자기 스스로 권위가 있다고 해도 사람들이 인정하지 않는다면, 그 권위는 아무 영향력이 없습니다. 메노나이트 교회 목회자의 권위는 사람들과 관계없이 하늘에서 직접 부여받은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따르는 형제 자매들에 의해 인정받고 부여되는 것이며, 그만큼 존중됩니다. 곧 목회직은 형제 자매들이 그 권위와 역할을 인정하지 않게 되면 중단됩니다. (일반 교회에서는 교회에서 사역을 하지 않더라도 교단에서 안수 받은 목사라는 신분은 계속됩니다.)         
      
목회자에 대한 대우는 어떨까요? 모든 형제 자매들이 세상에서 제사장으로 살아가기에 목회자가 특별하지 않습니다. 세상에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직업을 통해 수입을 얻듯이 목회자도 그 직업을 통해 수입을 얻습니다. 사회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일한 시간과 수고만큼 봉급을 받듯이 교회에서 일하는 목회자도 일한 시간과 수고만큼 봉급을 받습니다. 일반 직업도 그 전문성과 경력, 역할에 따라 봉급 규정을 갖고 있듯이, 현재 메노나이트 교회들도 기본적으로 교단에서 제안한 Salary Guideline을 따라 목회자에게 봉급을 줍니다. 그러므로 목회자가 교회를 통해 받는 재정은 사례비가 아니라 봉급입니다. (일반 교회에서는 성과 속의 구별이라는 의미에서 목회자의 급여를 사례비라고 말합니다.) 

목회자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교회에서 이루어지는 예배와 모임이 형제 자매들의 참여를 통해 잘 이루어지도록 돕고, 또한 새로 참여하는 가정과 사람들을 돌보고 세우는 일을 합니다. 말씀을 전하는 일이나 성경을 가르치는 일과 성도들의 가정을 돌보는 일을 주로 하지만, 그것도 목회자가 독점하지 않습니다. 그런 일도 은사가 있고 세워진 형제 자매들과 함께 동역합니다. 말씀을 전하는 것(설교)와 축복의 기도를 하는 것(축도)가 결코 목회자만의 일로 제한되어 있지 않습니다. (일반 교회에서는 '설교권' '축도권'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설교와 축도는 목회자만이 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이런 모든 차이는 교회에 대한 생각의 차이에서 비롯됩니다. 일반 교회들이 구약성경에 나오는 제사직의 구별됨을 강조하고 그 전통에 기반을 두고 있다면, 메노나이트 교회은 신약성경에 나오는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초대교회의 실천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멤버쉽(Membership)

교회의 멤버쉽은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께 헌신하기로 선언하는 것입니다. 믿음의 고백을 통해 세례를 받은 사람, 예수 그리스도께 충실한 삶을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 메노나이트 교회의 신앙을 받아들이는 사람, 제자들의 공동체를 통해서 하나님나라를 세우기로 헌신한 사람은 교회의 멤버가 될 자격이 있습니다.  

멤버들은 상호간의 돌봄과 조언을 주고받고, 재정적인 헌금과 예배 참여와 기도를 통해 회중이 세운 목표와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교회"와 언약의 관계를 세웁니다. 멤버들은 회중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들에 대한 의사결정에 참여합니다. 멤버들은 회중 조직 내의 직분을 갖고 또한 회중을 대표하도록 지명되기도 합니다. 

의사결정(Decision Making) 

모임의 의사결정은 멤버들의 충분한 토의를 통해, 그리고 가능한 한 합의에 의해 이루어집니다. 

 

메노나이트의 간략한 역사

 

메노나이트 신앙의 역사는 16세기 종교개혁당시에 보다 철저한 개혁을 요청했던 그룹에서 시작되었다. 이들은 성경이 증언하는 세례의 참 의미가 당시의 유아세례에 있지 않음을 분명히 말하고, 이미 유아세례를 받은 성인 크리스천으로서 진지한 신앙고백과 함께 신자의 세례(Believers' baptism)를 서로에게 주었기 때문에 아나뱁티스트(재세례파)라고 불리게 되었다. "메노나이트"라는 이름은 그 후 네덜란드의 한 카톨릭 성직자, 메노 시몬즈(Menno Simons)가 재세례파에 합류한 후 16세기 중엽에 이르기까지 박해받고 흩어져 있던 그룹의 리더였던 데서 유래한다. 

전세계적으로 볼 때 백만이 넘는 교인들이 현재 아메리카, 아프리카, 유럽, 아시아에 흩어져 살고 있으며, 역사적 배경을 소중히 간직한 채 성경에 충실한 삶을 사는 제자로서 오늘도 열심히 그리스도 복음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메노나이트 신앙은 일반 크리스천과 동일한 삼위일체 하나님에 대한 기본 신앙고백에 덧붙여, 이 시대에 맡겨진 그리스도의 참 뜻을 충실하게 실천하기 위해 평화(peace), 정의(justice), 단순한 삶(simplicity), 공동체(community), 봉사와 섬김(service), 그리고 상호원조(mutual aid)를 강조한다.

메노나이트는 신약성경에 충실한 삶,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모범을 따르는 것에 충실한 삶을 기본으로 한다. 평화주의(pacifism)는 메노나이트 신앙의 주춧돌이다. 메노나이트는 폭력 사용의 정당성을 인정하지 않기에 전쟁이나 군복무 참여하지 않는 대신에 순수한 의미에서의 교회와 사회, 국가에 대한 봉사의 길을 택한다. 메노나이트 교회는 신앙고백의 중요한 표현 방법의 하나로 다른 사람들에 대한 봉사와 섬김을 강조한다. 지금도 상당수의 메노나이트 교인들이 메노나이트 선교부나 메노나이트 구호단체를 통하여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곳에서 선교사로서, 또는 자원 봉사자로서 일하고 있다. 

초기 메노나이트들은 주로 스위스와 독일에서 온 당시의 순교자 출신 가정의 후손들이다. 그러나 핍박을 피해 상당수의 메노나이트 교인들이 서유럽을 떠나 신앙의 자유를 좀더 보장  받을 수 있는 미국으로 이주하게 되었다. 러시아는 한때 메노나이트를 환영하여 정착을 허락해 주었지만,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에 걸쳐 박해하게 되었고, 메노나이트들은 신앙의 자유를 찾아 또 다른 세계로 이주하게 되었다. 상당수의 메노나이트들이 이때 미국 서부의 여러 지역으로 이주했는데 오늘날은 인구가 많은 수로 증가했다. 이들 중 구세대에 해당하는 많은 사람들은 아직 독일어 방언(low German)을 사용하며 음식문화도 전통을 따른다.

지금도 상당수의 메노나이트 가정에서 low German이 사용되고 있다. 스위스와 독일 메노나이트들은 18, 19세기 펜실베니아에서의 정착을 시작으로 마침내 북아메리카(캐나다) 중서부 지역을 넘게 되었으며, 한편 선교를 통해 오늘날 세계 곳곳에서 흩어져 있다. 

현대문명의 이기(利器) 사용을 거부하고 아주 간소한 옷차림과 단순한 생활 양식을 하는 사람들로 널리 알려진 아미쉬는, 메노 시몬즈라는 리더에서 메노나이트가 나왔듯이, 비슷한 시기에 암만이라는 리더의 영향으로 비롯된 재세례파 그룹이다. 또한 후터라는 리더에 의해 형성된 후터라이트라는 재세례파 그룹이 있는데, 그들은 문명의 이기를 부분적으로 사용하며 사유재산 없이 공동으로 살아가는 생활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이런 다양성은 이 세대를 본받지 않아야 한다는 소명(거룩함, 구별)과 시대의 필요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소명(선교, 봉사) 사이에서 어느 쪽에 보다 강조점을 두느냐에 따라 나타난다. 전자를 보다 중시하는 재세례파는 복장을 간소화하고 여자들은 머리 덮개를 하고 바깥 일반 사람들과 구별된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다면, 후자를 보다 중시하는 재세례파는 바깥의 더 큰 공동체를 섬기기 위해 노력한다. 서로 상대방이 무엇인가 중요한 소명을 놓치고 있다고 본다면 서로를 품기 어렵지만, 메노나이트나 아마쉬나 후터라이트나 모두 신약성경에 나타난 예수님과 제자들의 발자취, 초대교회의 건강한 모습을 보다 가까이 따르려고 노력하고 있다. 

 

*셜브룩 메노나이트 한인교회 바로 가기:
http://sbrookechurch.org/m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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