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상 2:3 "교만한 자들아, 너무 잘난 체하지 말아라. 교만한 자들아, 너무 우쭐대지 말아라. 여호와는 모든 것을 다 아시는 하나님이시다. 그가 너희 행위를 판단하시리라.

작년 여름부터 목덜미와 오른 쪽 어깨가 뻐근하고 저려서 병원 치료를 몇 차례 받았읍니다. 집에서 부황을 뜨기도 하고 사혈요법을 시도하면서 그저 오십견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적절히 치료받을 환경이 안되고 경제적인 여력도 안되니 그저 쉬면 좋아지려니 했던 것이 점점 더 악화가 되고 겨울부터 오른 쪽 팔이 저리고 당기는 것입니다. 여러 이유로 안산으로 사역지를 옮기고 교회에 적응하느라 차일 피일 미루어오던 중 통증이 점점 더 심해져서 밤잠을 이루지 못하는 상황까지 왔습니다. 

전에 사역하던 기도원에서 작년 봄 곡물 창고를 지었습니다. 봉사자가 적고 인원이 모자라서 혼자서 골조를 세우고 용접하는 일을 하면서 누군가가 잡아주어야 하는 일 임에도 어쩔 수 없이 혼자 사다리에서 파이프를 붙들고 처다보며 작업을 하는 것이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때 목이 상당히 아프고 견딜 수없도록 아파서 사실 불안했습니다. 그 때 바로 안정을 취하고 치료를 받았어야 함에도 계속 진행하고 그 일을 마무리 하였습니다. 그후 또 한번 정자를 짓게 되고 그 일도 도중에 인원이 없어서 혼자서 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사실 그때는 이미 상태가 많이 안좋을 때였습니다. 집사람은 제발 이번 일만 끝내고 다시는 일을 하지 않토록 해 달라고 기도를 하였으니까요.(그 기도의 응답으로 지금의 사역지로 옮기게 되었는 것 같습니다^^)

.집사람과 이 문제로 의견차이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약간의 다툼이 있었습니다. 저는 병원에 가서 검사를 해야겠다 라고 하고 집사람은 지금은 상황이 어려우니 기도하며 기다려보자는 얘기였죠. 때론 이런 종류의 일들은 서로의 마음을 다치게하는 이유가 될 수 있습니다. 당사자인 저는 나름 기도하며 참아왔던 일이고 너무 고통스러우니 의사의 정확한 진단을 받고자 하는 것이었고 아내는 기도 하면 하나님이 고쳐주시지 않겠느냐는 것입니다. 집사람은 지금의 재정 상태로는 병원에 가는 것 조차 감당이 안되니까 염려하는 것이고 저는 지금까지 지키시고 도우신 주님께 믿음으로 맡기고 검사를 받아보자는 것이었습니다.

당사자가 아니면 사실 얼마나 아픈지 상태가 어느정도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목사가 아닙니까? 기도하며 하나님께 매달리지 않느냐 라는 투의 말은 곧 당사자에게는 자칫 믿음 없는 자로 책망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저로써는 이 일로 인해 얼마나 간절히 낫기를 기도했겠습니까? 이런 저를 이해하지 못하고 병원비 때문에 적극적으로 동의하지 않는 것에 화가 났습니다. 이런 애기로 인해 서로 마음이 상해 있었습니다.

가끔씩 찾아오셔서 대화와 기도를 통해 늘 저를 세워주시는 멘토 목사님 한분이 다녀가셨습니다. 꼭 필요할 때 찾아와 주셔서 영적으로 성장하고 주님의 교회로 성장할 수 있도록 섬겨주시는 주님(?) 같은 분이십니다. 목사님과 대화중에 목 아픈 것 에 대해 집사람과의 의견 차이가 있었으므로 그 부분에 대해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목사님께서는 저희 얘기를 들으시고나서 이런 조언을 해 주셨습니다. 우선 이런 고통이 오게된 상황을 하나님께 먼저 낱낱이 말씀드리고 나서 왜 이 고통이 내게 임하게 되었는지 그 이유를 하나님께 물으라는 것이었습니다.

모든 사건 뒤에는 그 사건이 있게 된 원인이 있으며 그 결과로 지금의 이런 일이 있게 된 것이라는 것이지요. 그 '인과 관계'를 먼저 찾으라는 것입니다. 무엇이 문제인지 어디서 잘못 되었는지 영적인 문제를 반드시 찾으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나서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 지 주님께 묻는 기도를 하라는 말씀이셨습니다. 주님께서 고쳐주시든지 아니면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를 말입니다.

사실 문제에는 반드시 답이 있습니다. 결과에는 반드시 원인이 있습니다. 우리의 삶가운데 우연이라는 것은 없습니다. 모든 것이 다 '필연'이지요. 저절로 된 일은 없다는 이야깁니다. 원인만 찾으면 의외로 답은 쉽게 찾아지는 것이지요.

그날 저녁부터 더욱 간절히 기도하였습니다. 왜 이일이 내게 닥쳤는지를 생각했습니다. 성령님께 도움을 요청하며 말씀으로 조명해달라고 기도하였습니다. 반드시 원인을 찾아내야 했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저의 영혼 깊은 곳, 양심은 그 답을 알고 있었습니다.

목사님과의 대화 가운데 제 마음에 찔림으로 다가오는 것이 있었습니다. 드러내고 싶지 않은, 인정하고 싶지 않은, 아니기를 바라는 미묘한 불안함과 불쾌한, 나의 속사람, 나의 자아가 거부하는 양심 깊은 곳으로부터의 찔림이 말입니다.

그날 밤 주님은 저의 잘못이 무엇인지, 왜 목 디스크가 걸렸는지를 알게 하셨습니다. 그것은 저의 영적인 교만 때문이었습니다. 저의 교만함은 사실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저는 교만함으로 똘똘 뭉친 사람이었습니다. 주님께서 지혜를 주시고 남다른 은혜도 주셨습니다. 분별의 은사도 주셨습니다. 이 것은 주님의 절대적인 은혜로 말미암은 것이며 이런 은혜는 성도들과 주의 종들을 이해하고 사랑하며 더 겸손히 섬기라고 주신 선물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저는 사역자들과 수많은 목사님들과 설교와 사역들을 속으로 평가하고 판단하였습니다.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지만 은연중에 판단하고 무시하고.... 성도들을 보면서 저사람은 왜 저럴까 무엇이 잘못되었고 저사람은 무엇이 문제고 라며 수 없이 판단하였습니다. 한국교회가 무엇이 문제고 어떤 교회는 무엇이 잘못되고 어느 목사님의 설교는 무엇이 문제고 등등등...

정말 말 할 수 없이 그리고 끊임없이 판단하여 왔습니다. 누군가 나를 위해 충고하거나 성령님의 감동으로 나에게 바른 말을 할 때면 겉으로는 안그래도 속으로는 그를 미워하고 오히려 판단하고 무시하기도 했습니다. 오히려 교만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나를 위해 기도하신 분들, 끝까지 나를 섬겨주신 주의 종들, 가족들과 성도들과 동역자 목사님들... 나로 인해 상처 받았을 수 많은 분들...(정말 죄송합니다. 부디 저를 용서해 주시길 바랍니다.)

강단에서 설교 말씀을 통해 날린 수 많은 칼날들... 수술하고 고치라고 주신 말씀이 오히려 흉기가 되어 얼마나 많은 영혼들을 죽이고 아프게 했는지...말씀의 성령의 검이 아닌 독검으로 마냥 휘둘러 댔던 나자신이 얼마나 끔찍한지...

너무나도 부끄럽고 죄송하고 땅바닥을 파고 들어가고 싶을 많큼 수치스러움에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그날 밤 주님께 회개하며 눈물로 용서를 빌고 또 빌었습니다.

저는 신학교 다닐 때부터 매일 기도할 때마다 빼먹지 않고 간구한 기도 제목이 있었습니다. 그중 하나는 말씀의 지혜를 달라고 기도하는 것과 교만하지 않게 해달라는 것이 저의 유일한 기도제목이었습니다. 그리고 현재도 그 기도제목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주님 저의 교만한 목을 꺾어 주시고 거만한 눈을 감겨 주옵소서."

습관처럼 꼭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교만의 죄 때문에 타락하게되는 것을 보아왔고 성경속에서도 그 것이 가장 큰 죄임을 깨달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저 또한 얼마던지 교만할 수 있는 소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기도를 안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제가 바로 그 흉악한 죄인 교만한 자였습니다. 내가 바로 사단이었고 죄인 중의 괴수 였습니다.

모두가 주님의 생명을 소유한, 주님이 함께 계시는 주님의 사자들이었습니다. 그런 분들을, 주님을, 내가 판단하고 주님을 내가 정죄하고, 주님의 말씀을 내가 경멸히 여기고 주님을 무시했으며 주님을 미워한 것입니다. 모두들 나를 온전히 세우고자 희생하고 섬겨 주신 주님들이셨습니다. 그러나 나는 교만으로 눈이 어두워져서 그 주님을 보지 못하였고 주님의 음성을 듣지 못하고 주님의 섬겨주심을 깨닫지 못하였던 것입니다.

주님은 그런 나를 깨닫고 돌아서게 하시기 위하여 내 목을 치셨습니다. 인과 응보, 그것은 하나님의 절대 불변의 통치 질서입니다.

제가 그동안 기도했던 대로 교만함의 댓가는 목이 꺽이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분은 지나친 생각이 아니냐고 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닙니다. 절대 아닙니다. 저는 정말 알고 있습니다. 저의 겉사람은 아니라고 항변하고 싶어하지만, 아니 아니길 바라지만 제 양심은 맞다고 소리칩니다. 자신 스스로를 저는 잘 알지 않습니까? 어찌 살아계신 하나님 앞에서 부인 할 수 있단 말입니까?

그리고 며칠 전 척추 디스크 전문병원에 가서 MRI촬영과 정밀 검사를 했습니다. 경추 4-5번 목디스크 판정이 났습니다. 위 아래 디스크도 밀려있는 상태였고 목뼈가 디스크를 밀어내어 우측신경이 까맣게 눌려있고 상태가 심해서 약물이나 주사 그리고 물리치료 로는 안되고 반드시 수술적 치료와 인공디스크를 넣어주는 시술을 해야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수술자체가 어렵거나 한 것이 문제가 아니고 비용이 매우 비싸다는 것이 문제인 것입니다. 이런 기구는 의료보험이 안되기에 수술 비용만 해도 800만원 정도 한다는 것이지요. 인공디스크 보다 저렴한 수술도 있지만 약간의 장애는 있다고 하면서 당장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것이지요. 의사선생님을 만나 설명을 듣고 참담한 심정으로 돌아왔습니다. 당장 수술하지 않으면 오른 쪽 팔을 쓰지 못할 수도 있다는 말이었습니다.

돌아와서 가족과 담임 목사님과 상의를 했습니다. 보험 들어놓은 것도 없고 보험 들 형편도 안되고 들었어도 깼을 테니까요. 대출을 받을 수도 없고(부끄럽지만 신용불량이라) 아내 앞으로 카드 대출을 받아야 할까 별 생각을 다 하지만 가난한 목사가 무슨 방법으로 많은 병원비를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주님께 맡기고 기도하는 수 밖에요. 사실 주님이 유일한 도움이시며 보호자시니까요.

무슨 일을 만나던지 감사하고 기뻐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요. 아내에게 하나님을 믿는다면 감사해야한다고 계속 독려하였습니다. 담임목사님이 여기저기 알아보시고 나서 친구 목사님이 인천 부평의 세림병원 원목 목사님과 잘아시는데 그 병원에서 어렵고 힘든 분들의 치료를 돕는 프로그램이 있다며 그 병원 원목 목사님과 통화를 하시고 나서 진단서와 MRI자료를 보내달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서류심사를 마치고 병원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수술 비용의 아주 일 부분만 감당하고 치료받을 수 있게 되었다고 말입니다. 얼마나 감사한지요. 이렇게 돕는 손길이 있음에 감사하고, 무엇보다 저의 영적 교만을 이 일로 깨닫게 되고 회개할 수 있게된 것이 무엇보다도 감사하며 더 큰 하나님의 은혜를 깨닫게하시니 정말 감사하지요.

이제는 차료를 잘 받을 수 있게 되길 기도합니다. 훌륭한 의사선생님을 만나도록, 수술이 잘 되도록, 모든 손길에 주님께서 역사해 주실 것을 간절히 기도합니다. 무엇보다도 목 디스크의 치료뿐 아니라  교만으로 더럽혀지고 죄악으로 물들어져 있는 나의 마음, 비뚤어져 있는 심령이 치료 받아 정결케 되고 바로 세워지기를 기도합니다.  부족한 저를 위해 중보기도 부탁드립니다. 염치가 없지만 기도외에는 붙잡을 것이 없음을 잘 알기에 부탁을 드립니다. 주 안에서 사랑하는 형제 자매여러분의 기도가 제겐 가장 큰 힘이 됩니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시 94:2) 세계를 심판하시는 주여 일어나사 교만한 자들에게 마땅한 벌을 주소서)

출처: USA 아멘넷 독자공간게시판/ 김은태 목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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