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 우주는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1) 우주란 무엇인가?

우주(宇宙)란 무엇인가?
우주란 하늘과 땅,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의 총체다.
무한한 시간과 만물을 품고 있는 끝없는 공간이다.
모든 물질과 에너지, 그리고 한없는 시공간이다.
한 마디로 모든 존재의 합(合)이 우주다.

우주는 고대 그리스어로는 코스모스(κόσμος)이다.
라틴어로는 우니베르줌(Univerisum)인데 유럽의 여러 언어에서 우주를 가리키는 단어의 어원이 되었다.
천체를 포함하여 우주 전체를 코스모스로 처음 지칭한 사람은 피타고라스이다.

한자말 우주(宇宙)는 천자문(千字文) 앞부분에 나온다.
하늘 천, 따 지, 감을 현, 누루 황.
집 우, 집 주, 넓을 홍, 거칠 황.
“하늘은 검고 땅은 누렇다. 우주는 넓고 거칠다.”

대장쟁이가 초등학교에 다니던 시골마을엔 아직도 서당이 있었고 머리를 길게 땋은 총각들이 한자를 공부하고 있었다.
서당에 다니는 아이들이 가장 먼저 공부해야 하는 천자문을 외우는 소리를 대장쟁이는 지금도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다.
그런데 ‘우주홍황(宇宙弘荒)이란다. 우주는 넓고 황량하단다.

어린 시절 대장쟁이는 도대체 어떻게 땅이 무너지지 않고 있을까 하는 생각을 참 많이 했다.
어느 날 어머니를 따라 큰집에 가던 길, 산골짜기 논밭 사이로 난 길을 걸어가며 땅 밑에 수많은 기둥들이 서 있어 땅이 꺼지지 않도록 떠받치고 있는 게 틀림없다고 생각했던 기억이 지금도 선하다.

고대 중국에서는 네모난 땅 위에 반구 모양의 하늘이 있다고 생각하였다.
유럽에서는 콜럼버스가 항해를 시작할 때만 해도 많은 사람들이 먼 바다에 나가면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한편 달력과 절기의 측정을 위하여 천체관측이 이루어져 왔으며 이러한 관측을 바탕으로 체계적인 우주론이 등장하게 된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일찍이 아리스타르코스가 태양중심설을 제시하기도 하였으나 동서양을 막론하고 지구중심설이 대세였다.
나중 동양에서는 28수를 바탕으로 하는 별자리와 지구를 중심으로 우주가 둘러싼 모양을 한 혼천설(混天說)이 나왔고 중세 아람과 유럽에서는 클라우디오스 프톨레마이오스의 우주론이 정설이 되었다.
그러다가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망원경으로 목성의 위성들을 관측하면서 지구중심설에 의문이 생겼고 코페르니쿠스가 태양중심설을 주장하게 된다.

인류역사를 두고 볼 때 인간이 한없이 광활한 우주에 본격적으로 눈을 돌린 것은 망원경이 발명된 때부터이며 우주의 비밀을 본격적으로 파헤치기 시작한 것은 우주선을 발사하고 허블망원경을 우주에 쏘아 올려놓은 때로부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날 우리는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아득한 우주 저 편에 펼쳐진 은하와 천체들의 모습과 장엄한 쇼를 천연색 사진으로 볼 수 있다. 실로 축복된 시대를 살고 있는 셈이다.

끝없이 펼쳐진 광활한 우주.......
상상을 초월하는 크기와 넓이와 시간.......
과학기술을 통하여 드넓은 우주를 내다볼 수 있는 오늘날을 살고 있는 이 축복된 세대는 또한 그 광활한 우주 속에 태양이나 지구는 한갓 티끌이요 인간은 반짝 하는 사이에 가고 마는 먼지보다 작은 한없이 미약하고 덧없는 존재라는 사실도 다시금 발견하고 있는 것이다.  
 
2) 우주탄생-빅뱅이론

태초에 우주는 어떻게 생성되었을까? 우리가 알다시피 지난 한 세대 동안 가장 지지를 받은 이론은 빅뱅이론(Big Bang Universe, 대폭발이론)이다.

1912년 베스토 슬라이퍼는 한 나선은하를 관측하면서 빛의 도플러현상 곧 적색편이를 처음으로 계산해내었고 거의 모든 은하들이 지구로부터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왜 ‘모든’이 아니고 ‘거의’냐고? 안드로메다 성운은 우리 은하계를 향하여 맹렬한 속도로 다가오고 있다. 은하들의 운동방향이 다 같지는 않다.)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이 발표된 후 1927년, 조르주 르메르트는 우주의 기원이 ‘빅뱅’일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과 단순화 가정(공간의 균질성, 등방향 같은)을 바탕으로 알렉산드르 프리드만이 지배방정식을 만들어내었다.

1929년에는 에드윈 허블이 지구에서 관측되는 은하들이 지구에서 떨어진 거리에 비례하여 더 높은 적색편이현상을 보인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이는 우주가 지금도 팽창하고 있다는 사실을 의미하는 것이다.

1940년대 후반에는 러시아출신 미국학자 조지 가모프가 우주가 태초에 밀집된 고온의 한 점에서 출발하였다면 그 때 발산된 복사열이 지금도 우주공간에 남아있을 것이고 그 온도는 우주팽창에 따라 냉각되었겠지만 아직도 절대온도 5도 정도로 우주공간에 퍼져있을 것이라고 예측하였다. 그리고 1964년에는 우주에 날아다니는 극초단파 전파를 연구하던 과학자들이 조지 가모프가 예상한 우주배경복사가 절대온도 2.7도로 측정되고 있음을 발견하였으며, 아울러 우주공간에 태초에 시작된 어떤 소리가 지금도 울리고 있다는 것도 발견하였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모든 정황을 종합하여 지금도 팽창을 계속하는 우주는 과거에는 서로 가까이 모여 있었을 것이고 결국은 극도로 밀집되고 극도로 고온이었던 한 점(點)이었을 것이라고 추측하게 되었다. 이러한 논의와 토론이 이루어지던 때 한 라디오 방송에서 프레드 호일이 ‘빅뱅’이란 단어를 처음으로 사용하였다.

빅뱅이론을 뒷받침하게 된 우주배경복사에 대한 관측은 이 후로도 이루어졌다. 특히 1989년에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코비(COBE) 위성을 발사하여 우주공간의 배경복사 전체를 온전하게 측정하는데 성공하였다. 그 결과는 자연에서 측정되는 것과 같은 완벽한 스펙트럼이었으며 이 스펙트럼은 우주가 과거에는 엄청난 고온이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었다. 또 1992년에는 코비 위성이 우주가 모든 방향으로 균일하게 똑같은 속도로 팽창하고 있다는 사실을 관측해내었다.

빅뱅이론이 오늘날 광범위한 지지를 받고 있는 정설이지만 빅뱅이론에도 문제점과 의문점은 많이 있다. 우주의 모형과 관련한 장방정식의 오차범위에 대한 논란, 우주배경복사의 온도와 빛의 속도의 불일치성, 단극자의 실종 등이 그것이다. 그래서 인플레이션우주론이나 거품우주론이 등장하고 있기도 하다.  

3) 빅뱅연대기

태초에 우주가 한 점에서 출발하였다는 빅뱅이론에 따른다면 그것은 어떻게 시작하였을까? 빅뱅연대기에 대하여 알아보자.

- 빅뱅의 순간; 플랑크시간
 빅뱅이 시작된 최초의 순간으로 아무런 설명을 할 수가 없는 짧은 시간이다. 하이젠베르그의 불확정성의 원리에 따라 계산된, 물리학적으로 정의할 수 없는 극히 짧은 순간, 플랑크시간이라고 일컫는 최초의 순간을 말한다. (10⁻⁴³,  1에 0을 43개를 붙인 숫자 분의 1 초)

- 대통일이론시대(GUT era)
 그 다음 극미의 순간을 말한다. 1에 동그라미 35개를 붙인 숫자 분의 1초의 짧은 순간, 온도는 1에 동그라미 27개를 붙인 숫자의 상상할 수 없이 뜨거운 온도이고, 빛과 입자도 구분되지 않는 오직 에너지만이 존재하는 순간이다. 물리학의 4가지 기본 힘인 중력, 전자기력, 강력, 약력이 한 가지 힘, 오직 중력으로 아직 통일되어 있는 시기라 하여 대통일이론시대라고 부른다. 이름 붙이는 것도 물리학자들 마음대로다.

- 급팽창(Inflation)
 그 다음 순간 1에 동그라미 32개를 붙인 숫자 분의 1초까지를 말한다. 이 짧은 순간에 우주는 에너지로부터 물질로, 한 점에서부터 1에 동그라미 129개를 붙인 숫자만큼의 부피로 급격하게 엄청난 팽창(폭발)을 시작한다.

- 강입자의 시대 (Hardron era)
 그 다음 만분의 1초까지의 순간이다. 빅뱅으로부터 만분의 1초가 되기 전에 쿼크들이 생기고 쿼크들이 양성자와 중성자를 탄생시킨다. 최초의 물질이 생겨나는 순간이다. 양성자와 중성자는 수소의 원자핵이 된다.

- 입자와 반입자의 탄생
 빅뱅으로부터 시작하여 1초. 이 1초 동안에 입자와 반입자들이 분리되면서 생겨난다.

- 빅뱅 핵합성 (Big Bang Nucleosynthesis)
 빅뱅 1초에서 3분 사이에 일어난다. 우주의 온도는 수십억도, 1억도 정도까지 낮아진다. 핵융합반응이 일어나기 적합한 온도이다. 양성자들이 결합하고 수소핵융합반응에 따라 헬륨이 전 우주에 생성된다.

- 입자와 반입자의 쌍소멸
 3분이 지난 다음부터 시작된다. 빅뱅으로 생겨난 입자와 반입자들이 쌍소멸을 일으킨다. 산술적으로는 제로로부터 양편으로 갈라져 탄생한 입자와 반입자(물질과 반물질)들의 수가 같기 때문에 입자와 반입자들이 쌍소멸을 일으키며 다 사라지고 도로 제로가 되어야 하겠지만 알 수 없는 원인으로 반물질들만 사라지고 물질만 남게 된다.
38만년까지 계속된다.

- 재결합(Recombination)
 빅뱅 후 38만 년이 흘렀다. 팽창하는 우주의 온도가 약 3천도가 되는 순간, 이 온도가 되기를 기다려 원자핵과 자유전자들이 결합하여 많은 물질들이 생겨나고 빛도 자유롭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 때 방출된 빛이 적색편이를 일으켜 오늘날 우주배경복사로 관측되게 된다.
수소와 헬륨이 밀집된 공간에서는 태양질량의 수백 배에 이르는 무거운 별들이 탄생한다.

- 최초의 별들 탄생과 초신성 시대
 38만년 후의 재결합시기에 무거운 별들이 100만 년 정도 지난 다음 초신성 폭발과 비슷한 폭발을 일으키며 자신이 핵융합을 통해 만들어낸 수많은 무거운 원소들을 우주에 뿌린다.

- 암흑의 시대
 38만 년부터 4억년 사이. 수많은 무거운 별들이 생겨났다가 초신성 폭발을 일으키며 우주에 에너지를 방출하는 바람에 양성자와 전자들이 분리되고 4억 년 동안 별과 은하가 만들어지지 못 하는 암흑의 시기를 맞이한다.

- 본격적 우주의 형성
 4억년이 지난 후부터 우주에 뿌려진 수많은 물질들이 이합집산(離合集散)하여 항성과 은하, 성운들이 만들어지고 행성들이 생겨난다.

- 오늘날 137억년이 지난 오늘날의 우주를 이루었다.

4) 우주기원의 비밀

빅뱅이론이 맞다면 빅뱅은 어떻게 일어나게 되었을까?
어떻게 1에다 동그라미를 43개 붙인 숫자 분의 1 초라는 터무니없이 짧은 플랑크시간에 1에다 동그라미 27개를 붙인 말도 안 되는 높은 온도가 발생하면서 빅뱅이 시작될 수 있단 말인가?
어떻게 만 분의 1초 사이에 우주를 이룰 물질이 출발한단 말인가?
어떻게 단 1초 사이에 입자와 반입자들이 갈라지면서 물질이 생성된단 말인가?
어떻게 그 짧은 시간에, 그 작은 공간 속에서 우주가 탄생할 수 잇단 말인가?
끝도 없는 광활한 우주공간을 채운 1,000억 개의 은하들이 그런 식으로 생겨난단 말인가?

어떻게 쿼크와 소립자들이, 양자와 중성자, 전자들이, 광속으로 도는 전자들이 그렇게 일사분란하게 똑같이 무한한 양으로 만들어질 수 있단 말인가?
어떻게 원자번호만 다를 뿐 똑같은 구조로 생긴 원자들, 그 똑같이 생긴 물질들이 그렇게 엄청나게 우주를 이룰 수 있도록 생겨난단 말인가?
입자니, 반입자니, 물질, 반물질, 암흑에너지, 암흑물질...... 하고 떠들지만 그 근원이 도대체 무엇이며 그 재료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어떻게 인력(중력), 전기력, 양력, 강력 같은 힘들이 생겨났으며, 어떻게 우주 어니에나 똑같이 작용한단 말인가?
우주를 이루는 모든 물질이나 물리학법칙들이 어떻게 우주공간 어디에나 같을 수 있단 말인가?
대통일이론이라는 것.......
그것은 창조주가 한 분이라는 뜻이 아닌가?  

빅뱅이론은 가장 폭넓은 지지를 받는 우주생성이론이다. 대부분의 우주물리학자들은 분명히 그렇게 우주가 탄생하였을 것이라고 말한다. 모든 관측과 이론과 계산의 결과가 그렇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빅뱅의 근원이 무엇이었는가, 원인이 무엇이었는지, 어떻게 우주만유의 출발이 된 모든 힘이 애초에 그 한 점에 모여 있을 수 있었느냐, 그 빅뱅을 일으키게 된 촉발점이 무엇이었느냐 같은 수많은 질문에 대하여는 입을 다물어버린다.

과학자들은 시간과 공간이 모든 존재를 존재하게 하는 바탕임을 인정한다. 시간과 공간이 없다면 물질도 있을 수 없고 존재도 있을 수 없다. 그리고 우주물리학자들은 빅뱅으로부터 시간과 공간이 시작되었다고 말한다.

앞서 이 대장쟁이가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의 “공간의 휨”을 인용하여 빅뱅에 공간을 도입하자 인력(중력)의 불가사의한 원인이 설명되었다는 것을 여러분은 기억하실 것이다.

우주물리학자들의 이론과 계산방정식으로도 시간과 공간이 빅뱅과 동시에 시작되었다는 것은 명확하다. 그리고 만일 시간과 공간이 빅뱅과 동시에 시작되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빅뱅을 일으키기 전에 빅뱅의 그 한 점에 우주만유를 시작하게 한 모든 에너지가 압축되어 있을 수 있는 어떠한 이론도 성립할 수 없다.

우주물리학으로 해결되지 않는 의문점, 빅뱅의 근원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은 창조론을 도입하지 않고서는 해결될 수가 없다. 그러나 과학이 창조를 인정하는 순간 과학은 신학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과학을 위하여 이 문제를 덮어둘 수밖에 없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렇다면 과학은 영원히 거짓과 동행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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